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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공연과 전시

푸른 하늘을 날고 싶은 화가 황중연의 'Fly' 전

신촌 연세세브란스병원 본관 1층 (세브란스 아트 스페이스)

[우리문화신문=금나래 기자] 

 

바람이 그렇게 불어도 비가 그렇게 내려도 꽃은 핀다

이 넓은 우주에서 우리가 만난 것은 Miracle

서두르지 마 욕심부리지 마 마음과 인생은 우러나는 차처럼

당신이 웃어야 세상이 웃어요

삶이란 날마다 떠나는 여행

마음에 바람과 파도가 없다면 HEAVEN

아무리 힘들어도 끝은 있다고

 

글과 그림들이 하나같이 신선하다. 병원 갤러리에 들려 치유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 무한히 기쁘다. 다음은 <세브란스 아트 스페이스>에서 전시 중인 “Fly” 전(展)의 작가 황중환의 노트다.

 

 

 

 

 

 

 

 

 

 

 

 

 

 

 

남도 섬 여행길에 새로 개통되어 차가 다니지 않는 다리 위를 걸어 본 적이 있습니다. 바닷바람이 시원하게 가슴팍으로 불어오고 내 두 팔을 벌리고 바다 위를 걷는 순간, 그대로 날갯짓하면 실제로 날 것만 같았습니다. 어린 시절 꿈을 꿀 때마다 얼마나 높은 하늘을 날았는지도 생각납니다. 아이들이 키가 클 때면 하늘을 나는 꿈을 꾼다는 말도 있었지만, 저는 제가 새가 아니었을까 생각하곤 했습니다. 어린 시절 첫사랑이 내 고백을 받아준 날 집으로 돌아올 때도 분명 내 두 발은 공중을 날고 있었습니다. 오랫동안 원하던 일이 이루어졌을 때, 나를 힘들게 하던 일들이 해결되었을 때, 행복한 마음이 가득할 때도 우리는 하늘을 나는 것 같은 기분을 느끼곤 합니다.

 

2023년 겨울, 코로나 후유증과 지독한 슬럼프로 힘들어하며 개인전을 준비하던 때, 산에 올랐습니다. 땀을 뻘뻘 흘리며 산에 올랐다 내려오니 마음이 홀가분해졌고 초록 숲 위를 날아다니는 사람이 떠올라 그림을 그리게 되었습니다. 슬럼프에서 해방되는 느낌이라 행복하고 기분 좋은 에너지를 담으며 그림을 그렸습니다.

 

오렌지색 하늘의 구름 위를 나는 '밀루와 나'라는 작품은 우리 집 반려견 밀루의 마음을 그린 것입니다. 밀루가 처음 우리 집으로 온 뒤 첫 번째 여행을 떠나던 날. 너무 신나고 행복하게 펄쩍펄쩍 뛰던 강아지의 모습이 마치 하늘을 나는 것 같아서 그림으로 남겼습니다. 새는 하늘을 날 때 무거운 짐을 지지 않습니다. 사람도 가끔 가볍게 날아오르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한때 우리가 새였던 것처럼.

 

 

<전시 안내>

*기간 : 4월 30일까지

*전시 : 신촌 연세세브란스병원 본관 1층 (세브란스 아트 스페이스)

*기획 : 아트파크 02-733-8500 (ttps://www.iartpar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