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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오늘 토박이말]덩거칠다

토박이말 되새김

[오늘 토박이말] 덩거칠다

[뜻]사람의 생김새나 움직임 따위가 매우 거칠다.
[보기월]얼굴은 덩거칠게 생겼는데 말은 아주 부드러웠거든요.

 
새해를 첫날을 잘 보내고 나흘을 딴 생각할 겨를이 없이 보냈습니다. 새해 둘쨋날 새벽에 아버지께서 아프시다는 기별을 받고 난 뒤 잠 한 숨 못 자고 응급실에서 밤을 새워야 했습니. 여러 가지 살피고 보니 쓸개에 덧이 났다는 걸 알았고 다음 날 바로 쓸개를 덜어내셨습니다. 꼼꼼히 살피지 않았으면 큰일 날 뻔 했지요.

참일 그날은 동무들과 만남이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에 제 새해 첫 일은 즐거운 놀이일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생각과 다르게 아버지 고수련이 되었습니다. 태어나 처음으로 몸에 칼을 대신 아버지께서 가장 놀라셨고 그 다음으로 놀란 사람은 저희들이었습니다. 놀라기도 했고 몸도 힘들었지만 그 만한 게 다행이라 생각했습니다. 

같은 방에 아버지 말고 세 분이 계셨는데 그 가운데 먼저 수술을 한 분이 있어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아픈 사람과 돌보는 사람들이 서로서로 힘이 되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사흘 만에 그 분이 나가시고 새로운 분이 들어오셨는데 겉으로 보기에 그렇게 좋은 느낌이 아니었습니다. 한참 뒤 그 분의 말을 듣고나서야 그 느낌이 잘못된 것임을 알았습니다. 얼굴은 덩거칠게 생겼는데 말은 아주 부드러웠거든요. 
  
수술을 해야 한다는 말을 듣고 기분이 좋을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 분도 그렇게 수술을 앞두고 기분이 좋지 않아서 말을 하지 않으니까 얼굴만 보고 그런 느낌을 받은 거지요. 

하루가 다르게 좋아지시는 모습을 보고 난 뒤이기 때문에 이렇게 마음 좋게 글을 쓰고 있습니다.  아버지 수술이 끝나기를 기다리는 동안 수 많은 사람들이 수술방을 드나드는 모습을 보며 새삼 속이 덧나지 않게 잘 챙겨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여러분도 몸 잘 챙기시기 바랍니다. 

이 말은 '풀이나 나무의 덩굴이 뒤엉켜 거칠다'는 뜻도 있다는 것도 알아 두세요. 그리고 '험상궂다'라는 말과 비슷한 말이니 '험상궂다'라는 말을 써야 할 때 떠올려 써 보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