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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살이

1924. 조선시대에 있었던 조족등이 무엇일까요?


가로등도 없고, 플래시도 없고, 자동차의 불빛도 없던 조선시대에 사람들은 어두운 밤거리를 어떻게 다녔을까요? “차려 온 저녁상으로 배를 불린 뒤에 조족등을 든 청지기를 앞세우고 두 사람은 집을 나섰다.” 위 예문은 김주영의 ≪객주≫에 나오는 대목입니다. 여기에 등장하는 “조족등”이라는 것이 바로 조선시대의 밤길을 밝히는 도구였지요.

조족등(照足燈)은 밤거리에 다닐 때에 들고 다니던 등으로 댓가지로 비바람에 꺼지지 않게 둥근 틀을 만들고 그 안에 촛불을 켜는 등입니다. 특히 조족등은 순라꾼이 야경을 돌 때 주로 썼다고 합니다.조족등을 이름 그대로 풀어 보면 비출 조(照), 발 족(足), 등잔 등(燈) 자를 써서 발을 비추는 등이라는 뜻이 되지요.

아무리 먼 길이라도 발밑을 보아야만 갈 수 있으므로 “천리길도 한 걸음 부터”라는 속담과 뜻이 통하는 것 같습니다. 조족등 없이 칠흑 같은 깜깜한 밤길을 가려면 돌부리에 채일 수도 있고, 물구덩이에 빠질 수도 있으며, 움푹 파진 곳에 헛짚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초롱불 수준인 조족등이 밝아야 얼마나 밝았겠느냐만 어두울 땐 이것도 큰 도움이 됩니다. 요즈음 점점 살기가 어렵다고 합니다. 앞날에 한 줄기 빛도 없다고 하는 사람도 많습니다만 옛 조상이 지녔던 희미하나마 우리의 발밑을 비춰주던 조족등을 떠올려 발밑부터 살피며 한 걸음 한 걸음 내디뎌 보는 것은 어떨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