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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치 그리고 행사

씨름판 풍경을 담은 김준근의 <시름판> 경매에 나와

서울옥션 <제180회 미술품 경매> 22일 열려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서울옥션은 오는 10월 22일 저녁 4시 서울옥션 강남센터에서 <제180회 미술품 경매>를 연다. 특히 고미술 마당에는 희소성과 예술성을 함께 갖춘 회화, 도자가 출품된다.

 

먼저 조선 후기 풍속화가 기산 김준근의 <시름판>은 다채롭고 역동적인 씨름판 풍경을 묘사하고 있다. 기산 김준근이 남긴 그림 가운데 일부 씨름도가 전하고 있으나, 출품작은 기산의 다른 작품 대비 상대적으로 큰 화폭에 제대로 된 씨름 한판과 그것을 구경하고 있는 다양한 관중들의 모습을 전체적으로 담고 있으며, 그것을 표현한 필력 또한 세밀해 눈길을 끈다.

 

 

 

조선시대 춘화첩 두 점 또한 이번 경매의 주요 출품작이다. 특히 111번 랏(Lot)으로 출품된 춘화첩의 경우 모두 10폭으로 이뤄졌으며 인물의 비례나 이목구비, 표정 등이 기산 김준근의 필치를 연상시킨다. 종이의 질 또한 기산의 다른 작품과 비슷해 수결(사인)은 없으나 작가가 특별 주문을 받아 제작한 작품으로 여겨진다.

 

자라 모양의 주전자로 등껍질 부분에 낙서(洛書, 고대 중국에서 예언이나 수리의 기본이 되었던 무늬) 시문 되어 있는 <백자청화낙서문자라형주자>, 건물이나 누각, 계단의 난간 역할을 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청자철화당초문난주> 등 주요 박물관 소장품 외에는 전하는 예가 많지 않아 희귀한 도자 작품도 이번 경매를 통해 만나볼 수 있다.

 

 

 

이와 함께 천경자, 백남준, 이중섭 등 한국 근현대미술 거장의 작품과 더불어 최근 미술시장에서 주목도가 높은 이배 등의 작품이 출품된다. 특히 서울옥션 <제180회 미술품 경매>에는 올해 탄생 100돌을 맞은 천경자의 <여인의 초상>이 출품된다. 출품작은 보랏빛 색조가 화면 전반을 아우르는 가운데 한 여인이 우수에 찬 시선으로 정면을 응시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여인, 그리고 그녀가 쓰고 있는 화려한 화관과 주위를 날아다니는 나비 등이 자아내는 신비롭고 환상적인 분위기에서 감상자는 이 작품이 작가의 자화상인 동시에 작가가 표현하고자 했던 초월적인 여인상을 담고 있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다.

 

 

미디어 아트 거장 백남준의 대형 작품 <로봇 피에르>도 새 주인을 찾는다. 1994년 제작된 이 작품은 램프를 손에 쥔 채 앞으로 걸어 나가는 듯한 포즈와 얽혀 있는 케이블, 긴 고깔 모자가 돋보인다. 로봇 구조물의 얼굴과 가슴 등 주요한 신체 부위에서 영상이 재생되고 있어 현대인의 시각과 감정을 기술이 어떻게 대체하고 있는지를 예술적이고 상징적으로 보여주며 기술과 예술의 융합을 모색했던 작가의 철학을 엿보는 것이 가능하다.

 

이중섭의 <아이들과 끈>은 작품 왼쪽 윗부분에 적힌 ‘태현군’이라는 글씨를 통해 작가가 첫째 아들 태현에게 보낸 그림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아이들의 신체 일부가 끈으로 연결된 모습은 작가가 두 아들에게 자주 그려 보낸 소재로, 출품작에서는 다섯 아이의 모습이 경쾌한 구성을 이루며 천진난만한 모습이다.

 

 

작가가 둘째 아들 태성에게 보낸 비슷한 도상의 작품을 지난 2021년 이건희 수집품 기증으로 제주도 이중섭미술관에서 소장하고 있다. 이중섭이 두 아들에 대한 깊은 애정으로 같은 편지의 내용과 그림이라도 두 개를 만들어 두 아들에게 각각 보내곤 했다는 점을 살피면 출품작은 이중섭미술관 소장품과 비슷한 시기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아울러, 전통적인 소재인 숯을 활용한 이배의 작품 두 점이 경매에 오른다. <불로부터-49-1>는 2m가 넘는 거대한 화폭에 숯을 빼곡하게 채운 작품으로 보는 각도에 따라 오묘한 빛의 결을 빚어내는 대작이다. 함께 출품된 <White Line – 6g>는 숯의 마티에르에 오일파스텔로 흰 선을 그어 물성과 회화의 조화를 한 화면에서 감상할 수 있다.

 

서울옥션 <제180회 미술품 경매>에 앞서 진행되는 미리 하는 전시는 12일부터 서울옥션 강남센터에서 진행되며 경매 당일인 22일까지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미리 하는 전시 시간은 날마다 아침 10시부터 저녁 7시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