[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오늘 프로기사 신민준 9단이 LG배 결승3번기 최종국에서 중국 순위 1위인 커제 9단에게 승리하여 세계대회 첫 우승을 달성했다는 소식입니다. 그동안 세계 으뜸 기사라는 커제 9단에 열세였던 신민준 9단의 쾌거여서 바둑애호가들은 기뻐했습니다. 바둑은 오랜 옛날부터 우리 겨레가 즐겼던 놀이의 하나로 한ㆍ중ㆍ일 세 나라가 모두 좋아합니다. 바둑은 선인(仙人)들이 바둑 두는 것을 구경하던 나무꾼이 도끼자루 썩는 줄도 모를 정도로 세월이 지나 있었다는 이야기에서 유래한 난가(爛柯)라는 말도 있다고 하지요. 또 말이 통하지 않는 사람끼리라도 바둑을 두면 마음이 통한다는 뜻으로 수담(手談)이라고도 부릅니다.
그래서 바둑판을 아끼는 이들도 많았고, 대단히 아름다운 바둑판도 전해져 옵니다. 특히 백제 마지막 임금인 의자왕이 일본에 선물한 바둑판이라고 알려진 “목화자단기국(木畵紫檀碁局)”은 그 화려함이 대단하지요. 목화자단기국은 일본 왕실의 보물을 보관하는 곳인 나라 정창원에 보관 중인데 상아로 새겨진 옆면의 그림이 너무도 아름다워 일본 왕실 보물이자 으뜸 예술품으로 꼽힙니다.

그밖에 일본 도쿄 국립박물관에 소장된 용과 호랑이 무늬 바둑판 용호문나전기반(龍虎文螺鈿碁盤)도 그 우아한 자태를 뽐냅니다. 또 재일동포 정조문 선생이 운영하는 교토의 고려미술관에도 아름다운 바둑판이 있습니다. 바로 나전장생문기반(螺鈿長生文碁盤)이 그것인데 바둑판에 십장생무늬를 새겨 넣었습니다. 특히 이 바둑판은 16개 돌을 미리 놓고 두는 한국 고유의 바둑인 순장바둑판으로 요즘의 바둑판(45㎝×42㎝)과는 달리 45㎝×45㎝로 정사각형입니다. 그리고 이 바둑판은 바둑돌을 놓을 때마다 맑고 경쾌한 소리가 난다니 가히 예술작품이라고 보아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