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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한범 교수의 우리음악 이야기

31. 한국의 무형문화재 정책, 지금 홍역을 치르고 있는가?

   

 

문화재는 유형과 무형으로 구분된다. 유형이란 남대문이나 석굴암과 같이 형체가 있는 문화재이고 무형은 인간의 기예능과 같이 형체가 없는 문화재이다. 무형문화재 종목 안에 성악이나 기악과 같은 전통음악, 전통무용, 의식이나 놀이 등 등이 포함된다. 문화재 업무를 총괄하는 곳이 문화재청이다.

국악인 중에는 뜻밖에 무형문화재 정책에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 듯하다. 필자 역시 이 분야가 매우 중요한 문제점들을 다루는 분야이기에 학술대회에 참여해 논문을 발표하거나 토론에 참여하여 의견을 제시해 보기도 하였다. 그럴 때마다 가능한 한 현장의 목소리들을 청취해서 핵심 사안에 접근해 보려고 다수 전승자나 학자, 관계전문가, 일반 애호가들을 만나 대화를 나누어 보기도 했던 것이다.

대부분 전승자는 본인들의 입장만을 앞세워 일방적으로 행정당국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는 내용이 주류를 이루었지만, 학자나 전문가들은 비교적 객관적인 입장에서 행정당국과 전승자들을 비판하는 자세를 보이고 있어 대조를 이루었다.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종목들은 형평성을 고려하지 않은 지정이니 보유자를 비롯한 전승자들을 재인정하거나 재심사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기왕에 지정한 것은 인정하되, 단 전승이나 전수활동을 게을리하는 보유자들은 가려내어 그 인정을 해제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많은 전승자는보유자에게 이수증의 발급권이나 조교의 추천권을 주기 때문에 전승 구조가 무너지고 있다 “라면서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가 하면,명예보유자 제도를 정착시켜 전승구조의 숨통을 터놔야 할 것을 주장하기도 하였다.

또 어떤 사람들은 문화재청이 문화재를 보호하고 계승하려면 ‘간섭을 줄이고 지원을 강화해야’ 함에도 오히려 ‘군림하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라고 주장하는가 하면, 공정하게 지정 및 인정을 관리해야 하는 행정부처가 특정인의 보유자(후보)인정을 돕고 있는 것은 아니냐?하는 의문을 표하기도 하며, 정작 보유자의 이익집단화 경향에는 적절한 대처를 못하고 있다고 비난하기도 한다.

모 교수는 이미 대학의 학과, 혹은 교과목으로 자립하고 있는 종목은 이미 문화재 보호정책의 상당한 성과를 의미하기 때문에 지정을 해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중요무형문화재의 지정은 예술적 가치가 높은 것을 대상으로 하는 것인데 그렇다면확산하고 있는 종목은 그 가치가 떨어지는 것을 의미하는 것인가 “라고 되묻기도 한다. 그렇지만, 보유자 자격 요건으로현직에 있는 전승자로 공공기관에서 급료를 받는 사람들, 특히 대학의 교수는 반드시 제외해야 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전수 지원금에서도 일본보다 너무나 낮으니 대폭 상향 조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명예직이니만큼 생계의 위협을 받는 사람들만 지원해야 한다는 주장들이 맞서고 있다.

무형문화재의 전승과 보존이라는 대명제를 올바르게 수행해 나가기 위한 정책을 둘러싸고 주무관청이나 관계자들이 모두 승복할 수 있는 해법은 없는 것인가? 복잡하고 다양한 주장 중에서 우리가 모두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의견을 모은 후에 수용하는 태도가 그 묘책을 찾는 방법이 될 것이며 그 해결책의 하나라 생각된다.

전승구조와 관련되어서는 많은 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 대표적인 문제가 ‘전수자 및 이수자에 관한 문제’, ‘전수교육조교와 관련된 문제’, ‘준 보유자의 환원문제’, ‘보유자 인정 및 그 절차에 관한 문제’, ‘보유자 인정 후의 전승활동과 관련한 문제’ 그리고 ‘명예보유자에 관한 문제’ 등이다.

이들에 관한 문제는 관계법령이나 법규를 검토해 가면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어느 한 쪽만을 위한 해결책은 또 다른 문제점들을 노출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한국의 문화재 정책은 지금 홍역을 치르고 있다. 더운 여름밤, 문을 열면 시원한 바람과 함께 모기와 파리 등 해충들도 들어오게 마련이다. 문을 여는 목적은 시원한 바람을 맞기 위함인데, 불청객인 해충들이 함께 들어오기 때문에 사람들이 만들어 낸 지혜가 곧 방충망이란 것이다.

방충망과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는 법규나 보완대책이 시급한 이유는 병충해는 막고, 시원한 바람만을 맞을 지혜가 작금 무형문화재 전승자들과 관계자들에겐 필요한 시점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