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내일(22일)은 24절기 가운데 스무째인 소설입니다. 절기 이름이 작은 눈이 내린다는 뜻으로 소설(小雪)인데 추위가 시작되기 때문에 겨울 채비를 하는 때입니다. 그러나 한겨울에 든 것은 아니고 아직 따뜻한 햇살이 비추므로 작은 봄 곧 소춘(小春)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이때는 평균 기온이 5도 아래로 내려가면서 첫 추위가 옵니다. 그래서 “초순의 홑바지가 하순의 솜바지로 바뀐다.”라는 속담이 전할 정도지요. 그런가 하면 “소설 추위는 빚을 내서라도 한다.”라는 속담이 있으며, 소설에 날씨가 추워야 보리농사가 잘 된다고 믿었습니다. 또 사람들은 소설 전에 김장하기 위해 서두르고, 여러 가지 월동 준비를 위한 일들에 분주합니다. 시래기를 엮어 달고 무말랭이나 호박을 썰어 말리고, 목화를 따서 손을 보기도 하며, 겨우내 소먹이로 쓸 볏짚을 모아두기도 하지요. 참고로 같은 동아시아권인 중국과 일본의 소설 풍습 가운데 재미난 것을 알아보겠습니다. 중국 북방 지역에서는 영양 보충과 체온을 높이기 위해 만두, 고기 등을 먹습니다. “겨울엔 따뜻한 음식으로 기를 보한다(补冬)”라는 관념 때문입니다. 그런가 하면 일본은 “츠케모노(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서도좌창 <제전(祭奠)>에 관한 이야기를 하였다. 독백(獨白)형식의 넋두리로 시작하던 노래였다는 이야기부터, 함종은 서도소리의 중시조 김관준(金官俊)이 태어난 곳이며, 그는 재담(才談)과 배뱅이굿을 정리해서 김종조(金宗朝), 최순경(崔順景), 이인수(李仁洙) 등에게 전해 주었고 용강지역은 <긴아리>의 발생지로도 유명한 곳이라는 이야기, <제전>은 푸념조에 이어 창(唱)이 이어졌던 노래였고, 상차림에는 여러 제수들이 올려졌는데, 술 종류도 다양해 <이백의 기경 포도주>, <낙화주(落花酒)> <송엽주(松葉酒>, <도연명의 국화주(菊花酒>, <천일주(千日酒> <감홍로(甘紅露> <홍소주> <청소주>, <약주(藥酒)술> 등이 나온다는 이야기를 했다. 특히 끝부분에 나오는 “왜 죽었소, 왜 죽었소. 옥 같은 나 여기 두고 왜 죽었단 말이요”를 외치는 한 여인의 한 맺힌 절규가 특유의 가락을 타고 흐르면, 듣는 이들은 눈시울을 적시지 않을 수 없다고 이야기하였다. 이 노래를 통해 ‘인생이란 참으
[우리문화신문=김광옥 수원대 명예교수] <조선왕조실록>에 풍운뢰우(風雲雷雨)는 87번이나 등장한다. 이후 문장은 기우제나 산천제와 연결되는 문장이다. * (풍운뢰우제에 쓸 향과 축문을 전하다) 임금이 풍운뢰우제(風雲雷雨祭)에 쓸 향과 축문을 친히 전하였다. (⟪세종실록⟫6/2/3) ‘기우제(祈雨祭)’란 낱말은 모두 822건 등장하는데 세종 때 92건, 숙종ㆍ영조 때도 90여 건이 된다. 세종 때 가뭄이 심한 탓도 있었겠지만 단지 비만의 문제가 아니라 비에 대비한 간척, 저수지, 수로 문제 등 여러 일과 연결되어 있으며, 세종 때 농사에 관해 관심이 컸다는 방증도 되겠다. 세종 때를 중심으로 비에 관한 기사들을 보자. * (풍우 재앙이 심한 영춘ㆍ단양에 조세를 면제하다) 충청도 도관찰사 이종선(李種善)이 계하기를, "영춘(永春)ㆍ단양(丹陽)에 풍우(風雨)의 재앙이 다른 고을보다 배나 되어, 손실(損失)이 8, 9분에 이르렀으니, 원하옵건대, 금년 조세(租稅)는 한 섬[石] 이하의 것은 면제하여 주기를 비옵나이다." 하여, 그대로 따랐다. (⟪세종실록⟫4/10/5) * (장마가 계속될 것 같아 밀·보리가 성숙하는 대로 재촉하여 베게 하다) 경기 감사에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서도좌창 <제전-祭奠>이 독백(獨白) 형식의 넋두리로 시작하던 노래였다는 이야기와 함께 ‘함종의 약률’, ‘연안, 백천의 황(왕)밤 대추’와 관련된 이야기들, 곧 함종이란 지역은 서도소리의 중시조라 할 수 있는 김관준(金官俊)이 태어난 곳으로 서도소리의 노랫말들과 서도의 창법을 정착시켰고, 재담과 배뱅이굿을 정리해서 김종조(金宗朝), 최순경(崔順景),이인수(李仁洙) 등에게 전해 주었다고 이야기했다. 또, 해서(海西, 황해도) 삼연(三沿)의 한 곳인 용강은 평안도의 대표적인 민요 <긴아리>의 발생지로도 유명한 곳이라는 이야기, <제전>은 창을 시작하기 전, 인생무상을 강조하는 푸념조의 넋두리가 나온 다음, 창(唱)으로 이어갔으나 지금은 이를 생략하고 있다는 이야기 등을 하였다. 50년대 전후, 활동하던 서도의 명창들이 전해 주었다고 하는 독백형식의 넋두리 대목의 한 예를 벽파(碧波)의 《가창대계》를 통해 소개하였으나, 현재는 그 사설은 생략된 채, 불리고 있다. 이번 주에는 평양에서 이정근에게 배웠다고 하는 박기종이 전해 주는 넋두리 대목이 있는데, 앞에서 소개한 바 있는 벽파의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오늘은 24절기 가운데 열아홉째 ‘입동(立冬)’으로 겨울에 들어가는 날입니다. 예로부터 우리 겨레는 이날 '치계미(雉鷄)' 잔치를 벌였습니다. 치계미는, 입동(立冬)ㆍ동지(冬至)ㆍ섣달그믐날 같은 때에 마을에서 양로 잔치를 벌였던 것을 말합니다. 본래 치계미는 사또의 밥상에 올릴 반찬값으로 받는 뇌물을 뜻하였는데, 마치 마을의 노인들을 사또처럼 대접하려는 데서 온 풍속입니다. 아무리 가난한 사람이라도 한해에 한 차례 이상은 치계미를 위해 금품을 내놓았다고 하지요. 그러나 그마저도 형편이 안 되는 사람들은 ‘도랑탕 잔치’로 대신했습니다. 입동 무렵 미꾸라지들이 겨울잠을 자기 위해 도랑에 숨는데 이때 도랑을 파면 누렇게 살이 오른 미꾸라지를 잡을 수 있었고, 이 미꾸라지로 추어탕을 끓여 노인들을 대접했는데 이를 도랑탕 잔치라고 했습니다. 추운 겨울을 앞두고 어르신들의 원기 회복과 건강을 비손하는 따뜻한 공동체 문화였습니다. 미꾸라지는 한의학적으로 성질이 따뜻하고 독이 없어 비위(脾胃)를 보하고 설사를 멈추게 하는 효능이 있다고 합니다. 추어탕은 뼈째 끓이기 때문에 칼슘, DHA, 비타민 등 겨울철 부족하기 쉬운 영양소를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애절한 서도좌창, <제전(祭奠)>을 소개하였는바, 이 노래는 남편을 저 세상으로 먼저 보내고 혼자 된 여인이 한식일을 당해 그의 무덤을 찾아가 음식과 술로 상차림을 하는데, 상 위에 올리는 각각의 제물과 그 위치, 등을 소개하였다. 오늘은 그 상차림 가운데 우리의 귀에 익숙치 않은 ‘함종의 약률’이라든가, ‘연안, 백천의 황(왕)밤 대추’란 무슨 말인가? 하는 이야기와 <제전> 앞부분에 독백형식의 넋두리 대목을 소개해 보기로 한다. 우선, 함종은 평안남도 강서군의 면(面)소재지로 알려져 있는 지역의 이름이며 약률(藥栗)이란 약이 될 정도로 몸에 좋다는 밤을 이른다. 우리가 알고 있는 충남지역의 ‘공주 밤’이라든가, ‘정안 밤’처럼 말이다. 또한 그 뒤로 이어지는‘연안, 백천의 황(왕)밤 대추’라는 말 역시, 연안이나 백천은 대추로 유명한 황해도 남부에 있는 연백군의 연안면과, 백천면을 가리키는 지역명이다. 그러므로 이들 지역에서 생산되고 있는 밤 같이 단단하고 큰 대추를 가리키는 말이다. 이처럼 서도지방에서 생산되는 몸에 좋다고 하는 약률 또는 대추 등을 제사상에 올렸다는 표현은 <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공명가> 후반부를 중심으로 소개하였다. 공명의 신통한 능력을 보고 난, 주유(周瑜)는 서성(徐盛), 정봉(丁奉)에게 명하기를 ‘공명은 살려둘 수 없는 모사(謀事)꾼이니, 그의 목을 베어오라.’라고 지시를 한다. 남병산에 올라가도 공명은 없었고, 강가에도 없었다. 이미 배를 타고 떠나가는 공명을 쫓아가며 그를 부르지만, 공명은 “내 너희 나라에 은혜를 베풀었는데, 나를 해코자 하는 이유가 무엇이냐를 물으며 떠나간다. 그럼에도 서성이 쫒아 오자, 공명을 안내하던 명궁(名弓), 조자룡(趙子龍)이 그들을 제어하니 그제야 포기하고 돌아가며 ”유황숙은 덕이 두터워 저런 명장을 두었지만, 오왕 손권은 다만 인재(人材)일 뿐“이라는 구절을 남기며 되돌아간다고 이야기하였다. 공명가는 산문체로 이어진 통절형식(通節形式)의 노래로 <엮음 수심가>조의 높게 지르거나 길게 뻗어나가는 가락들이 자주 나온다는 이야기와 함께 목을 조여 내며 떠는 졸음목의 표현법이 긴장감을 주고 있다는 이야기 등을 하였다. 이번 주에는 서도의 그 유명한 좌창, 제전(祭奠)을 소개한다. 이 노래는 남편을 먼저 저세상으로 보내고, 혼자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시즈오카현 누마즈(静岡県 沼津) 나들이를 함께 했던 이토 노리코 씨가 그제(22일) 첫눈 쌓인 후지산 사진을 라인으로 보내왔다. 누마즈는 항구 도시로 부산 자갈치 시장 같은 곳이라고 해야할까? 지난해 여름방학 때, 누마즈에서 30여 분 떨어진 미시마(三島)에 사는 노리코 집을 찾았을 때 다녀온 곳이 누마즈였다. 노리코 씨는 도쿄(신간센으로 미시마까지는 약 1시간 거리)에서 종종 찾아오는 자기 친구들을 데리고 누마즈항구로 가서 회도 먹고 전망대 구경도 한다고 했다. 항구 도시답게 횟집들이 곳곳에 있었지만 자갈치 시장 같이 사람들이 넘쳐나는 횟집 분위기는 아니었다. 식당은 어시장 큰 건물 2층에 있었는데 식당으로 향하는 조붓한 복도에는 참치 등 커다란 물고기 사진들이 즐비했던 기억이 난다. “이곳이 후지산이 가장 잘 보이는 곳이에요. 그러나 이런 여름철에는 후지산이 선명히 보이는 날이 적어요. 더욱이 오늘은 날이 흐려 유감스럽게도 후지산을 보기 어렵네요.” 노리코 씨는 식사를 마치고 나와 항구 건너편에 정면으로 보이는 후지산을 가리키며 그렇게 말했다. 그 대신 전망대에 올라가 후지산 쪽을 향해 세워둔 ‘후지산 사진’으로 만족해야 했다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공명가> 앞부분을 중심으로 소개하였다. 조조와 대치하고 있는 제갈양, 곧 공명이 오(吳)나라의 주유와 함께 전략을 논의하며 화공(火攻)이어야 승산이 있다는 점에 동의한 뒤, 주유는 걱정만을 하고 있을 때, 공명이 남병산에 올라가 동남풍이 불도록 하늘을 움직였다는 내용을 소개하였다. 이번 주에는 그 이후 부분을 이야기한다. 이러한 신통한 공명의 능력을 보고 난, 동맹국 장수인 오나라의 주유(周瑜)는 시기와 질투심이 생겨나 도움받은 것은 잊은 채, 오히려 공명을 해 칠 계책을 마련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그의 부하들인 서성(徐盛-吳나라의 장수이름), 정봉(丁奉-吳나라의 장수이름) 두 장수에게“공명은 도저히 살려둘 수 없는 모사(謀事)이니, 그의 목을 베어오라”라고 강력하게 지시하였다. 모사(謀事)란 “어떤 일을 꾸민다”라는 의미로 부정적인 일을 획책하는 말이다. 관련하여 속담에 “모사는 재인(在人), 성사(成事)는 재천(在天)”이라는 말, 곧 사람이 일을 꾸미지만, 성사 여부는 하늘이 한다는 말이 떠오른다. 주유의 명령대로 두 부하 장수가 공명을 잡으러 남병산에 올랐으나, 공명은 이미 몸을 피해 그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제갈량(諸葛亮)을 주제로 하는 <공명가(孔明歌>를 소개하면서 왜 이런 노래들을 <잡가>라 불러왔는지?, 또한 산조(散調)음악도 ‘헛튼 가락’ 또는 ‘흐트러진 가락’이라 했는데, 왜 산조를 그렇게 불렀는지를 얘기하면서 경서도 음악의 극치라고 평가되는 맑고 고운 노래들을, 잡가(雜歌)라 부르는 것은 당치 않다고 이야기하였다. 이번 주에는 서도의 대표적인 좌창, <공명가>를 소개한다. 정가(正歌)를 비롯한 판소리가 그러하듯 경서도 지방에서 널리 불려 온 좌창(坐唱)도 가사의 내용을 이해하지 못한 채, 그 소리만을 듣는다면 별반 재미를 느끼기 어렵다. 사설의 이해는 우선 되어야 한다. 공명가의 주된 내용은 조조와 대치하고 있는 공명이 오(吳)의 주유와 함께 전략을 논의하는 데 있어 화공(火攻)이어야 승산이 있다는 점에 공감하게 되지만, 겨울철에 동남풍(東南風)을 어떻게 기대할 수 있겠는가! 인간의 능력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한계에 모두가 난감해하고 있을 때, 공명이 선뜻 나서서 산에 올라가 동남풍이 불어오도록 하늘을 움직였다는 내용의 노래다. <공명가>에서 파생된 노래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