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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살이

봄비와 함께 찾아오는 우수(雨水)

환한 봄바람이 분다 하늘은 끝내 응고된 기다림을 풀어 급강하하는 꿈으로 환원하다. 이 구절은 자작 시 '봄이 흐르는 비'의 일부이다. 어쩌면 기다리고 기다리던 봄은 봄비와 함께 꿈을 가지고 오는지도 모른다. 그 봄비가 겨우내 얼었던 얼음장을 녹이고, 새봄을 단장하는 예술가인지도 모른다. 그래서인지 봄비를 기다려 본다. 봄가뭄이 우수엔 봄비가 오셨으면 좋겠다. 벌써 저 산모퉁이에는 마파람(남풍:南風)이 향긋한 봄내음을 안고 달려오고 있을까? 동네 아이들은 양지쪽에 앉아 햇볕을 쪼이며, 목을 빼고 봄을 기다린다. 봄의 절기인 우수, 경칩의 의미와 그 세시풍속을 알아보자. 우수는 입춘과 경칩 사이에 있는 두 번째의 절기이다. 해가 황경 330°에 올 때이며, 양력 2월 19일이나 20일에 온다. 옛사람은 우수 15일간을 3후(三候)로 나누어 초후(初候)에는 수달이 물고기를 잡아다 놓고, 중후(中候)에는 기러기가 북쪽으로 날아가며, 말후(末候)에는 풀과 나무에 싹이 튼다고 하였다. 흔히 양력 3월에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리지만 예로부터 '우수, 경칩에 대동강 물이 풀린다'고 할 만큼 이맘때 날씨가 많이 풀리고 봄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시기로서 새싹이 난다. 봄에 잎과 꽃이 필 무렵 겨울 동장군은 선뜻 물러나지 않겠다는 듯 꽃이 피는 것을 시샘하여 아직도 꽤 쌀쌀하게 추운 바람을 불어낸다. "꽃샘 잎샘 추위에 반늙은이(설늙은이) 얼어 죽는다"는 속담이 있다. 계절에 나누는 전래의 인사에도 "꽃샘 잎샘에 집안이 두루 안녕하십니까?"라는 것도 있다. 이 꽃샘추위를 한자말로는 꽃 피는 것을 샘하여 아양을 피운다는 뜻을 담은 말로 화투연(花妬姸)이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