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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즈상 탄 미동포학자 허준이 교수와 히로나카 스승

<맛있는 일본이야기 655>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필즈상(영어: Fields Medal)이란 상(賞)이 있다. 우리에게는 다소 낯선 상이지만 수학계의 노벨상이라고 하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그 필즈상을 탄 한국인이 있어 화제다. 국제수학연맹(IMU)은 지난 5일(현지시간) 핀란드 헬싱키 알토대학교에서 '2022 세계수학자대회(ICM)'를 열어 재미동포인 허준이 교수를 필즈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허 교수는 미국 국적이지만 한국계 수학자로서는 최초 수상으로 이전까지 한국계나 한국인이 이 상을 받은 적은 없었다.

 

필즈 메달은 국제 수학 연맹(IMU)이 4년마다 개최하는 세계 수학자 대회(ICM)에서 수상 당시 40살 미만의 수학자들에게 수여하는 상으로 수학자들로서는 큰 영예의 상으로 알려져 있다. 필즈상은 캐나다의 수학자 존 찰스 필즈의 유언에 따라, 그의 유산을 기금으로 만들어진 상으로 1936년에 처음 시상되었고, 제2차 세계대전 때는 14년간 시상이 중단되었다가 1950년부터 다시 시상이 이어졌다.

 

 

 

“상의 수여는 이미 이루어진 업적을 기리면서 동시에 앞으로 연구를 지속하도록 격려하고 다른 수학자들의 분발을 촉구하는 뜻에서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 필즈상을 만든 존 찰스 필즈는 과거 연구실적도 실적이지만 거기에 더해 ‘미래 연구에 획을 그을 인물’ 쪽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다는 게 흥미롭다. 더 흥미로운 이야기가 있다. 이번에 필즈상을 받은 허준이 교수가 큰 영향을 받은 스승이 있는데 바로 일본인 수학자 히로나카 헤이스케(広中平祐, 1931~)다.

 

히로나카 교수는 하버드대학 교수 시절인 1970년에 필즈상을 탔다. 히로나카 교수는 올해 나이 91살로 어렸을 때는 음악가가 꿈이었으나 어린시절 피아노 연주 무대에서 별로 좋은 평을 받지 못하자 수학으로 눈을 돌렸다고 한다. 이후 교토대학과 대학원에서 수학을 전공한 뒤 미국으로 건너가 하버드대학원에서 오스카 자리스키 교수의 지도 아래 박사 학위를 취득하게 된다. 그는 대수기하학에서 풀리지 않았던 유명한 난제인 대수다양체의 특이점 해소 정리를 완벽하게 증명했고 그 공로를 인정받아서, 컬럼비아대학교 수학과 정교수가 됐고 1970년에 수학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필즈상을 수상하였다.

 

 

그 뒤 하버드대학 교수를 거쳐 고국으로 돌아와 고향인 야마구치대학 수학과 학장을 거쳐 소조가쿠엔 대학 수학과 이사장이 되었다. 2008년 3월에는 서울대학교 자연과학대학 수리과학부 석좌교수로 초빙돼서 현재까지 활발히 활동 중이다.

 

이번에 필즈상을 받은 허준이 교수는 서울대에서 마련한 수학 강의에서 히로나카 교수를 만났다. 허 교수는 당시 비전공자로서 히로나카 교수가 제시하는 예시 몇 가지만 이해해도 충분하다고 생각하며 강의를 끝까지 들었다고 한다. 이후 두사람은 스승과 제자로 만나 허준이 교수가 수학에 흥미를 갖고 연구할 수 있도록 그 길을 터주었다고 한다. 훌륭한 스승에 훌륭한 제자의 아름다운 만남이 이뤄낸 쾌거가 이번 필즈상 수상이 아닌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