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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오늘은 대서, 더위로 염소뿔 녹는다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4647]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지상엔 온통 더위 천지

광한전(달나라에 있다는 궁전) 월궁으로 달아날 재주 없으니

설악산 폭포 생각나고 풍혈 있는 빙산이 그리워라”

 

이는 조선 전기 문신 서거정이 시문을 모아 펴낸 《동문선(東文選)》이란 책에 나오는 시입니다. 온통 더위 천지에 설악산 폭포와 풍혈(늘 시원한 바람이 불어 나오는 바위틈)이 있는 빙산이 그립다고 노래합니다. 이제 무더위가 절정에 올라 어제는 중복(中伏)이었고, 오늘은 24절기의 열두째 대서(大暑)입니다. 이때는 무더위가 가장 심해서 "더위로 염소뿔이 녹는다"라는 속담이 있을 정도지요.

 

 

그런데 조선시대 선비들은 한여름 지금보다 훨씬 더 무더위와 힘겹게 싸웠습니다. 함부로 의관을 벗어던질 수 없는 법도가 있었으니 겨우 냇가에 발을 담그는 탁족(濯足)을 할 뿐이었습니다. 그러나 선비들은 그것에 만족하지 않고 오히려 더욱 적극적으로 더위를 멀리할 방법을 찾았습니다. 가장 보편적인 것은 대자리 위에서 솔바람 소리를 들으며, 책을 읽는 것입니다. 심지어 남명 조식 같은 사람은 제자들을 데리고 지리산에 올랐고, 추사 김정희는 한여름 북한산에 올라 북한산수순비 탁본을 해올 정도였습니다. 어쩌면 남명과 추사는 9세기 동산양개 선사가 말씀하신 것처럼 스스로 더위가 되고자 한 것은 아닌지 모릅니다.

 

흔히 이열치열로 먹는 먹거리로는 전설의 동물인 용 대신 잉어(혹은 자라)와 봉황 대신 오골계로 끓인 “용봉탕”, 검정깨로 만든 깻국 탕인 “임자수탕” 그리고 보신탕, 삼계탕, 추어탕 등을 예로부터 보양식으로 즐겨 먹었습니다. 그러잖아도 더운데 땀을 줄줄 흘리며 뜨거운 음식을 먹는 것은 여름철 체온이 올라가는 것을 막으려고 피부 근처에 쏠리는 많은 양의 피로 인해 몸 안의 위장 등 여러 장기에 피가 부족해지는 것을 막으려는 것이지요. 몸 안 온도가 떨어지면 식욕이 떨어지는 등 이른바 더위를 타게 됩니다. 따라서 덥다고 차가운 음식만 먹을 게 아니라 몸 안의 장기를 보호해주는 더운 음식으로 몸 안의 균형을 잡게 해주는 게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