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한국 바둑의 수호신, 신진서 9단이 농심신라면배에서 다시 한번 역사를 썼다. 21일 중국 상하이(上海) 그랜드 센트럴 호텔에서 열린 제26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최종국에서 신진서 9단이 중국 최종주자 딩하오 9단에게 242수 만에 백 불계승했다.
이날 대국은 최종국답게 치열하게 펼쳐졌다. 서로 많은 준비를 한 듯 초반은 팽팽하게 흘러갔다. 이후 승기를 뺏고 빼앗는 형국이 이어졌고, 후반 하변 싸움에서 나온 딩하오 9단의 실수를 신진서 9단이 응징하면서 승세를 굳혔다.
22회 대회부터 5년 연속 한국에 우승컵을 안긴 신진서 9단은 연승 숫자를 18로 늘리면서 대회 역대최다연승 기록도 새로이 썼다.

신진서 9단은 “지난 대회 6연승보다 올해 2연승이 더 어렵다고 느낄 정도로 오늘 바둑은 너무 힘들었다. 고비도 여러 번 있었지만, 이런 큰 승부에서는 실수 하나하나가 결과로 이어지기 때문에 이성을 잡고 마지막까지 집중했다”라면서 “이번 3차전에는 박정환 9단은 물론 설현준 9단도 동행해 함께 연구해 준 덕분에 시너지 효과가 났던 것 같다. 우승에 큰 보탬이 되어주지 않았나 싶다”라고 말했다.
한국 국가대표팀 홍민표 감독은 “열심히 싸워준 선수들이 자랑스럽다. 지난 대회 못지않게 벅차서 오늘 잠을 못 잘 것 같다(웃음). 모든 선수가 함께 만들어 낸 우승이라 더욱 기쁘다”라는 소감을 밝혔다.
대회가 끝난 뒤에 열린 시상식에서 양재호 한국기원 사무총장은 한국에 우승 트로피와 상금을 전달했다. 또한 4연승 한 김명훈 9단에게 연승상금 2,000만 원을, 3연승 한 중국 셰얼하오 9단에게 상금 1,000만 원을 주었다.
제26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에서 한국은 선봉 설현준 9단이 커제 9단에게 패했지만, 두 번째 주자 김명훈 9단이 4연승하며 우승에 청신호를 밝혔다. 이어 신민준 9단이 1승도 거두지 못한 채 돌아섰지만, 박정환 9단이 1승 1패로 바통을 신진서 9단에게 넘겼고, 신진서 9단이 2연승으로 우승을 확정지었다.
(주)농심이 후원하고 한국기원이 주최ㆍ주관하는 농심신라면배의 우승상금은 5억 원이며, 본선에서 3연승 하면 1,000만 원의 연승상금(3연승 뒤 1승 추가 때마다 1,000만 원 추가 지급)을 준다. 제한시간은 각자 1시간에 초읽기 1분 1회가 주어진다.
◇ 제26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각국 출전선수(푸른색은 탈락자)
-한국 : 신진서(2승)ㆍ박정환(1승 1패)ㆍ신민준(1패)ㆍ김명훈(4승 1패)ㆍ설현준 9단(1패)
-중국 : 딩하오(1패)ㆍ리쉬안하오(1승 1패)ㆍ셰얼하오(3승 1패)ㆍ판팅위(1패)ㆍ커제 9단(2승 1패)
-일본 :시바노 도라마루(1승 1패)ㆍ이치리키 료(1패)ㆍ쉬자위안(1패)ㆍ이야마 유타 9단(1패),히로세 유이치 7단(1패)
한국기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