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경제=이윤옥 문화전문기자]
이육사 시신을 거둔 독립의 불꽃 “이병희”
이윤옥
경성감옥 담장이 서로 손잡고 올라가는 여름
요즘 아이들 밀랍인형 고문실에 멈춰서 재잘대지만
차디찬 시멘트 날바닥 거쳐 간 독립투사 그 얼마더냐
지금은 공부보다 나라 위해 일을 하라
아버지 말씀 따라 일본인 방적공장 들어가서
오백 명 종업원 일깨운 항일투쟁의 길
감옥을 안방처럼 드나들 때
고춧가루 코에 넣고
전기로 지져대어 살 태우던 천형(天刑)의 세월
잡혀서 죽는 한이 있더라도 너만 죽어라
동지를 팔아먹지 마라 결코 팔아먹지 마라
혼절 속에 들려오던 아버님 말씀 새기던 나날
광야의 육사도 그렇게 외롭게 죽어 갔으리
뼈 삭는 아픔
숯 검댕이 영혼 부여잡으면서도
그러나 결코 비굴치 않았으리라
먼데 불빛처럼 들려오는 첫 닭 우는 소리를
어찌 육사 혼자 들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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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희 애국지사 (李丙禧, 1918.1.14~2012.8.2)
핼쑥한 모습이었지만 요양원 좁은 침대위에서 글쓴이를 반갑게 맞이해주시던 이병희 여사님은 이제 우리 곁에 없습니다. 그러나 제 손을 꼭 잡고 들려주시던 말씀은 지금도 어제 하신 말씀처럼 또렷이 기억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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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양원에 계실 때 그린 예쁜 꽃 그림 |
“그날 형무소 간수로부터 육사(이육사 시인)가 죽었다고 연락이 왔어. 저녁 5시가 되어 달려갔더니 코에서 거품과 피가 나오는 거야. 아무래도 고문으로 죽은 것 같아”라고 말하면서 자신이 출옥할 때만 해도 멀쩡하던 사람이 죽었다는 것을 믿을 수 없다고 하시던 이병희 여사님의 말씀이 기억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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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하게 웃으시는 영정 속의 이병희 애국지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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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더운 여름 날(2012.8.2) 님은 우리 곁을 떠나셨습니다. |
*이병희 애국지사에 관한 자세한 이야기는 여성독립운동가를 기리는
이윤옥 시집 《서간도에 들꽃 피다 》1권에 자세히 나와 있습니다
** 이 윤 옥 시인 :
시집으로 친일문학인 풍자 시집《 사쿠라불나방》<1>, 항일 여성독립운동가를 다룬 시집《서간도에 들꽃 피다》<1><2><3>, 시화집《나는 여성독립운동가다》, 여성독립운동가를 다룬 영문판 시집 《41 Heroines: Flowers of the Morning Calm 》을 미국 createspace 출판사에서 펴냈다. 그 밖에 우리말 속의 일본말 찌꺼기를 걸러내는 책 《사쿠라 훈민정음》, 《오염된 국어사전 》외 다수의 저서가 있다. ≪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문학세계문인회《 사쿠라불나방》<. 세계문인협회 정회원. 한국외대 연수평가원 교수, 민족문제연구소 운영위원회 부위원장, 국립국어원 국어 순화위원 역임. 현, 한일문화어울림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