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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일본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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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아이를 위한 전통 풍습 '히나마츠리' 날

<맛있는 일본이야기 749>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독립운동을 하고도 국가로부터 독립유공자 포상을 받지 못하고 있는 ‘독립운동가’들의 포상 서훈 작업을 하다보니 2월과 3월은 그야말로 24시간 전투다. 특히 올해는 미서훈자 포상작업량이 많아 더더욱 ‘일본이야기’에 글을 쓸 여유가 없다. 아침에 일본 친구 노리코로부터 2장의 사진이 배달되었다. 히나마츠리 사진이다. 오호? 벌써인가 싶다. 일본의 중요한 연중행사인 “히나마츠리(ひな祭り)”란 여자아이들을 위한 잔치다. 일본에서는 딸아이가 태어나면 어머니나 할머니들이 ‘건강하고 예쁘게 크라’는 뜻에서 히나 인형을 선물하는 것이 보통이다. 이러한 풍습은 혹시 모를 딸에게 닥칠 나쁜 액운을 없애기 위해 시작한 인형 장식 풍습인데 이때 쓰는 인형이 “히나인형(ひな人形)”이다. 히나마츠리를 다른 말로 “모모노셋쿠(桃の節句)” 곧 “복숭아꽃 잔치”라고도 부르는데 이는 복숭아꽃이 필 무렵의 행사를 뜻하는 것으로 예전에는 히나마츠리를 음력 3월 3일에 치렀지만 지금은 다른 명절처럼 양력으로 지낸다. 히나인형은 원래 3월 3일 이전에 집안에 장식해 두었다가 3월 3일을 넘기지 않고 치우는 게 보통이다. 3월 3일이 지나서 인형을 치우면 딸이 시집을 늦

새벽을 불러온 별의 눈동자, 영원한 청년에게

윤동주 사후 81년, 시비건립 31돌, 교토 동지사대학 추도식 열려-2월 14일- <맛있는 일본이야기 748>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추모시] 새벽을 불러온 별의 눈동자, 영원한 청년에게 윤동주 사후 81년, 시비건립 31돌에 부쳐 - 한꽃 이윤옥 북간도의 푸른 별빛을 품고 연희의 교정을 거닐며 당신은 가장 어두운 시대 속에서도 결코 꺼지지 않는 마음의 등불을 밝혔습니다. 식민지 청년의 고뇌를 자아성찰의 밑거름 삼아 간절하게 써 내려간 당신의 시편들은 조국의 아픔을 딛고 일어설 희망의 씨앗이 되었습니다. 81년 전 후쿠오카 감옥의 차가운 철창도 당신이 꿈꾸던 조국의 아침을 가둘 순 없었으며 그 고귀한 헌신은 마침내 우리 머리 위로 찬란한 광복의 하늘을 열어주었습니다. 동지사(同志社)에 세운 시비가 서른한 번의 계절을 지키는 동안 당신의 문장은 슬픈 한(恨)을 넘어 우리 겨레를 하나로 묶는 따스한 위로가 되었습니다. 스물일곱 청춘의 못다 핀 꿈은 이제 수천만 송이 무궁화로 피어나 이 땅의 자유를 노래합니다. 81주기를 맞는 오늘 우리는 슬픔 대신 감사를 눈물 대신 내일을 향한 다짐을 담아 당신을 부릅니다. 당신이 사랑한 별처럼 우리 또한 서로의 길을 비추는 영원한 희망이 되어 살아가겠습니다. [追悼詩] 夜明けを呼ぶ星の瞳、永遠の青年へ ― 尹東柱(ユン・ドンジュ)没後

초원의 노래

타마노 세이조(玉野勢三)의 작품 ‘초원의 시’를 보며 <맛있는 일본이야기 747>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초원의 노래 - 타마노 세이조의 조각 ‘초원의 시’를 보며 - 이윤옥 해 질 녘 나지막한 언덕 위 먼 길 돌아온 구름 한 자락이 아이의 작은 어깨에 가만히 내려앉아 동무가 됩니다. 옻칠을 입히고 삼베를 짜듯이 차곡차곡 쌓아 올린 시간의 결은 먼 옛날, 어느 화가가 바위에 새겨 넣은 투박하고도 선한 이웃의 얼굴을 닮았습니다. 악보도 없는 바람의 노래를 아이는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짚어보고 초원은 그 숨소리에 맞춰 푸른 물결을 흔들어 화답합니다. 화려한 빛깔 하나 없어도 그저 묵묵히 자리를 지키는 그 모습이 고단한 하루를 보낸 우리에게 "괜찮다, 참으로 애썼다"며 등을 토닥이는 따스한 손길이 됩니다. 기교 없는 진심이 빚어낸 평화 아이가 응시하는 먼 지평선 끝에는 잊고 살았던 우리의 가장 순수한 계절이 꽃처럼 피어나고 있습니다. -------------------------------------- 草原の歌 — 玉野勢三の彫刻 『草原の詩』に寄せて 詩:李潤玉(イ・ユノク) 日の暮れゆく なだらかな丘の上遠き道を渡ってきた ひとひらの雲が幼子の小さき肩に そっと舞い降り心を通わす友となります。 漆を塗り 麻布を編むように幾重にも積み上げられた 時の重なりは遠い昔 

김길호 소설 <오사카 투표 참관인>

《월간문학》 (683호) 2026.1월호에 실린 김길호 작품 <맛있는 일본이야기 745>

[우리문화신문=이윤옥 이야기] “이쿠노에서도 투표를 할 수 있었지만 일부러 영사관까지 갔는데 오빠가 없었습니다. 혹시 점심 먹으러 가지 않았나하고 생각했습니다.” -김길호 소설 <오사카 투표 참관인> 가운데, 《월간문학》 (683호) 2026.1월호- 처음에 《월간문학》 신년호를 펴들고 ‘이달의 소설’에 실린 김길호 작가의 <오사카 투표 참관인>이라는 제목을 발견하고는 ‘소설’이 아니라 ‘수필’이 아닌가 싶었다. 소설 제목이라는 게 본래 따로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왠지 투표라는 말도 그렇고 참관인이라는 말이 소설의 세계가 아닌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어쨌든, 여기서 중요한 것은 소설이냐 수필이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내용이리라고 생각하고 다시 첫 줄부터 읽어 나갔다. 김길호 작가의 글을 읽다보니 지난해 대통령 선거까지 나 자신이 숱한 선거를 해왔던 기억이 새롭다. 투표를 해온 횟수보다 앞으로 투표할 횟수가 얼마 남지 않은 나이지만 솔직히 투표가 어떻게 이뤄지는 지에 대한 생각은 해본 적이 없다. 그저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에게 한표를 찍는 행위 외에는 무관심 그 자체였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재일동포인 주인공 민우는 여차여차

시메카자리, 카도마츠 등 일본의 연말연시 장식

연말연시 일본을 장식하는 풍경들 <맛있는 일본이야기 744>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성탄이 다가오니 까페의 음악은 온통 크리스마스 캐럴이다. 그러고 보니 며칠 전 바다 건너 일본의 지인으로부터도 대문에 ‘직접 만들어 달았다’고 하는 크리스마스 장식(Christmas wreath) 사진이 날라왔다. 순간 나는 이것(일본에서는 ‘리스’라고 하는 장식라고 한다.)을 시메카자리(注連飾り,정초에 일본 집 대문에 다는 전통 장식)로 착각하고 아니 벌써 시메카자리를 달았냐고 했더니 지인은 시메카자리가 아니라 ‘손수 만든 리스’라고 한다. 그러면서 지인은 한국에도 리스(wreath)를 대문에 달아두냐고 묻는다. 글쎄? 라고 말끝을 흐렸는데 집 근처 까페에 가보니 현관에 반짝이는 ‘리스’가 달려 있다. 뿐만아니라 며칠 전 들른 대형병원 로비에도 사람 키 두어배가 넘는 대형 크리스마스 트리가 장식되어 있었다. 바야흐로 12월은 교회는 물론이고 백화점이나 상점가, 병원, 관공서를 비롯하여 더러는 가정집 아파트 현관문에까지 크리스마스 장식을 쉽게 볼 수 있다. 한국에서 말이다. 흥미로운 것은 이 크리스마스 트리의 유래다. <동아일보>(2018.12.25.)에 따르면 ‘성탄트리 나무 한국서 유래…어떻게 세계로 퍼졌나’라는 제

지구온난화로 점점 늦어지는 후지산 첫눈 소식

<맛있는 일본이야기 743>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시즈오카현 누마즈(静岡県 沼津) 나들이를 함께 했던 이토 노리코 씨가 그제(22일) 첫눈 쌓인 후지산 사진을 라인으로 보내왔다. 누마즈는 항구 도시로 부산 자갈치 시장 같은 곳이라고 해야할까? 지난해 여름방학 때, 누마즈에서 30여 분 떨어진 미시마(三島)에 사는 노리코 집을 찾았을 때 다녀온 곳이 누마즈였다. 노리코 씨는 도쿄(신간센으로 미시마까지는 약 1시간 거리)에서 종종 찾아오는 자기 친구들을 데리고 누마즈항구로 가서 회도 먹고 전망대 구경도 한다고 했다. 항구 도시답게 횟집들이 곳곳에 있었지만 자갈치 시장 같이 사람들이 넘쳐나는 횟집 분위기는 아니었다. 식당은 어시장 큰 건물 2층에 있었는데 식당으로 향하는 조붓한 복도에는 참치 등 커다란 물고기 사진들이 즐비했던 기억이 난다. “이곳이 후지산이 가장 잘 보이는 곳이에요. 그러나 이런 여름철에는 후지산이 선명히 보이는 날이 적어요. 더욱이 오늘은 날이 흐려 유감스럽게도 후지산을 보기 어렵네요.” 노리코 씨는 식사를 마치고 나와 항구 건너편에 정면으로 보이는 후지산을 가리키며 그렇게 말했다. 그 대신 전망대에 올라가 후지산 쪽을 향해 세워둔 ‘후지산 사진’으로 만족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