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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러운 추위를 참고 견뎌 핀 노루귀

자세히 보고 오래 보면 사랑스러워지는 사람들
[정운복의 아침시평 104]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춘천 강촌의 등선폭포를 거쳐 삼악산으로 오르는 길

산행을 시작하여 10여 분을 올라가 몸이 풀리기 시작할 지점에

양지바른 비탈에 앙증맞게 피어난 꽃이 있습니다.

 

 

노루귀가 그것인데요.

노루귀는 여러해살이로 해마다 같은 장소에서 꽃을 피워 올리는

잎보다 꽃이 먼저 피는 양지 식물입니다.

연보랏빛 여섯 개의 꽃잎이 앙증맞게 모여있는 모습이

여간 이쁜 게 아닙니다.

노루귀라는 이름은 꽃대에 털이 송송 나 있어 노루귀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강원도에서 봄에 가장 빨리 피는 꽃으로

노루귀, 얼음새꽃, 생강나무를 꼽을 수 있는데

그중에도 으뜸이 노루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꽃말이 "인내"라고 하니 겨우내 서러운 추위를 참고 견뎌

아주 이른 봄에 꽃대를 피워올려 우주를 열고 있는 모습이

인내를 닮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봄은 아주 작은 꽃송이로부터 옵니다.

봄에 피는 들꽃은 작고 소박하여 원색보다는 눈에 잘 띄지 않는

흰색이나 보라색 계열이 많습니다.

크고 화려함보다는 작지만 은은한 향기를 가진 것도 특징이지요.

 

봄은 "보다"라는 동사의 명사형입니다.

봄이 오면 그만큼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늘어난다는 의미겠지요.

아지랑이 넘실대는 대지로 나가

막 기지개 켜는 계절의 흐드러진 자태를 보는 것도 좋습니다.

 

시인 나태주는

"자세히 보아야 예쁘고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라고 노래했습니다.

풀꽃만 그러할까요?

우리네 주변에 있는 사람들도

들꽃처럼 자세히 보고 오래 보면 사랑스러워지겠지요.

봄이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