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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심은 비우고 사랑은 채워야

[정운복의 아침시평 112]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혜민 스님은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란 책에서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습니다.

"몸이든 마음이든 비우면 시원하고 편안해집니다.

반대로 안에 오랫동안 간직하고 있으면

몸이든 마음이든 병이 납니다.

뭐든 비워야 좋습니다."

 

삶이 곤고할 때는 바다에 가 보는 것이 좋습니다.

바다는 왜 바다일까요?

일설에 의하면 모든 것을 다 받아주기 때문에

바다라고 한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낮은 위치에 있으면서 자신을 드러내지 않았기 때문에

그리 넓어졌다는 말씀도 있지요.

어쩌면 자신을 비워내고 비워내어 낮추고 낮춤이

거대한 채움으로 돌아왔는지도 모릅니다.

 

 

채움은 생득적인 것입니다.

생존을 위해 필요한 것을 욕구가 충족될 때까지

채우고 또 채우는 것이 인간의 본질이니까요.

그것이 심화하면 필요 이상으로 쌓아놓고도 갈증을 풀지 못합니다.

 

우리 몸도 채움을 기본으로 하고 있습니다.

일단 먹는 행위를 통하여 들어온 물질은 몸 밖으로 잘 내보내지 않지요.

잘못 단백질을 내보내면 단백뇨, 당을 내보내면 당뇨가 되는 것이니까요.

자연에서는 언제 굶주림이 찾아올지 모르기 때문에 비축을 하려는 경향이 있으니

이것이 결국 비만으로 귀결되는 것입니다.

그러니 적게 먹고 적게 채워야 합니다.

 

산해진미, 고량진미, 진수성찬 등등의 맛 나고 넘치는 음식에 대한 말씀은 있어도

굶어야 행복이란 말은 없습니다.

 

우린 비움이 좋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현대도 "비워야 한다. 덜어내자, 낮은 곳에서 섬기자."라는 문구를 수없이 접합니다.

내려놓음….

하지만 그게 그리 녹록한 일이 아닙니다.

비움이라는 것이 그냥 삶 속에서 저절로 일어나는 것이 아니니까요.

생각과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까닭이겠지요.

 

중요한 것은 욕심은 비우고 사랑은 채워야 한다는 사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