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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의 지정 또는 인정의 해제와 관련된 조항으로 “국가지정문화재로서의 가치를 상실하거나 기타 특별한 사유가 있는 때”에는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그 지정을 해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한 “보유자가 신체 또는 정신상의 장애 등으로 인하여 당해 문화재의 보유자로서 적당하지 아니하다고 인정되거나 기타 특별한 사유가 있는 때”에는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보유자의 인정을 해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보유자가 신체 또는 “정신상의 장애”와 “특별한 사유”가 있다는 말은 구체적으로 어떤 경우인가? 만일 보유자가 신체 또는 정신상의 장애로 전수활동이나 발표공연을 할 수 없을 경우에는 당연히 명예보유자로 전환해야 한다. 그리고 특별한 사유에 속하는 경우는 ‘장기간 해외에 체류하는 경우’ ‘전수교육을 게을리하여 진전이 없는 경우’ ‘의무사항인 공개발표를 이유 없이 안 하는 경우’ ‘보유자로서의 품위를 손상하거나 추락시키는 경우’ 등이 아닐까 한다. 이러한 경우에도 인정을 해제시켜야 마땅하다.
개인종목이나 단체종목 구분 없이 1년을 주기로 보유자들의 발표 무대를 의무적으로 지정해 주고 그 발표를 통해 정규 자격심사를 받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점 높아만 가는 이유도 문화재로 지정된 종목들을 정확하고 엄정하게 관리하라는 국민의 주문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문화재를 올바로 관리하는 일이, 곧 문화재청의 역할이라고 할 때에, 의무적인 공개 발표회의 부활은 더는 지체할 명분이 없다.
일부에서는 명예보유자 제도를 가리켜 고려장 명예퇴직제라는 부정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지만, 이는 국가의 무형문화재를 건강하게 계승하고 보존하기 위한 국가적인 차원에서 내려진 결정 사항임을 이해해야 한다. 명예보유자 제도는 기준과 원칙을 세워 투명하게 운용한다면 전승구조에 신선한 자극이 될 수 있을 것이며, 활기를 불러올 것이 분명하다.
그동안 국가지정 무형문화재의 전승자들인 전수자와 이수자, 전수교육조교, 보유자, 명예보유자 등의 인정과 그 절차에 관하여 관계법령을 검토하면서 문제점을 제기해 보고 이에 대한 대응방안을 제시해 보았다. 다시 한 번 간추려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전수자의 교육기간은 최소한 고등학교의 3년 과정과 대학 4년 과정을 합한 <7년 이상>이어야 하고, 전수 장학생의 연령기준을 굳이 18세 이상으로 정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예능은 조기교육이 바람직할 것이다. 이수자의 실기평가 심사위원단은 최소한 7명 이상을 강조한다.
둘째, 이수증을 보유자나 보유단체가 발급하고 그 결과를 문화재청장에게 알린다는 조항은 즉각 시정되어야 한다. 이수자의 선정은 과거제도의 개념을 도입하라. 보유자들의 전수생 뿐 아니라, 보유자 후보나 전수교육 조교들에게 전수받은 전수생, 또는 일반 대학이나 학원에서 연마한 전수생들도 참여 시켜야 하고 독학자들에게도 기회를 주어야 한다.
셋째, 전수교육 조교의 선정은 “이수증을 교부받은 자나 이에 상응하는 기ㆍ예능을 가진 자”로서 10년 이상의 수련기간을 증명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하며 반드시 특정인의 추천을 받을 필요 없이 자천도 가능하게 해 주어야 한다. 전수교육 조교의 수를 확대하면 특정 종목, 특정 유파만이 문화재로 지정된다는 편견은 사라지게 될 것이며, 각 유파의 균형적인 계승이나 발전을 기약할 수 있다. 구태여 그 수를 제한하거나 2배수를 고집할 필요도 없다.
넷째, 전수교육 조교에서 20~30년씩 머물러 있도록 방치 할 것이 아니라, 경력과 실적, 기ㆍ예능의 수준 등을 공정하게 평가하여 <준 보유자>로서의 명예와 대우를 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개방적 경쟁사회에서 소수 특정인만 보유자로 인정한다는 인식을 불식하고 전승자들의 의욕 상실, 사기저하를 해결하여 전승활동을 활성화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 실제로 전수교육 조교의 적체현상이 심각하다. 보다 상위개념인 <준 보유자>제도의 환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다섯째, 중요무형문화재의 기ㆍ예능을 보유하게 되는 보유자로서의 명예와 실력은 전수자 7년, 이수자 10년, 전수교육조교 10년, 보유자 후보 10년 이상으로, 최소한 37~40년의 공력을 담보로 해야 한다. 문헌적인 조사는 현재의 2~3인의 전문가에서 5인 이상이어야 하고, 기량평가단은 관계전문가 10인 이상으로 객관성을 확보해야 한다.
여섯째, 보유자 인정 후의 활동을 평가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 전수실적을 평가하는 <전수교육 평가발표회>와 보유자의 연 1회 이상 의무적이었던 <공개발표회>의 제도를 부활시켜 원형의 계승과 보존이라는 무형문화재의 지정 목적을 잃지 않아야 한다.
일곱째, 명예보유자 제도는 기준과 원칙을 세워 엄정하고 공평하게 운용한다면 전승구조에 신선한 자극이 되어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 분명하다.
이상으로 법규검토를 통해서 문제점을 추출하고 이에 대한 보완대책을 제시해 보는 이유는 더운 여름밤을 시원하게 보내고자 병충해는 막고, 시원한 바람만을 맞을 방충망(防蟲網)과 같은 지혜가 무형문화재 전승자들과 관계자들에게 필요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