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경제=김영조 편집국장]  최근 뉴스에는 "김치에 ‘나트륨 함량 등급표시제’ 도입해야“, 시판 포기김치 너무 짜다…“나트륨 등급 표시해야”, “짬뽕보다 ‘포장김치'가 더 짜다…하루 권장량 20% 넘어” 등 시판 김치에 비판적인 기사가 넘친다. 한국소비자원 발신 뉴스이다. 이런 지적은 종편 방송들의 토크쇼에서 이미 예감을 한 바 있다. 얼마 전 한 종편 토크쇼에서 전공과목별로 십여 명의 의사가 출연하여 김치가 건강에 좋으니 안 좋으니 하며 갑론을박 한 적이 있다.  

당시 나는 과연 저런 갑론을박이 우리 사회에 정말 필요한가 하는 걱정을 했었다. 우리 겨레가 수백 년 먹어온, 그것도 세계 5대 건강식품의 하나로 꼽히는 김치를 저렇게 시비를 건다면 과연 바람직한 일일까 말이다.  

그뿐만 아니라 특히 최근 종편 방송들의 경향을 보면 서양의학이나 약학 또는 영양학을 전공한 이들이 나와 우리 전통음식을 놓고 쉽게 비판을 하는 모습이 눈에 띈다. 서양 사람들의 처지에서 고민한 내용들을 마구 우리 전통식품에 적용해도 되는지 걱정이 되는 것이다. 그들은 우리가 즐겨 먹는 찌개 등도 나트륨 함량이 많다며 호들갑을 떨었다. 

우리 음식에 담긴 나트륨 함량을 걱정하기 이전에 나는 이들이 소금의 종류에 따른 문제점을 먼저 짚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 흔히 쓰는 소금은 예전과 달리 정제염이 아니던가? 먼저 소금의 종류에 대해 살펴보자. 

▲ 천일염과 정제염의 성분 차이

소금은 천일염과 정제염으로 나눈다. 그 두 가지는 성분에서 크게 달라진다. 먼저 천일염은 인체의 구성요소와 거의 같다고 한다. 그래서 꼭 먹어야 하는 것이 소금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 천일염에는 간수 등 해로운 물질이 있다 해서 염화나트륨만 골라 표백을 하고 코팅을 한 것이 정제염이다. 그렇게 되면 결국 정제염에는 사람 몸에 꼭 필요한 성분이 거의 없어지고 염화나트륨만 대부분 남게 된다. 그러니 사람 몸에 문제가 생길 수밖에. 

그런데도 방송에선 이들을 구분하지 않고 무조건 소금이 나쁘다고 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천일염에는 칼슘이 들어 있어 나트륨 섭취를 제한한다고도 말하는데 왜 그런 것에는 눈을 감고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문제는 김치를 수백 년 먹어온 우리 겨레가 유달리 혈압이 높았었는지 규명해야할 필요도 있다. 같이 들어 있는 성분과의 상관관계도 규명해야 하고, 천일염을 먹었을 때와 정제염을 먹었을 때 어떤 차이가 있는지 확인해야만 한다. 그런 연구 결과도 없으면서 단순히 염화나트륨이 많이 들어 있다고 김치가 좋지 않다는 식의 말을 하는 건 학자다운 태도는 아닐 것이다.  

▲ 한국인이 수백 년 먹어온 세계5대 건강식품 김치,        '김치예찬'이 실린 일제강점기 때 잡지 <별건곤>

어떤 이는 말한다. 식품을 다루는 정부기관이나 언론이 힘 있는 기업에는 눈을 감고, 힘없는 중소기업 제품이나 전통 관련 식품에 문제를 삼는 것이라고 말이다. 실제 거대기업이 만드는 탄산음료나 패스트푸드는 훨씬 유해할 지도 모른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도 김치만을 문제 삼고 탄산음료와 패스트푸드 얘기는 제대로 꺼내지 않는다.  

또 최근 일본 후쿠시마 원전 관련 괴담으로 수입되는 생선을 피하는 국민이 늘고 있지만 그에 대한 문제를 정확히 밝혀주는 정부기관이나 언론은 없다. 정작 그러한 것들은 입도 뻥긋 안하면서 수천 년 먹어온 김치에 대해 시청자들이 혐오감을 느낄 만큼 언론들은 호들갑이다. 당신들이 직무유기를 하고 있을 때 국민은 치명적인 문제를 떠안게 될지도 모른다. 어떻게 해야 진정으로 국민을 걱정하는 정부고 언론인지 심각하게 고민해주길 바란다. 김치가 좋으니 나쁘니 떠드는 이들이여! 당장 김치 없이 살아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