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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한범 교수의 우리음악 이야기

산천가, 북한의 유명 소리꾼, 김진명 작품

[서한범 교수의 우리음악 이야기 641]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유지숙의 음반 속에 들어있는 <신경발림>에는 능라도의 실버들, 청류벽에 흐르는 물, 모란봉 부벽루 등, 아름다움의 상징으로 소개되고 있는 대동강 주변의 경관들이 등장한다. 또한 음악이란 모든 사람을 같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는 악자(樂者) 위동(爲同)의 이론을 끌어들일 필요도 없이, 마을 사람들의 마음을 행복하게 안내하는 소리, 그 소리가 바로 봉죽 타령이라는 이야기도 하였다.

 

이번 주에는 <산천가>, <삼동주타령>, <끔대타령> 등을 비롯하여 새롭게 되찾은 소리들을 살펴보기로 한다.

 

6. 산천가(山川歌)

 

<산천가>는 북한의 유명한 소리꾼, 김진명이 작사, 작곡한 곡으로 작곡자 자신이 즐겨 불렀던 곡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노래의 분위기는 해방을 맞이하며 농촌의 농사일을 표현한 경쾌한 곡이다. 곧 농촌의 풍요로움을 희망하는 소리로 산천의 아름다움과 희망이 넘쳐나도록 씩씩하게 부르는 것이 매력이다. 마치 산과 강을 벗 삼아 인생을 함께하는 모습이 그대로 나타나고 있어 친근감을 주고 있는 노래다. 도시의 소음에 찌든 사람들에겐 동경의 대상이 될 만큼 산도 높고 물이 맑아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한다.

 

그 노랫말 가사를 감상해 보기로 한다.

 

1) 산이 높고 물이 맑아 절승경개 이루었는가,

   높은 데는 밭이랑, 낮은 데는 물 논이라.

  후렴 - 에헤 에헤야 어허야 어허어 어허어야

           어야야 디여 널라 네로구나.

2) 아침이면 연장 메고 논도 갈고, 밭도나 갈아,

    저녁이면 소잔등에 달빛 싣고 돌아온다.

3) 가을날 청명하고 바람조차 시원한데,

   십리 뻘 금파반경 넘실넘실, 넘실넘실 춤을 춘다.

 

7. 삼동주 타령

 

<삼동주 타령>은 제주민요 오돌독과 비슷한 형태를 지닌 굿거리풍 소리다. 서도(西道)지방의 독특한 멋이 물씬 풍기는 소리로 봄의 기운을 느끼게 되는 곡이다. 삼동주는 무엇을, 어떤 관계를 가리키는 말인지 분명치 않다. 삼부자타령이 있는 것을 보면 가족으로 맺어진 3인의 관계로 추정되나 분명치 않다. 노랫말을 읽어보면서 오돌독의 노래 분위기를 상상한다면 그 멋을 짐작하게 될 것이다.

 

노랫말을 소개한다.

 

후렴 - 닐닐닐닐 어리구 절사 삼동주로다.

          이내 간장 어기어차 다 녹인다.

1) 우물가 양버들 문채가 좋아서 바라봤나.

   물 길러, 물 긷는 처녀의 몸매가 좋아서 바라봤지.

2) 신작로 가녘에 에루화 봄바람 불고요.

   요내 가삼에 에루화 춘홍이 나누나.

 

8. 끔대타령(나물타령)

 

 

<끔대타령>은 일명 <나물타령>이라고도 부른다.

2박 계통의 빠른 장단으로 여러 종류의 나물을 열거해 나가는 빠르고 흥겹게 엮어나가는 노래다. 후렴구에서 격렬하게 떨며 서도소리의 맛을 들어내는 점이 돋보인다. 대체로 서도소리는 애처로운 느낌을 주고 있지만, 이 노래는 밝고 익살스럽게 부르는 재미있는 민요다.

 

다음과 같은 노랫말을 부른다.

 

1) 구부러졌다 활나물이요. 펄럭펄럭 나비나물

   이 나물 저 나물 바삐 펴서 채광우리를 채와 가지고

   해지기 전에만 집에 가자.

  후렴 - 끔대 끔대 끔대끔 놀아라, 끔대 끔대 끔대끔 놀아라,

2) 화산전지 만사 중에 연일 경비 보리고개라.

 

9. 풍구타령

 

<풍구타령>은 황해도 지역의 노래로 대장간에서 쇠를 녹일 때, 불렀던 소리다. 2박 장단으로 불려 왔으나, 이 곡에서는 타령장단으로 불렀고, 노랫말은 현재 북한 지역에서 부르던 가사를 그대로 옮겨 불렀다. 전반적으로 씩씩하고 힘찬 기운이 느껴진다.

 

 

노랫말은 다음과 같다.

 

 후렴 - 어기여차 불어라 불불어 주구료.

          슬근 살짝 불어도 만대장만 나온다.

1) 신계곡산 풍구는 칠팔인이나 불어도

   구리 무쇠 돌무쇠 꽝꽝 녹아서 나온다.

2) 덕대네 아주마니 인심이 좋아서

   먹기 좋은 탁배기 철철 흘러서 나온다.

3) 오동추야 달 밝은데, 님 생각이 절로 나고,

   아따 이 사람 딴 생각 말고 풍규나 다구치세.(다음 주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