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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일독립운동

단 한분 남은 생존여성독립운동가, 퇴원 후 갈 집은?

SK하이닉스, 여성독립운동가를 외면하지 말아야

[우리문화신문= 이윤옥 기자]  생존 여성애국지사 두 분(민영주, 오희옥 지사) 가운데 한 분인 민영주 (1923.08.15.~2021.04.30.) 지사께서 지난 4월 30일(금) 향년 97살로 우리 곁을 떠나셨다. 이제 남은 유일한 생존 여성독립운동가는 오희옥 지사(95살)다. 어제(5일) 오희옥 지사께서 입원 중인 서울중앙보훈병원에 병문안을 다녀왔다.

 

여전히 코로나19로 지난해부터 병실 면회가 금지되어 병원 로비의 지정된 구역에서만 환자 면회를 할 수 있다. 요 며칠 날씨가 따뜻하더니만 어제 내린 봄비 영향으로 오늘은 제법 쌀쌀하여 휠체어를 타고 로비로 나오신 오희옥 지사는 환자복 위로 두꺼운 스카프를 두어 겹 두르고 나오셨는데 로비에 와서 기다리던 기자를 얼른 알아보고 손을 흔드신다.

 

마스크를 쓴 얼굴이지만 환한 표정이 느껴져 무척 반가웠다. 워낙 꽃을 좋아하시기도 하지만 낼모레가 어버이날이라서 붉은 카네이션 꽃바구니를 선물하니 더없이 좋아하신다. 병원에 입원하시기 전만 해도 집 뜰에 피어난 꽃을 보며 편안한 일상을 보내셨는데 벌써 3년째 병원 생활을 하시니 그 갑갑함이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오희옥 지사께서는 “용인 집 꽃은 피었니?”라고 필담을 건네신다. 컨디션이 좋을 때는 종종 펜을 들어 먹고 싶은 것이라든지, 집에 가고 싶다든지 하는 소소한 감정을 써 보여주시는 오희옥 지사는 3.1절이나 광복절, 새해를 맞이할 때면 “힘내라 대한민국”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와 같은 인사말도 잊지 않는다.

 

오희옥 지사께서 지금과 같은 상태라면 퇴원하셔서 ‘편안한 내집’에서 지내셔도 좋으련만 아직 코로나19가 끝나지 않은 상태라 물리치료를 열심히 받으시면서 퇴원하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계신다. 그러나 걱정이 생겼다. 오희옥 지사가 퇴원해서 돌아갈 집이 얼마 안 있어 헐려야 할 지경에 놓인 것이다.

 

 

사연인즉, 해주 오씨 집성촌에 있는 오희옥 지사 집이 SK하이닉스반도체 공장이 들어설 예정이라 헐릴 위기에 놓였기 때문이다. 이 일대는 할아버지인 의병장 오인수를 비롯해 오희옥 지사의 아버지 오광선 장군, 어머니 정현숙, 언니인 오희영 신송식 부부, 오희옥 지사를 배출한 3대 독립운동 명문가의 생가터가 있는 곳이다.

 

특히 오희옥 지사 집은 3년 전(2018년 3월), 해주오씨 종친회에서 땅을 제공하고 용인시에서 주택(재능기부)을 아담하게 지어 여생을 편안하게 지내실 수 있도록 ‘독립유공자의 집’으로 세운 것인데 준공 뒤 바로 병원에 입원하시는 바람에 살아보지도 못하고 SK하이닉스반도체 클러스터 단지(용인시 원삼면 일대 416만㎡(126만평) 규모 예정)가 들어서게 되어 집이 헐릴 위기를 맞은 것이다.

 

“어머니(오희옥 지사)께서 병세가 호전 되고 코로나19가 어느 정도 진정되면 집으로 가셔야하는데 SK하이닉스반도체 공장 예정지로 선정되어 있어 그 일정과 어머니 퇴원 시점이 같게 되면 집이 헐릴 소지가 커서 돌아갈 집이 없어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큽니다. 후손들의 바람은 딱 한가지입니다. 언제든지 어머니를 편안하게 집으로 모실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어머니 집의 소실(消失) 여부 관련하여 2020년 1월과 2021년 3월에 각각 ‘해주오씨 독립운동가 3대 가문’을 대표하여 후손인 제가 SK하이닉스와 SK그룹에 쪽에 편지를 보냈습니다만 아직 답이 없습니다.”

 

오희옥 지사의 아드님은 한숨을 쉬었다. 이러한 이야기는 기자가 지난 1월 말에 오희옥 지사를 찾아뵈었을 때 들었던 이야기지만 SK하이닉스측에서는 이에 대해 아무런 반응이 없다는 것이다. 어머니가 퇴원하면 들어갈 집이 헐리게 되는지, 된다면 어떠한 대책을 세워야 하는지 후손으로서는 이만저만한 걱정이 아닌 것이다.

 

 

오희옥 지사는 한국광복진선청년공작대(韓國光復陣線靑年工作隊)를 거쳐 1941년 1월 1일 광복군 제5지대에서 활동했던 강인한 여성독립운동가로 병원에 입원하기 전까지 노구의 몸을 이끌고 독립운동의 역사 증언과 활동을 끊임없이 해왔으며 여성독립운동가의 재조명 및 각종 여성의날 기념식 등에 참여하여 여성의 권익과 지위 향상에 힘써온 유일한 생존 여성독립운동가다.

 

이 시대의 마지막 생존 여성독립운동가께서 퇴원하여 돌아가야 할 집이 대규모 공장 설립으로 헐릴 위기에 놓여 있어 후손들이 노심초사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속이 상하다.

 

“용인 집의 꽃이 피었느냐?” 라며 집으로 돌아갈 날을 손꼽아 기다리시는 오희옥 지사! SK하이닉스는 하루속히 후손들을 정중히 모셔서 그들이 불안해하는 점은 무엇인지 경청하고 후손들과 함께 단 한 분의 생존 여성독립운동가의 여생을 불안감 없이 지내실 수 있도록 조처해주었으면 한다. 아울러 이 문제에 대해 국가와 사회도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생존 여성독립운동가 오희옥 지사는 누구인가?】

오희옥 지사는 할아버지대(代)부터 ‘3대가 독립운동을 한 일가’에서 태어나 1939년 4월 중국 유주에서 결성된 한국광복진선청년공작대(韓國光復陣線靑年工作隊), 1941년 1월 1일 광복군 제5지대(第5支隊)에서 광복군으로 활약했으며 1944년에는 한국독립당(韓國獨立黨)의 당원으로 활동하였다. (1990년 건국훈장 애국장) 오희옥 지사 집안은 명포수 출신인 할아버지 오인수 의병장(1867~1935), 중국 서로군정서에서 활약한 아버지 오광선 장군(1896~1967), 만주에서 독립군을 도우며 비밀 연락 임무 맡았던 어머니 정현숙 (1900~1992) , 광복군 출신 언니 오희영(1924~1969)과 한국광복군 총사령부 참령(參領)을 지낸 형부 신송식(1914~1973)등 온 가족이 독립운동에 투신했다. 현재는 서울중앙보훈병원에 입원 중이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