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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짐승도 내려오면 그물에 걸릴 수 있다

[정운복의 아침시평 145]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열자라는 인물이 있습니다. 그리 많이 알려진 인물은 아니지만

약자의 편에 서서 그들을 위로하고 격려하는 말을 한 좋은 사람입니다.

그 책에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나옵니다.

 

“양주 : 나는 천하를 다스리는 것을 손바닥 뒤집듯 쉽게 할 수 있소

양양 : 당신은 처첩도 제대로 거느리지 못하고 작은 밭조차 제대로 경작하지 못하면서 무 슨 말이요?

양주 : 아무리 어린 목동이라도 하더라도 양 치는 일은 임금보다 잘 할 수 있는 것이요.

호미와 쟁기의 쓰임이 다르듯이 사람도 됨됨이에 따라 쓰임새가 다른 법이라오

쟁기만 옳고 호미는 그르다는 주장은 옳지 않소.

참으로 큰 인물은 노는 물과 하는 역할이 남달라야 하는 법이라오.”

 

《장자》에는 다음과 같은 문장이 나오지요.

탄주지어 육처즉 불승루의

呑舟之魚 陸處則 不勝螻螘

 

 

"수레바퀴를 삼켜버릴 큰 짐승도 산에서 내려오면 그물에 걸리는 재앙을 피할 수 없고

배를 삼킬만한 큰 물고기도 휩쓸려 물을 잃으면 개미에게도 괴롭힘을 당할 수 있다."

이는 익숙한 거처를 떠났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거대한 권력을 가졌다고 하더라도 그 자리에서 물러나면

사람들이 쉽게 보는 경향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또한 배를 삼킬 만한 큰 물고기는 얕은 개울에서 놀지 아니하고,

기러기와 고니는 하늘 높이 날기 때문에 얕고 더러운 연못에 모이지 않는다고 합니다.

모름지기 뜻을 크게 갖고 살아야 한다는 의미일 겁니다.

 

자기 집을 살펴보려면 지붕 위에 올라야 하고

온 동네를 살펴보려면 뒷동산에 올라야 하며

온 천하를 살펴보려면 태산에 올라야 한다는 말씀이 있습니다.

 

대지원망(大志遠望)입니다.

뜻은 크게, 희망은 원대하게 가져 멀리 바라보아야 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