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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 교토 금각사를 유명하게 한 사람은?

   

 
찬란한 금빛으로 눈부신 황홀한 교토 금각사는 일본인뿐만 아니라 교토를 찾는 사람들로부터 인기가 높은 절이다. 결코 싸지 않은 400엔의 입장료를 물고 들어가서 보는 것은 작고 아담한 연못 건너편에 우두커니 서 있는 금각사 하나뿐이다. 잔잔한 연못 건너편 금각사를 배경으로 방문객들은 저마다 가지고 온 카메라에 사진 몇 장을 찍고 발길을 돌린다. 금각사 뒤편으로 아담하게 꾸민 정원은 둘러보면 그런대로 운치가 있지만 대부분 이곳은 성큼성큼 걸어 돌아 나오기 일쑤다.

금각사를 다른 이름으로는 녹원사(鹿苑寺)라 부르는데 이 일대에는 과거에 서원사라는 절이 있었고 주변에는 요즘으로 치면 지체 높은 공무원(公卿)의 별장이 자리했던 곳이다. 경치가 썩 좋았던 듯 이 자리는 다시 무로마치시대 장수인 아시카가(足利義滿,1358-1408)의 화려한 정원을 갖춘 별장으로 활용되다가 명치 이후에는 금각사로 개조 되어 마침내 1994년에는 천년고도 교토의 문화재로 세계유산에 등록을 마쳤고 지금은 손꼽히는 교토의 볼만한 유적지로 자리 잡았다.

보기에 화려한 금박은 강렬한 자외선 햇살 탓에 10여 년이면 빛깔이 바래 다시 큰돈을 들여 칠(1986년에 1년 8달 동안 7억 4천만 엔 들여 개보수)을 해야 하는 문제가 있지만 거둬들이는 입장료 수입이나 교토의 이미지 제고에 더 없이 소중한 보물인 듯하다.

달랑 금박 입힌 자그마한 3층 전각 하나가 일약 세상에 크게 알려진 것은 미시마유키오의 소설 <금각사>에 힘입은바 크다. 당시 국보보존법에 따라 국보로 지정된 지 얼마 안 된 금각사는 1950년 7월 2일 새벽 21살이던 승려 하야시(林承賢)의 방화 탓에 홀라당 타버리는 사건이 발생하여 금각사는 물론이고 이 안에 안치되어 있던 국보급 불상들이 타버리는 사건이 벌어졌다.이 방화사건을 다룬 소설 ≪금각사≫ 덕분에 금각사는 세인의 주목을 받게 되었고 교토 시에서는 성금을 모아 1952년 3년여에 걸쳐 복원해 놓은 것이 지금의 금각사이다.

하야시의 불장난으로 불타버린 국보급 건축물은 소설로 다시 환생하여 복원됨으로써 천 년 고도 교토의 크고 작은 수많은 절을 제치고 관광유적지 1위 자리를 굳히고 있는 것은 매우 흥미 있는 일이다. 요즘 유행하는 스토리(Story) + 텔링(Telling)의 유적지라 할까? 건물만 달랑 있기보다는 이야기가 있는 유적지 그것도 “옛날 옛날에….”보다는 미시마유키오 같은 작가를 만난 금각사는 날개를 단 셈이다. 지금 금각사는 초가을의 드높은 푸른 하늘과 노오란 금박이 잘 어우러져 찾는 이의 카메라 셔터 수를 배로 늘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