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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오늘 토박이말]두발걸이

토박이말 되새김

[오늘 토박이말]두발걸이

[뜻]이쪽 저쪽 모두에 걸리는(관계를 가지는) 일을 빗대어 이르는 말
[보기월]공부와 놀이, 일과 놀이를 두발걸이 하며 즐기는 사람들이 가득한 나라가 되면 좋겠습니다.  

따뜻했던 날씨가 어제 오늘은 좀 쌀랑합니다. 하루를 지내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해가 넘어 가는 걸 보면 조금씩 낮이 길어지는 걸 눈으로도 느낄 수 있습니다. 시나브로 봄이 오고 있는 것이지요. 
 
여느 때보다 바쁘기도 했지만 여느 때보다 조금 짧은 듯한 배움쉼을 끝내고 만난 아이들은 참 밝았습니다. 두 이레 동안 열흘을 배곳에 나와서 어디 다녀올 겨를이나 있었을까 싶었는데 그래도 곳곳을 다녀왔다는 이야기를 하며 생긋 웃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배움을 쉬는 동안 하라고 내 줬던 일거리를 챙겨 보니 그 열매도 가지가지더군요. 

한 가지라도 빠뜨릴까봐 동그라미를 그려가며 꼼꼼하게 챙겨서 해 온 아이가 있는가 하면 텅텅 빈 가방만 매고 온 아이도 있습니다. 신나게 실컷 뛰어 놀기라도 했으면 좋으련만 좁은 방에서 슬기틀하고만 놀다가 온 아이을 보면 많이 안타깝습니다. 

어른들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일과 놀이, 둘 가운데 고르라고 하면 놀이를 고를 것입니다. 그런데 놀라고 하면 잘 놀지 못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마음껏 아니 제대로 놀 줄 모르는 우리들 모습과 닮았습니다. 

가장 일을 잘하는 사람은 놀 듯이 하는 사람이라고 합니다. 우리 아이들이 놀 듯이 공부를 할 수 있게 도울 수를 찾아야 합니다. 그렇게 하려면 먼저 쉬운 갈말(학술용어)로 가르치로 배울 수 있게 해야 하지요.  그렇게 될 날이 얼른 올 수 있도록 마음, 슬기, 힘을 모아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하루빨리 공부와 놀이, 일과 놀이를 두발걸이 하며 즐기는 사람들이 가득한 나라가 되면 좋겠습니다. 
 
'두발걸이'라는 말은 '양다리 걸치다'와 비슷하게 쓸 수도 있고, '투잡족'이라는 얄궂은 말을 갈음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래와 같이 쓴 보기도 있습니다. 

 -그가 자기에게 두발걸이로로 청혼을 했다는 걸 알았을 때, 그녀는 견딜 수 없는 모욕을 당한 것 같았다.(한국어대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