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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그린경제/얼레빗=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먹은금

[뜻] 몬(물건)을 사는 데에 든 돈(값)
[보기월] 사야 할 것들을 사고 보니 먹은금이 만만치 않게 많았습니다.

닷날 일을 마치자마자 평택까지 올라가서 저녁을 먹었습니다. 좋은 분을 만나 토박이말을 더욱 많은 사람들이 배우고 익힐 수 있도록 힘과 슬기를 모아 주시겠다는 다짐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말도움(상담)을 하시는 분이라 말이 얼마나 힘이 센지를 잘 아시고 토박이말 가르치기의 종요로움도 잘 알고 계셨습니다.

누리에 모든 일이 말과 걸리지 않은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래서 말을 일찍부터 챙겼어야 했다는 말씀이 참으로 고맙게 들렸습니다. 먼 길 다녀온 보람이 있어 좋았지만 고뿔에 걸린 몸을 생각하면 좀 쉬었으면 더 좋았을 것이란 생각은 내려 오면서 했습니다. 시골 집에도 다녀와야 해서 쉴 겨를이 적기도 했거든요.

그래도 잠을 좀 푹 자고 나니 몸은 한결 가벼웠습니다. 밝날(일요일) 시골 집 앞 한뎃잠터(야영장)에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더위 탓인지 물에 들어가서 물놀이를 하는 아이들도 볼 수 있었습니다. 집가심을 하고 나오기 바빠서 물에 발도 넣어 보지 못하고 왔긴 했지만 맑은 물을 보고 시원한 바람을 실컷 맞고 온 셈입니다.

집으로 돌아와서는 그동안 챙기지 못했던 집안 일을 챙겼습니다. 갈아야 할 것도 있고 버려야 할 것들도 있었습니다. 다음에 다음에 했던 게 한 달이 넘은 것도 있어 아이들 볼 낯이 없어서 더 미룰 수가 없었습니다.

한가게(마트)에 가서 사야 할 것들을 사고 보니 와서 먹은금이 만만치 않게 많았습니다. 쓰면 닳기도 하고 없어지는 것이 있어 돈이 들기 마련이지만 생각보다 많았습니다. 사 온 것들 바꿔 넣고 치우고 나니 아주 늦은 저녁을 먹어야 했습니다. 늦게 연 하루라 늦게 마무리를 하게 되었나 봅니다. 밀린 일을 해치운 뒤, 개운한 기분으로 새 이레를 열 수 있어 좋습니다.

 '먹은금'은 '비용'을 갈음할 수 있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예상금액'과 같이 '앞으로 들 돈'은 '먹을금'이라고 해도 괜찮겠다는 생각도 해 봤습니다. 어른들이 보기에 낯설고 얄궂게 보이기 쉽습니다. 하지만 어떤 말이 뒷날 우리 아이들이 쓰며 살기에 좋은 말인지 생각하면서 말을 다듬고 만들어 가야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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