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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살이

1927. 어머니가 누룽지를 긁어 올려놓으시던 살강


“미역국을 단숨에 마셔 버리고 빈 그릇을 살강에 놓는데 사립 쪽에서 인기척이 있었다.” 위 글은 한승원의 ≪해일≫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예전 한옥 부엌에는 “살강”이란 것이 있었지요. 살강은 부엌의 부뚜막이나 조리대 위의 벽 중턱에 가로로 기다랗게 드리운 선반을 말합니다. 
 

살강은 보통 대나무로 발을 엮거나 긴 통나무를 두 개 엮어서 만드는데 밥그릇이나 반찬그릇을 올려놓고 쓰기에 편하게 한 것입니다. 살강은 대부분 1층의 구조로 되어 있지만, 더러 살강 위에 한 개의 선반을 더 얹어서 2층으로 만들어 쓰기도 하였는데, 위 칸에는 소반이나 허드렛상을 얹어 놓는 등 부엌을 더 넓게 쓰기 위한 수납공간이었던 것이지요.

어머니께서 누룽지를 긁으시면 언제나 살강 위에 놓아두셨습니다. 하지만, 종종 쥐란 놈이 먼저 실례를 하기도 해서 어머니께서는 누룽지를 담은 그릇을 더 큰 그릇으로 덮어두곤 하셨지요. “살강”, 이제 보기 어려운 것이지만 살강을 보게 되면 어머니께서 “얘야 살강 위에 누룽지 있다.”라고 하실 것만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