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청년 예술가 이경환 작가의 새책 《나를 빚는 시간》(비전비엔피 애플북스)이 나왔다.
우리는 매일 괜찮은 척하며 살아간다. 세상이 정해놓은 ‘정상적인 사람의 틀’ 안에서 흠집 하나 없는 모양으로 살아야 한다는 강박은 우리를 조금씩 지치게 한다. 완벽해야 사랑받을 것 같고, 망가지면 돌이킬 수 없을 것 같아 열심히 앞만 보며 살아가지만 어느 순간 문득 깨닫게 된다. 나는 언제부터 이렇게 나 자신에게서 멀어진 걸까?
《나를 빚는 시간》은 이런 질문의 끝에서 도예가, 모델, 영향력자로 활발하게 활동하던 이경환 작가가 흙과 마주 앉아 써 내려간 삶의 기록이다. 흙은 거짓말하지 않았다. 조급한 마음으로 다루면 금세 비틀리고, 불안한 손끝은 금세 흠집을 남겼다. 완벽하게 만들려 할수록 오히려 더 쉽게 무너졌고, 멈춰서 마음을 고요히 가라앉히면 흙도 조용히 제 모양을 찾아갔다.
그는 도예를 하며 삶을 깨달았다. 흙이 단단해지는 건 불을 피하지 않기 때문임을, 누구나 견디고 싶지 않은 불안과 시련 속에서 자신만의 결이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이 책은 그의 깨달음의 기록이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말이 진부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그의 문장 속에서 그 말은 단순한 위로가 아니라 체험이 된다. 찌그러진 컵을 바라보며 ‘이 모양이 더 좋다’고 말하는 그의 시선처럼 흠집조차 쓰임이 되는 삶의 방식이 여기 있다. 도자기의 표면처럼 반짝이지 않아도 손에 쥘 때마다 마음에 닿는 온기가 있다.
이 책을 읽는 시간은 누군가의 성공담을 엿보는 시간이 아니라 내 안의 불안을 조용히 들여다보는 시간이 될 것이다. 세상의 기준으로 만들어진 틀에서 잠시 벗어나 나만의 속도로 숨을 고르는 연습이 될 것이다. 그가 흙을 빚으며 자신을 다독였듯 당신도 이 문장들을 따라가다 보면 스스로에게 ‘아, 그랬구나!’라고 말하게 될 것이다.
지금 당신은 어떤 모양으로 살아가고 있나? 혹시 너무 단단하게 굳어버려 마음이 숨 쉴 틈이 없지는 않나? 흙이 물을 만나야 생명을 얻듯 당신도 다시 부드러워질 수 있다. 흙을 빚듯, 나를 빚는 시간으로 들어가 보자. 불안했던 하루가 조금씩 따뜻해지고, 마침내 나다운 모양으로 단단히 빚어지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