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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늙은 소나무, 하늘로 솟아오를 듯하네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4645]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階前偃蓋一孤松(계전언개일고송)  계단 앞에 누운 듯 서 있는 한 그루의 외로운 소나무

枝幹多年老作龍(지간다년로작룡)  가지와 줄기는 여러 해 지난 늙은 용의 모습이네

歲暮風高揩病目(세모풍고개병목)  해 저물고 바람 높을 제 병든 눈을 비비고 보니

擬看千丈上靑空(의간천장상청공)  마치 천 길의 푸른 하늘로 솟아오를 듯하네

 

이는 조선 전기의 문신이자 서화가ㆍ시인인 강희안(姜希顔)의 <사우정영송(四友亭詠松)>이란 한시입니다. 사우정에 올라 소나무를 보고 노래한 영물시(詠物詩, 자연과 현실 속에서 구체적인 사물을 대상으로 하여 정확하고 세밀하게 묘사한 시)로, 노송(老松)의 위용(偉容)을 눈앞에서 보는 듯 생동감 있게 잘 묘사했지요.

 

 

사우정 앞에 한 그루의 소나무가 있는데, 마치 누워 있는 듯 비스듬히 가지와 줄기를 드리우고 있는데 마치 늙은 용이 승천하기 위해 꿈틀거리는 듯합니다. 해는 저물고 센 바람이 부는 날 가물가물한 눈을 비비고서 노송(老松)을 바라보니, 천 길이나 되는 푸른 하늘로 솟아오를 것 같은 느낌을 줍니다. 조선 후기 문신 홍만종(洪萬宗)은 《소화시평(小華詩評)》에서 이 시에 대해 “격조가 가장 높다.”라는 평을 남기고 있습니다.

 

강희안은 세종 때 문신 강희맹의 형이며, 1443년 정인지(鄭麟趾) 등과 함께 세종이 지은 정음(正音) 28자에 대한 해석을 상세하게 덧붙인 인물입니다. 1445년에는 최항 등과 <용비어천가(龍飛御天歌)>의 주석을 붙였으며, 최항ㆍ성삼문(成三問)· 등과 《동국정운(東國正韻)》을 완성하였습니다. 저서로는 원예에 관한 전문서적인 《양화소록 養花小錄》이 있으며, 그림으로는 〈고사관수도〉ㆍ〈산수인물도〉 등이 전합니다. 시와 글씨, 그림에 모두 뛰어나 ‘삼절(三絶)’이라 불렸으며, 특히 전서(篆書)ㆍ예서(隷書)에도 독보적인 경지를 이루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