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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우리 건축물의 아름다움 ‘흘림, 귀솟음’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4906]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우리나라 건축물에는 아름다움을 더하기 위한 여러 가지 기법을 썼는데, 흘림, 귀솟음, 안쏠림 따위가 그것입니다. 먼저 흘림을 보면 기둥의 굵기를 밑동에서 꼭대기까지 조금씩 달라지게 하는 것인데 민흘림과 배흘림이 있습니다. 민흘림은 기둥의 위쪽이 아래쪽보다 작게 마름된 기둥으로, 둥근기둥에 주로 사용하는데, 해인사 응진전, 화엄사 각황전 따위가 그 예지요.

 

 

배흘림기둥은 흔히 부석사 무량수전(無量壽殿)의 기둥을 그 대표적인 예로 드는데, 기둥의 가운데 부분이나 아래에서 3/1 지점이 다른 부분보다 볼록하게 배불러 있는 기둥입니다. 배흘림도 주로 원통형 기둥에 쓰는 것으로 이 배흘림 기법은 아래위를 같은 굵기로 기둥을 세웠을 때, 기둥의 중간 부분이 윗부분이나 아래보다 가늘어 보이는 착시현상을 교정해 주는 효과를 거둔다고 합니다. 배흘림 기법은 고구려의 고분벽화에서도 등장할 만큼 우리나라도 오래전부터 써왔는데 부석사 말고도 무위사 극락전(無爲寺極樂殿), 화엄사 대웅전(華嚴寺大雄殿), 강릉객사문(江陵客舍門) 따위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 전통 건축물에서 이러한 착시 보정효과를 거두기 위해 적용된 기법으로 귀솟음과 안쏠림도 있습니다. 귀솟음은 전각의 중앙에서 바깥쪽으로 갈수록 기둥의 높이를 조금씩 높여 지붕의 귀퉁이가 솟아오르게 한 기법입니다. 이는 기둥의 높이를 똑같이 할 경우, 떨어져서 보면 양 추녀가 아래로 처져 보이기 때문입니다. 안쏠림은 안오금이라고도 하는데 양쪽의 기둥 끝머리를 조금씩 안쪽으로 모이게 하는 기법이지요. 이는 기둥을 똑같이 나란하게 세웠을 경우, 건물이 옆으로 퍼져 보이게 되는 것을 막기 위한 매우 세심한 기술입니다. 우리 건축물을 볼 때 이런 기법을 눈여겨본다면 훨씬 재미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