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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나무를 해도 아홉 짐을 하던 정월대보름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4793]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오늘은 한해 가운데 보름달이 가장 크고 밝다는 정월대보름입니다. 정월은 예부터 사람과 신,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이 하나로 화합하고 한 해 동안 이루어야 할 일을 계획하고 비손하며 점쳐보는 달이라고 했습니다. 《동국세시기》에 "초저녁에 횃불을 들고 높은 곳에 올라 달맞이하는 것을 망월(望月)이라 하며, 먼저 달을 보는 사람이 운수가 좋다."고 하여 이날은 남녀노소 떠오르는 보름달을 보며 저마다 소원을 빌었습니다.

 

대보름날은 다채로운 세시풍속이 전합니다. 특히 정월대보름에는 “복토 훔치기”란 재미난 풍속이 있는데 부잣집 흙을 몰래 훔쳐다 자기 집 부뚜막에 발라 복을 비손하는 것입니다. 또 “용알뜨기” 풍습이 있는데 이는 대보름날 새벽에 가장 먼저 우물물을 길어오면 그해 운이 좋다고 믿었습니다. 그런가 하면 “곡식 안내기”가 있는데 경남지방의 풍속으로 농가에서는 새해에 자기 집 곡식을 팔거나 빌려주지 않았습니다. 이날 곡식을 내게 되면 자기 재산이 남에게 가게 된다는 믿음 때문이지요. 그밖에 대보름 세시풍속은 더위팔기, 쥐불놀이, 다리밟기, 달집태우기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정월대보름 먹거리로는 오곡밥과 나물을 들 수 있는데 멥쌀ㆍ찹쌀ㆍ조ㆍ수수ㆍ보리 등 여러 가지 곡물을 넣어 지은 밥에 고사리ㆍ시래기ㆍ호박오가리 따위의 나물을 먹었습니다. 오곡밥은 많이 먹을수록 좋다고 해서 나무를 해도 아홉 짐, 찰밥을 먹어도 아홉 그릇을 먹기도 했는데 이것은 한해를 부지런히 뛰며 살라는 뜻이란 생각이 듭니다. 또 예전에는 마을마다 한해의 안녕과 무사를 기원하는 제를 지내거나 굿을 하던 풍속이 있었으나 이제는 동호인들끼리 옛 풍속을 재현하는 풍물굿 정도만 볼 수 있을 뿐입니다. 그래도 정월대보름은 여전히 우리 겨레의 큰 명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