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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유한 노예

[정운복의 아침시평 124]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적게 일하고 많이 받는 시대, 힘든 일은 로봇이 하고 늘어난 여가를 즐기는 시대

기술의 비약적 발달로 맞춤형 서비스가 늘어나고

상상하는 대로 이뤄지는 사회가 도래하고 있습니다.

그런 세상에서는 인간이 참으로 행복해야 옳습니다.

 

현대는 대부분 과거보다 경제적으로 더 잘살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대가로

더 필사적인 삶, 불안감, 빈부 격차의 심화라는 대가를 부담하게 되었습니다.

경쟁으로 인해 미래 수입에 대해 확신을 가질 수 없고

현재 하는 일이 계속되리란 보장도 없습니다.

그러니 지금 일거리가 있을 때 가능한 한 많이 벌어야 하니

결과적으로 쉴 새 없이 일해야만 하는 것이지요.

 

전문직도 모든 것을 일에 바쳐야 하고

승진하려면 고객과 함께 밤늦게까지 씨름해야 하고

끊임없이 소개되는 신기술과 보조를 맞추어야 하는

고달픈 일상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제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 사회에도

DINS란 말이 낯설게 느껴지지 않을 것입니다.

DINS (double income, no sex)는 부부가 맞벌이하면서

성관계를 갖지 않는다는 뜻이지요.

침대에서 잠자는 것 외에 다른 것을 못 할 정도로

항상 피곤함에 절어 있는 맞벌이 부부의 상황을 압축적으로 나타내주는 말입니다.

 

부유해졌지만 더 많은 시간 일을 해야 하는 풍요의 이면에 관한 보고서!

부유한 노예란 책이 가진 확실한 명제지요.

우린 과거보다 더 풍요로워졌지만, 삶의 방식은 가난해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루 대부분을 생계를 위한 일에 바치고 있으니까요.

 

 

우린 이 시점에서 다음과 같은 고민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생계를 꾸려갈 것인가? 삶을 꾸려갈 것인가?

일과 삶의 균형이 중요하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오늘이 너무 힘들다면 라이시님이 지은 《부유한 노예》라는 책을 권해봅니다.

삶 속에서 위로를 얻을 수 있을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