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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나들이

화강암 바위 속에 결가부좌로 앉아 수행하는 부처님

경주 남산 불곡에 선정에 든 석불좌상을 만나다

 

 

 

[우리문화신문=최우성 기자] 경주 남산은 신라땅에 세운 불국토로 널리 알려져 있다. 신라시대에는 527년 법흥왕 때 불교가 공인받은 뒤 도읍지인 경주에서 볼 때, 남쪽에 높이 솟은 남산의 골짜기마다 수많은 불상과 탑과 절을 세웠다. 

 

신라인들은 인도나 중국의 바위벽 속에 세워진 석굴사원들을 보고, 신라땅에도 석굴사원을 세우고자 하였으나, 인도나 중국의 돌들과는 그 강도가 너무도 달라서 암벽을 쪼아내서 굴을 파내고 그 안에 부처님을 새기는 일은 하지 못하였다. 대신 토함산의 정상 부분에 동쪽을 향하여 석굴 형식의 절을 지었으니, 이것이 바로 석굴암이다. 토함산 석굴암은 정밀한 설계에 따라, 마치 돌로 된 건물을 짓듯이 세운 건축물이며 그안에 모셔진 불상과 보살상들은 불모(불상을 조각하는 사람)들이 으뜸 정성으로 조성한 조각상이다. 

 

한편 경주 남산 계곡에는 남쪽을 향해 있는 커다란 화강암이 있는 데 이 바위 안에  한 분의 석불좌상을 모셨다. 이 불상은 석굴암의 부처님처럼 크지도 않고 정형화된 모습은 아니지만, 토굴 속에 결가부좌로 앉은 채 혼자 수행하는, 그리고 무한의 깨침을 얻은 뒤 선정(禪定, 참선하여 마음의 내면을 닦아 삼매경에 이름)에 들어있는 모습으로 표현되었다. 이 불상은 정면을 정남향으로 하였다. 그런데 불상 딱 한 구만 들어가 앉은 모습으로 공간적 여유가 없다. 

 

특이한 점은 불상의 전체모습을 보려면 불상의 위에 있는 돌의 그림자가 얼굴을 가리지 않는 때를 알아야 한다. 계절마다 다른데 겨울에는 12월 동짓날을 중심으로 불과 1주일 앞뒤 태양이 남중하는 12시로 시간을 맞추어야만 온전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천년동안 오직 좌선의 선정에 들어있는 경주 남산의 돌부처님의 모습은 바로 이웃집 아저씨같은 정겨운 모습이다. 다른 어디에서 볼 수 없는 신라인의 모습이 바로 이런 모습이 아니었을까 생각되는 유일한 경주의 돌방 안에 모셔진 부처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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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성 기자

최우성 (건축사.문화재수리기술자. 한겨레건축사사무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