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출강>의 작곡자 김용실이 거문고 음악의 활성화를 위해 곡을 지었다는 이야기와 이민영이 25현 가야금으로 연주할 수 있도록 편곡하고, 연주했다고 이야기를 하였다. 거문고 원곡을 25현 가야금으로 편곡하면서 이민영은 가야금 <산조>에 보이는 연튀김 주법이라든가, 양손을 동시에 활용하는 수법 등을 다양하게 살려 보았다고 한다. 가야금은 신라시대 이래 현재까지 열두 줄을 지닌 현악기이다. 이를 법금(法琴)이라 부른다. 주로 정악(正樂)에 사용되어 오다가 19세기 중엽, 산조가 연주되면서 가야금의 체제가 변화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본래 산조(散調)라는 음악은 <헛튼가락>, 또는 <흐트러진 가락>이라고 했을 만큼, 연주자의 즉흥성이 강조되는 음악이다. 더욱이 가야금 산조의 경우에는 줄을 풀고 조이는 능력을 통해서 듣는 사람들을 긴장시키기도 하고, 반대로 이완시켜 주는 즉흥적 요소를 발휘하는 민속기악의 대표적인 음악이다. 산조의 음악형식은 만(慢)-중(中)-삭(數), 곧 느리게 시작해서 보통의 속도를 지나 더욱 빠르게 이어가는 틀을 지닌 음악이다. 이처럼 즉흥으로 진행되는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이민영의 25현금 독주회의 마지막 곡은 거문고 독주곡 <출강>이었다. 12명의 출연자가 이 곡을 위한 준비를 하는 동안, 나는 무대에 올라 가야금에 관한 이야기, 특히 우륵이라는 악사와 진흥왕에 관한 이야기를 하였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가야금을 품고 신라에 투항한 우륵은 그곳에서 주지, 계고, 만덕 등 3인에게 가야금을 가르쳤고, 그 제자들이 임금 앞에서 연주하니 임금은 크게 기뻐하였다. 그러나 신하들은 가야국은 망한 나라이고, 가야금은 망한 나라의 음악이라 이를 신라에서 취할 바 못 된다는 주장이었다. 이때 임금이 신하들에게 <악하죄호-樂何罪乎> 곧 가야왕이 음란해서 정치를 돌보지 않아 스스로 자멸한 것이지, <음악이 어찌 죄가 된다고 그러는가>라고 조용하게 타일렀다.” 이민영의 25현금 독주회에서 마지막으로 연주된 곡은 주인공 자신이 스스로 편곡한 12인의 중주곡 <출강>이었다. 실제 연주자들이 직접 작곡하거나 편곡을 하는 경우는 매우 흔한 일이고, 때로는 편곡을 통해 원곡보다도 더 유명해진 음악이 하나둘이 아님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그만큼 연주자들이 다루고 있는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지난주에 이어 이민영의 25현금 독주회 관련 이야기로 이어간다. 5살 때부터 피아노를 시작으로 해서 초등학교 때 성악, 가야금을 배우기 시작한 것이 계기가 되어 예술고에 진학했고, 대학을 거치며 김계옥 명인을 만날 수 있었던 배경이, 오늘의 25현금 독주회를 열 수 있는 바탕이 된 것이리라. 간단하게 연주소감을 남겨 보기로 한다. 첫 번째 곡, ‘꽃피는 이 봄날에’는 전반적으로 깔끔한 터치와 군더더기 없는 간결한 선율처리가 돋보였고, ‘초소의 봄’은 특유의 음색과 빠른 장단형태가 봄의 정취를 충분히 느끼게 해 주었다. 세 번째 연주된, ‘달빛 밝은 이 밤에’라는 곡은 북한의 가극, ‘금강산의 노래’에 나오는 서정적인 노래곡인데, 이를 가야금을 위해 편곡한 곡이다. 달 밝은 밤의 아름다운 경관이 다소 애처로운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으며, 선율의 흐름이 단조(短調)의 느낌을 충분히 살려주면서 강약이나 음양(陰陽)의 대비, 그리고 다양한 주법이 가미된 점이 특징이다. 네 번째 작품, ‘황금산의 백도라지 4중주’는 경기민요 ‘도라지’를 25현 금으로 연주할 수 있도록 새롭게 편곡하면서 음역을 확대했고, 또한 연주 기법에도 많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