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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복의 아침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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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는 날아갈 때 뒤를 돌아보지 않는다

과거를 뒤로하고 미래를 향해 날 수 있어야 [정운복의 아침시평 230]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강원도에는 접경지역이 많습니다. 화천이나 철원의 북한이 바라다보이는 전망대에 서면 갈 수 없는 땅이 눈 앞에 펼쳐집니다. 애처로운 70년이 앞에 있는 것이지요. 그런데 보잘것없는 크기인 새는 국경을 자유로이 날아다닙니다. 그 새들이 참으로 부럽기도 하지요. 푸른 하늘을 나는 새들을 보면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넓은 세상을 마음껏 누비며, 아무런 걱정 없이 하늘을 나는 모습은 인간에게 영원한 꿈이죠. 그런데 새들이 날아갈 때 흥미로운 사실이 있습니다. 바로 뒤를 돌아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새들은 항상 앞만 보고 날아갑니다. 과거에 머물러 있거나, 지나간 일을 후회하는 듯한 모습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이는 우리에게 중요한 삶의 교훈을 남깁니다.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는 뜻이죠. 인간은 누구나 과거의 경험이 있습니다. 그중에는 기쁜 추억도 있겠지만, 슬프거나 아픈 기억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과거에 사로잡혀 계속 뒤돌아본다면, 앞으로 나아갈 수 없습니다. 새처럼 과거는 뒤로 하고, 미래를 향해 날아가야 합니다. 물론 과거를 완전히 잊으면 안 되겠지요. 과거의 경험은 우리에게 소중한 교훈을 주니까요.

벌레 먹은 곳에 생긴 단단한 옹이

끊임없이 도전할 때 더 나은 삶을 만들 수 있다 [정운복의 아침시평 229]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낙타는 혹을 지고 사막을 건너고 물은 끊임없이 돌아 돌아 험준한 산맥을 넘습니다. 내가 가진 것이 힘들고 어렵더라도 마다해서는 안 되는 것이고 내 능력 밖인 것에 함몰되어서도 안 되는 것입니다. 제가 살아오면서 가장 독특한 지형을 본 것은 양구 해안이라는 지역이었습니다. 을지 전망대에 올라 내려다본 해안은 대표적인 분지로 화채 그릇 모양을 하고 있었거든요. 해안에는 중심부를 통과하는 개울이 있습니다. 빙 둘러 산이 있는데 물이 어디로 흘러 나갈까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개울은 흘러 흘러 돌고 돌아 인제 쪽으로 흐르는 것이 적잖이 신기하였습니다. 낙타는 혹에 저장된 에너지에 의지하여 거친 사막을 건너고 물은 쉼 없이 흘러 산을 넘는 것처럼 환경이 아무리 어렵더라도 마음을 굳게 갖고 목표를 향해 나가야 합니다. 가끔 환경이 우리에게 두려움을 선물하기도 하지요. 또한 그것을 핑계 삼아 포기라는 달콤한 좌절을 꼬드기기도 합니다. 하지만 낙타의 혹과 산을 넘는 물처럼 끊임없이 도전할 때 진정한 성장을 이루고 더 나은 삶을 만들어 갈 수 있습니다. 인간은 태초로부터 좌절과 함께 살아왔습니다. 나약한 인간은 자연재해, 질병, 온갖 포식자의

행복의 나라, 부탄

움켜쥠과 바라봄의 삶이 아니라 더불어 누림의 삶이 행복 [정운복의 아침시평 228]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지구상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를 꼽으라면 부탄을 꼽습니다. 우린 부탄 하면 불에 타는 가스를 생각할지 모르지만, 히말라야 동부에 있는 내륙국 부탄도 있습니다. 면적은 우리나라의 1/5 정도이고 인구는 78만 명밖에 되지 않는 작은 나라지요. 부탄은 경제지수로 세상을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국민총행복지수를 우선시하며 세상을 살아갑니다. 곧 경제적 성장보다는 국민의 행복을 우선시하는 나라라고 할 수 있지요. 그 나라는 첫눈이 내리는 날을 공휴일로 삼습니다. 온 마을이 잔치 분위기가 되는 동화 같은 나라지요. 그 나라는 '사랑해'라는 말이 없습니다. 대신에 '당신과 함께 할 수 있어 내 마음이 빛납니다.'라는 표현을 쓰지요. 그렇게 국민의 행복 증진에 힘을 쓰는 나라지만, 그 나라에서는 행복에 순위를 매기지 않습니다. 행복을 내세우지도, 그렇다고 불행을 내세우지도 않습니다. 부탄은 아름다운 자연환경으로 유명합니다. 히말라야산맥에 자리 잡고 있어 높은 산과 울창한 숲이 많습니다. 또한, 다양한 동식물이 살아 부탄 정부는 자연환경 보호에 힘쓰고 있지요. 자연 속에서 행복을 누리는 것은 장자의 ‘무위자연’을 닮았습니다. 우린 어떻게 하면

세상에 공짜는 없다

공의휴가 좋아하는 생선 선물을 받지 않은 까닭 [정운복의 아침시평 227]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내가 하는 부탁이 남이 보면 청탁일 수 있습니다. 내가 하는 선물이 남이 보면 뇌물일 수 있습니다. 내가 하는 단합이 남이 보면 담합일 수 있습니다. 내가 할 땐 정과 의리지만, 남이 보면 부정과 비리일 수 있습니다. 남의 시선으로 나를 돌아볼 때 부정부패 없는 깨끗한 대한민국이 보입니다." 위의 글은 공익광고협의회에서 작성한 것입니다. 우리나라 현행법상으로 뇌물은 주어도 범죄(증뢰)이고 받아도 범죄(수뢰)입니다. 공직에 오르기 전에 받아도(사전수뢰) 범죄이고 퇴임 후에 받아도(사후수뢰) 범죄입니다. 심지어 다른 사람이 대신 받아도(제삼자 뇌물공여) 범죄이고 다른 사람 일로 줘도(알선수뢰) 범죄입니다. 한마디로 말하면 뇌물이 연관 돼있으면 무조건 처벌 대상입니다. 심지어 뇌물을 현실적으로 받지 않아도 (요구, 약속만 하여도) 처벌하고 실지로 제공하지 않아도(약속, 공여, 공여 의사표시) 처벌됩니다. 뇌물이 공무수행과 정상적인 국가작용에 심각한 해악을 끼치는 것이기에 처벌 요건을 강화한 것이지요. 거액의 뇌물의 경우에는 몰수는 물론 받은 뇌물의 배에 해당하는 벌금을 내고 걸릴 때쯤 되어 준 사람에게 돌려주면 그만이라고 생각하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해야 한다

검찰 수사심의위원회의 ‘최재영 목사 기소 권고’를 보고 [정운복의 아침시평 226]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대체로 검사는 상대방의 죄를 캐내려고 노력하고 피고는 잘못이 없다는 것을 증명하려 노력합니다. 그런데 참으로 이상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죄인을 자처하는 목사에게 무죄라고 주장하는 검사들이 그것이지요. 물론 기소 권고가 내려지긴 했지만, 세인들의 눈에는 그리 달가워 보이지 않습니다. 권력이 참으로 무섭다는 생각이 듭니다. 검사들은 사건에 연루된 인물들의 권력이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을 때, 진실 규명보다는 자신들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결정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외부의 압력이나 정치적인 고려로 잘못된 결론을 내리는 것이지요. 이런 상황은 단순히 개인의 문제를 넘어 사회 전체의 신뢰와 정의에 대한 문제를 제기합니다. 더욱 공정하고 투명한 결정을 해야 할 사회 지도층이 권력의 눈치만 보고 있다는 현실이 슬프게 다가옵니다. 사회적 객관성을 유지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한비자는 나라가 망하는 47가지 사례를 열거했습니다. "임금은 어리석은데 그 측근인 왕실의 친척이나 형제는 현명하고, 관리의 힘이 약하면 백성들은 오만해져 나라 안은 혼란스러워진다. 민심이 흔들리고 나라가 혼란스러우면 그 나라는 마침내 망한다. 임금이 조그마한 술

인간의 비극은 거울의 발명에서 비롯돼

우린 하루에 몇 번씩 거울 앞에 서는 자신에게 [정운복의 아침시평 225]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인간의 비극은 거울의 발명에서 비롯되었다고 합니다. 돌도끼 들고 사슴 쫓던 시대에는 거울이 있을 수 없었으니 기껏해야 고인 물에 자신을 비춰보는 것이 전부인지라 누구든 생김새에 대한 불만이 없었을 듯합니다. 청동기 시대에 이르러 인류는 구리거울을 갖게 됩니다. 구리합금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구리 동(銅), 거울 경(鏡) 자를 써서 동경(銅鏡)이라고 부르지요. 청동 거울의 뒷면에는 손으로 잡거나 매달 수 있도록 손잡이나 고리를 달았는데 이를 뉴(鈕)라고 합니다. 특히 지배층의 뉴는 여러 가지 섬세한 조각이나 기하학적 무늬로 장식되었지요. <다뉴세문경(多鈕細紋鏡)>은 고리가 많이 달리고 섬세한 조각이 있는 거울이란 뜻입니다. 박물관에 가면 먼 과거에 쓴 거울을 볼 수 있지요. 지금은 녹슬고 불투명하여 반사가 제대로 안 되어서 얼핏 거울의 기능을 할 수 없을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 거울도 실제로 사용되던 당시에는 아주 매끈해서 사물을 잘 비추어 볼 수 있었다고 합니다. 세월이 흐르면서, 매끈하게 연마한 거울 면이 부식되고 긁히며 표면이 거칠어져 반사력이 떨어진 것뿐이지요. 그리고 거울의 앞부분은 매끈한 상태로 볼 것이 없

대학 4년, 책 100권을 읽고 토론하여 학점을 딴다

미국 메릴랜드주 세인트존스 대학의 이상한 교육과정 [정운복의 아침시평 224]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미국 메릴랜드주에는 1695년에 설립된 세인트존스대학이 있습니다. 이 대학이 특이한 것은 몇 개의 선택과목을 빼고는 모든 교육과정이 동일한데 학생들은 4년 동안 100권의 고전을 읽고 토론을 통하여 학점을 딴다는 것이지요. 이 대학을 졸업하려면 해마다 방대한 수필을 써야 하고 졸업 논문을 써야 하며, 교수 앞에서 구두시험을 치러야 합니다. 모두가 고전에 관한 이야기로 시작과 끝을 이루지요. 학생들은 교수를 'Professor(교수)'가 아닌 'Tutor(지도교사)'라고 부릅니다. 그 이유는 교수는 가르치는 사람이 아니라 학생들이 스스로 공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 대학 학생들은 강의를 듣는 것이 5% 정도이고 나머지는 읽고, 토론하고, 서로 설명하는 과정이 들어 있습니다. 책을 읽은 뒤 감상을 말하기는 쉬울 수 있으나 지은이와 생각을 공유하며 다른 학생 및 교수와 토론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어서 중도에 그만두는 학생도 많다고 합니다. 중요한 것은 시험을 위한 공부가 아니라 생각을 위한 공부를 한다는 것입니다. 세계 어떤 문명이든지 그 뿌리에는 문화의 저변에 깃들어 있는 의식세계와 정신세계가

“나 때는 말이야~~”라는 말을 삼가라

같은 그림을 보고도 사람마다 느끼는 감동은 다르다 [정운복의 아침시평 223]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나이가 든다는 것은 어쩌면 세상에 대한 나만의 관점을 형성하는 과정인 것 같습니다. 세상은 유유상종이어서 벗 또는 동료처럼 나와 비슷한 사람들과는 친하게 지내지만 나와 다른 사람과는 멀어지거나 어정쩡한 사이가 되기 십상입니다. 60이 넘은 지금 지나온 삶을 반추해 보면 저 자신이 그렇게 살아온 것 같습니다. 어쩌다 나는 누군가를 왜 그리도 미워하거나 두려워하는 어른이 되었을까요? 나이가 들어가면서도 왜 동료를 적으로, 다름을 틀림으로 인식하고 있었을까요? 나이가 들면서 아주 좁고 작은 창문들을 더 많이 만드는 것은 아닌가 하고 반성하게 됩니다. 눈높이 교육이라는 말이 한때 유행하였습니다. 그 유래는 이러합니다. 유럽의 한 박물관에 사지가 멀쩡한 젊은 여성 한 분이 앉은뱅이걸음으로 작품을 감상합니다. 의아하게 생각한 전시기획자가 묻지요. "왜 당신은 사지가 멀쩡하면서 앉은걸음으로 작품을 보고 있나요?" 그때 여성은 이렇게 답합니다. "저는 유치원 교사입니다.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작품을 바라보면 어떻게 보일까 궁금해서요." 같은 그림을 보고도 사람마다 느끼는 감동은 다릅니다. 같은 영화를 보고도 생각나는 장면은 사람마다 다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