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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성이 빛날 푸른 용의 해, 갑진년

[정운복의 아침시평 191]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2024년은 갑진(甲辰)년으로 청룡의 해입니다.

 

한자 문화권에서는 ‘천간(天干)’을 의미하는 10간(十干)과 ‘지지(地支)’를 의미하는 12지(十二支)를 써서 60갑자를 표현합니다. 그 가운데 천간은 색을, 지지는 동물로 띠를 의미하지요. 갑이 푸른색을 의미하고 진이 용을 의미하니 2024년은 청룡의 해가 되는 셈입니다.

 

 

지지와 관련된 설화가 있습니다. 옛날 옥황상제는 나이를 잘 기억하지 못하는 인간들에게 나이를 알려주기 위하여 동물을 뽑아, 한 해를 대표하게 하고 순서를 정하기 위하여 강을 건너 먼저 도착하는 경주를 시킵니다.

 

소는 자신이 느리다는 것을 알고 하루 먼저 출발합니다, 쥐는 몸집이 작아 강을 건널 수 없으니, 소의 머리에 올라타서 결승점 앞에서 먼저 뛰어내려 1등이 됩니다. 소가 2등, 토끼는 수영을 못해서 징검다리를 놓느라…. 뱀은 너무 열심히 달려 다리가 없어져서…. 등등의 순서가 정해지게 됩니다.

 

용은 하늘을 나는 동물이기 때문에 강을 건너는 경주에 익숙하지 않았다고 하고, 다른 동물보다 강하고 똑똑해서 경주에 별로 관심이 없었다고 하기도 하고, 자신보다 약한 동물들에게 양보하기 위하여 뒤로 물러났다고 하기도 하지요. 어찌 되었거나 용은 5번째 순서에 자리 잡습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12지 가운데서 11개는 현실 세계에 존재하는 동물인 데 비하여 유독 용만은 상상 속의 동물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용은 임금의 상징이기도 했습니다. 임금이 앉는 의자를 용상, 임금의 얼굴을 용안, 임금이 입는 정복을 곤룡포라고 하는데 곤룡포에는 어김없이 용의 그림이 새겨져 있음은 물론입니다.

 

청룡은 동쪽과 봄을 상징합니다. 새로움이 태동하고 만물이 깨어나는 신성한 기운이 온 대지에 가득한 화기(和氣) 넘치는 해를 의미합니다. 그리고 자유와 창의성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아직도 전쟁의 상흔 속에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더 많은 자유가 주어졌으면 좋겠고, 임공지능(AI)으로 대표되는 디지털 시대에 인간의 창의성이 빛나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청룡은 공동체와 연결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올해는 총선이 있는 해입니다. 당리당략보다는 진정으로 국민을 위하는 정치인들이 뽑혔으면 좋겠습니다. 공익보다 사익을 우선시하는 관료가 있어서는 안 되고 일부 특정인의 이득을 위하여 다수를 저버리는 벼슬아치들이 있어도 안 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