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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오늘 토박이말] '무르녹다'

토박이말 되새김

  

   
 

[오늘 토박이말] 무르녹다

[뜻]1) 과일이나 먹거리가 넉넉하게 익어 흐무러지다.
[보기월] 밥과 감자를 먹고 난 뒤였지만 무르녹은 듯한 복숭아까지 입에서 살살 녹았습니다.

어제까지 해 낼 게 있어서 일을 끝내고 나니 잘 수 있는 때새가 얼마되지 않았습니다. 짧게 눈을 붙이고 일어난 기분으로 집을 나섰습니다. 제가 수레를 몰고 가는 날이었는데 무거운 몸으로 여러 사람의 목숨을 맡을 수가 없어서 차례를 바꿨습니다. 배곳으로 가는 동안 짧게 잔 게 단잠이었던지 낮에 그렇게 힘든 줄 모르고 지냈습니다. 점심을 먹고 좀 졸리긴 했지만 말이지요. 비가 오락가락 하는 게 장마철다웠습니다.

비가 그친 틈을 타서 아이들이 신나게 공을 차며 땀을 흘리는 게 많이 부러웠습니다. 배움때끝(학기말)이라 저도 해 달라고 할 게 있는데 바쁜 분들께 말을 꺼내기가 미안할 만큼 다들 많이 바쁘답니다. 그래도 한 가지씩 차례로 해서 뒷마감을 잘해야 하겠습니다. 일을 마치고 와 밥은 가시집에서 먹었습니다.

가시어머니께서 몸이 마뜩잖으시다는 기별을 받고 밥과 건건이를 싸 갔습니다. 걱정을 하고 갔었는데 저녁 채비를 하고 계신 가시어머니를 뵈니 마음이 조금 놓였습니다. 더 걱정할 일이 없길 빌며 싸 간 밥에 어머니께서 쪄 주신 깻잎으로 맛있게 저녁을 먹었습니다.

그리고 맛있어 보이는 감자까지 먹었지요. 거기서 끝이 아니었습니다. 가시아우가 복숭아를 내왔습니다. 밥과 감자를 먹고 난 뒤였지만 무르녹은 듯한 복숭아까지 입에서 살살 녹았습니다. '무르녹다'는 '2)일이나 됨새(상태)가 한창 이루어지는 데까지 이르다.'는 뜻으로도 씁니다.

아래와 같은 보기들을 보시고 자주 써 주시기 바랍니다.
1) - 무화가가 무르녹아 있다.(표준국어대사전) -터질 듯이 무르녹은 단 연시들의 살에 코를 들이박을 대로 들이박아 가면서 그것들의 단물을 빨아 먹었다. (허준, 속 습작실에서 )
2) - 분위가가 자연스럽게 무르녹았다.(표준국어대사전)
    - 연경궁 드높은 전각 안엔 완연히 봄빛이 무르녹았다.(박종화, 다정불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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