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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복의 아침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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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마귀는 죄가 없다

까마귀에 대한 오해를 풀고, 공존하도록 해야 [정운복의 아침시평 272]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까악! 까악! 퉤퉤퉤!! 까마귀가 울면 어머니는 허공을 향해 침을 뱉곤 했습니다. 까마귀는 예로부터 불길한 징조를 상징하며 사람들에게 미움받는 존재였습니다. 검은 깃털과 울음소리, 그리고 시체를 먹는 습성 때문에 흉조로 여겨졌던 것이죠. 하지만 까마귀는 단지 자연의 순리를 따르며 살아가는 동물일 뿐입니다. 인간의 편견과 오해로 인해 죄를 뒤집어쓴 것입니다. 까마귀가 시체를 먹는 모습은 혐오스럽게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자연 생태계에서 까마귀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청소부입니다. 죽은 동물의 주검을 처리함으로써 병의 확산을 막고 환경을 정화하는 구실을 합니다. 마치 도시의 쓰레기를 처리하는 환경미화원같이, 까마귀는 자연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입니다. 까마귀가 시체가 있는 곳에 가장 먼저 달려든 것은 단지 먹이를 찾아다니는 본능적인 행동일 뿐입니다. 마치 사자가 사냥하거나, 벌이 꿀을 찾아다니는 것과 같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지요. 인간은 자신에게 이로운 동물에게는 호의를 베풀지만, 자신에게 해롭다고 생각되는 동물에게는 잔혹하게 대합니다. 하지만 자연에는 선악이라는 개념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모든 생명체는 각자의 방식으로 살아

나와 너, 세상의 조화

내면의 렌즈를 통해 변형된 모습으로 세상을 인지한다 [정운복의 아침시평 271]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세상은 참으로 재미있습니다. 날마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다양한 경험을 하며 살아가는 우리는 마치 거대한 퍼즐 조각처럼 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복잡다단한 세상 속에서 우리는 종종 다른 이들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고, 오로지 나의 기준으로 상대를 평가하고 판단하는 실수를 저지릅니다. 마치 착시 현상처럼, 우리는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보는 대신, 나의 기분과 감정, 그리고 사전에 형성된 고정관념을 통해 상대를 해석하려고 합니다. 상대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에도 나의 주관적인 해석을 덧붙여 판단하니 때로는 오해와 갈등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마치 빛의 굴절처럼, 우리는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 아니라, 우리 내면의 렌즈를 통해 변형된 모습으로 인지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잠시만 생각해 보면, 우리는 모두 저마다 다른 환경 속에서 자라왔고, 각자의 경험과 가치관을 지니고 있습니다. 따라서 누구를 섣불리 판단하고 평가하는 것은 매우 어리석은 일입니다. 마치 다양한 색깔의 물감이 모여 아름다운 그림을 완성하듯이, 세상은 다양한 사람들의 개성과 특징이 모여 만들어진 아름다운 조화니까요. 상대방을 더 잘 이해하고,

우리말이 기가 막혀

우리말은 우리 겨레의 정신과 문화를 담고 있는 소중한 유산 [정운복의 아침시평 270]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피스로드, 컴플라이언스 컨퍼런스, 벤처포럼, 쿨페스티벌..... 영어와 국제 불명 단어가 언제부턴가 우리 주변을 점령하고 있습니다. 언어는 단순히 소통의 도구를 넘어 우리의 사고방식, 문화, 그리고 세계관을 형성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특히 세계화 시대에 들어서면서 영어를 비롯한 외국어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무분별하게 외국어를 사용하거나, 국제적인 용어를 남용하는 현상은 오히려 소통의 장벽을 높이고, 우리말의 값어치를 훼손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외래어의 남용과 순화되지 않은 표현 등 최근 우리말에는 영어, 일본어 등 외래어가 넘쳐나고 있습니다. 특히 마케팅이나 미디어 분야에서 외래어를 사용하면 더욱 고급스럽고 세련된 이미지를 줄 수 있다는 잘못된 인식이 팽배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외래어 남용은 오히려 의사소통의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우리말의 독창성을 잃게 만듭니다. 상호를 정함에 있어 'LA HOUSE", "춘천집"은 지명+집으로 다를 게 없습니다. 문제는 'LA HOUSE"는 손님이 득실거리는 데 견주어 "춘천집"은 파리만 날리고 있는 우리의 국어사랑 실종 문화에 있습니다. 국제적인 행사나 기

풍경(風磬)이 있어 바람 소리가 아름다울까?

누구에게라도 따뜻한 정 한 바가지씩 퍼 줄 때 [정운복의 아침시평 269]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고즈넉한 산사를 지날 때면 스님의 독경 소리와 처마 끝에 매달려 있는 풍경소리를 듣게 됩니다. 풍경은 불구(佛具, 부처 앞에 쓰는 온갖 법구) 강운데 하나이지만 요즘은 단독주택의 처마에 걸어놓기도 합니다. 종은 대부분 사람의 힘을 빌려 소리를 내지만, 풍경은 오로지 바람의 힘을 빌려 소리를 냅니다. 풍경은 세상을 경계하라는 수행자의 나태함을 깨우치는 역할을 합니다. 공이는 물고기 모양을 하고 있지요. 물고기는 잠을 잘 때도 눈을 감지 않으니 항상 깨어있으라는 의미이지요. 이 세상은 서로 공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깊은 산속, 절의 마루에 앉자 땀을 식히고 있으면 풍경이 있어 바람 소리가 아름다운지 바람이 있어 풍경이 아름다운지, 그 연결과 공생의 아름다움이 느껴집니다. 네가 있어 내가 있고, 내가 있어 네가 있는 것이니 인생은 이렇게 더불어 사는 소중함이 있는 것이지요. 풍경은 또한 삶의 변화를 상징하기도 합니다. 바람의 세기와 방향에 따라 풍경 소리는 다채롭게 변화하니까요. 마치 우리 삶이 끊임없이 변화하고 다양한 경험을 하듯이 말입니다. 때로는 부드럽고 평화로운 소리로, 때로는 강렬하고 역동적인 소리로 우리에게 다가오지요

고귀함은 천함을 근본으로 한다

겸손함으로 다른 사람들과 함께 나눔을 실천하라 [정운복의 아침시평 268]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대체로 고귀함은 천함을 근본으로 하고 높은 것은 낮은 것을 근거로 합니다. 그래서 예로부터 통치자는 스스로를 고인(孤人. 어리석은 사람), 과인(寡人,모자라는 사람), ​불곡인(不穀人,곡식을 번창하게 못 하는 사람)이라 불러 스스로 자기의 고귀함이 낮은 것, 천한 것을 기초로 해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을 항상 자각하고 있었습니다. 통치자가 이런 모습은 천한 것을 근본으로 삼고 단순한 겸손을 넘어, 권력의 근원이 백성에게 있음을 인지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사실 살다 보면, 별것도 아닌 몇 줌이 되지도 않는 명예인데 이 명예를 지키려다 더 큰 것을 잃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 그러니 옥같이 빛나는 복덕을 추구하지 말고 구슬처럼 빛나려 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냥 순수한 돌처럼 소박해야 하지요. 빛이 난다는 것은 하나의 방향으로 무엇인가 드러나고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정말 좋은 사람은 빛나되 그 빛이 다른 먼지들과 조화를 이루어 눈부시지 않은 사람입니다. 우리는 흔히 높은 곳에 오르고, 많은 것을 소유하고, 빛나는 존재가 되기를 꿈꿉니다. 하지만 진정한 고귀함은 낮은 곳에서부터 시작됩니다. 빛나는 보석도 어둠 속에서 더욱 빛나

딸기, 체리, 코코넛의 공생하기

공생의 깊은 의미를 헤아리자 [정운복의 아침시평 267]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딸기, 체리, 코코넛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이들은 동물의 위장을 거쳐야 싹이 잘 나는 식물입니다. 식물들은 무조건 맛있는 열매를 동물들에게 제공하는 것이 아닙니다. 동물의 위장을 매개로 해서 씨앗을 멀리 퍼뜨리기 위한 전략을 갖고 있는 것이지요. 새뿐만 아니라, 곤충, 심지어 물고기와 같은 다양한 동물들의 도움을 받아 씨앗을 멀리 퍼뜨리는 식물도 있습니다. 앵두는 새들이 열매를 먹고 씨앗을 멀리 떨어진 곳에 배설하면서 번식하고, 블루베리는 곰의 도움을 받습니다. 특히 일부의 식물은 동물의 위장에서 소화과정을 거쳐야 딱딱한 껍질이 부드러워지고 그것이 발아율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일부 씨앗은 발아를 위한 특정 조건이 갖춰지지 않으면 잠 자는 상태를 유지합니다. 동물의 위장을 통과하면서 씨앗 내부의 생리적 변화가 일어나 휴면 상태가 깨어나고 발아가 시작될 수 있지요. 그뿐만 아니라, 동물은 씨앗을 멀리 떨어진 곳으로 이동시켜 새로운 서식지를 제공합니다. 새들은 딸기와 체리를 먹고 멀리 날아가 배설하며, 배설된 코코넛은 바닷물을 타고 다른 섬으로 이동합니다. 이렇게 씨앗은 동물을 통해 다양한 환경에 퍼져나가고, 그곳에서 새

루소와 밀레의 진정한 우정

서러운 무명 생활을 겪는 사람들에게 [정운복의 아침시평 266]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밀레의 ‘만종’이나 ‘이삭줍기’ 같은 그림을 보면 한편의 아름다운 시를 보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밀레가 살았던 당시의 화풍과는 어울리지 않았고 밀레는 가난한 화가로서 힘든 세월을 보냈습니다. 부인과 자식들이 배고픔과 추위에 떨어야 했으니, 그의 삶은 참으로 팍팍했을 겁니다. 어느 날 절친 루소가 밀레를 찾아옵니다. 밀레의 화실은 온기 하나 없이 추웠습니다. 성공한 루소와는 많은 차이가 있었지요. 그때 루소는 이야기합니다. "좋은 소식이 있네. 자네 그림을 사겠다는 사람이 나타났어, 그리고 미리 돈까지 보냈다네." 그리고 루소는 '접목하는 농부'라는 그림을 갖고 돌아갔습니다. 그 돈으로 밀레는 물감과 음식을 살 수 있었지요. 훗날 그는 루소의 집을 방문합니다. 그리고 거실에 걸려있는 자신의 그림 '접목하는 농부'를 발견하지요. 친구의 자존심을 지켜주기 위하여 루소는 자기 돈으로 그림을 사고는 거짓말을 했던 것입니다. '접목하는 농부'라는 그림은 밀레와 루소의 우정을 상징하는 작품이 되었습니다. 마치 한 그루 나무에 다른 종의 가지를 접목하여 새로운 열매를 맺듯이, 두 사람의 우정은 서로에게 새로운 영감과 힘을 주었습니다. 그

‘소라게’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

적당할 때 만족할 수 있는 것이 삶의 지혜 [정운복의 아침시평 265]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내륙에서 유년 시절을 보냈던 저는 바다가 참 좋습니다. 바닷가에서 살아보는 것이 소원인데…. 아직 그 꿈을 이루진 못했지요. 저는 동해보다는 서해가 좋습니다. 물론 청정하기는 동해만 한 것이 없지만 서해에는 갯벌이 존재하고 그곳에 많은 것들이 살고 있기 때문이지요. 바닷가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에 작은 게 종류입니다. 그 가운데 소라게가 있지요. 소라게는 비어 있는 소라 껍데기나 달팽이 껍데기와 같은 물체를 피난처이자 보호용으로 사용하는 습성이 있습니다. 빈집을 이용해야 하는 특성상 복부는 오른쪽으로 뒤틀려 있고 커다란 집게발도 오른쪽 것이 더 크지요. 이것은 껍질 속에 있을 때 입구를 덮을 필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지구상에서 집을 달고 다니는 몇 안 되는 종이기도 합니다. 소라게는 자기 몸집에 알맞은 집을 선택해야 합니다. 너무 작으면 들어갈 수 없고 너무 크면 이동에 불편을 겪기 때문이지요. 교직에 첫발을 디딜 때 연립주택 방 한 칸에 월세를 주고 살았습니다. 요즘 말하면 깔세라고 해서 10개월 치를 선납하고 살아가는 방식이지요. 주인과 싱크대도 공유해야 했고, 거실도 공유해야 했습니다. 아이를 기르는데 좋은 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