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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김명국의 <달마도>에서 배워야 할 것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4555]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국립중앙박물관에는 조선 중기의 화원 김명국(金明國)의 〈달마도〉가 있습니다. ‘달마도’란 중국에서 6세기 무렵 활동한 선종의 초대 조사 달마대사를 그린 선종화입니다. 달마대사는 인도 남쪽 지방 출신답게 눈이 움푹 들어가고 코가 갈고리처럼 생겼으며, 눈썹은 매우 짙고 수염도 수북하게 많습니다. 귀에 커다란 귀걸이를 하고, 머리에는 두건을 쓰고 있다는 특징도 있는데 무엇을 꿰뚫어 보려는 듯 커다란 눈으로 매섭게 바라봅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어딘가 우스꽝스러우면서도 친근한 느낌이 듭니다.

 

 

김명국은 통신사를 따라 일본에 두 번이나 다녀왔습니다. '김명국을 꼭 다시 보내 달라'고 부탁할 정도로 그는 일본에서 큰 인기가 있었습니다. 당시 일본에서는 선종이 널리 퍼져 있어서 김명국이 그린 달마도를 가지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았는데 그가 일본에 갔을 때 밥 먹을 시간조차 없을 정도로 그림 요청을 많이 받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김명국은 이 달마도를 얼마나 빨리 그렸는지 붓질을 몇 번 했는지 그림에서 세어 볼 수 있을 정도지요. 김명국은 그림처럼 성격도 매우 호탕하고 거침이 없었으며, 술을 무척 좋아했는데 호를 취옹(酔翁)이라고 붙였을 정도입니다.

 

그런데 옛 화가들이 달마대사를 그릴 때는 꼼꼼하게 그리는 것이 아니라 먹을 듬뿍 찍어 '휙' 하고 재빨리 그렸습니다. 그렇게 그림으로써 그림에 강한 힘을 느끼게 함은 물론 '일체의 허식을 버리라'고 한 달마대사의 정신을 그림에 드러내려 한 것은 아닌지 모릅니다. 최근 블로그에서 보면 달마도의 신비로움을 강조하려는 글이 많은데 달마도에서 어떤 신비로운 효능을 얻으려 하기보다는 그저 그림을 보면서 허식을 버리려고 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