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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떨어져야 열매가 열리겠지요!

[허홍구 시인의 세상읽기 12]

[그린경제/얼레빗=허홍구 시인] 

뜨겁다 하였더니 어느새 가을이다.
떠나고 또 새롭게 다가오는 이 대자연의 순환을 지켜보면서
나는 나중 어떤 모습으로 떠나야 할까를 생각 하게한다.  

떠날 때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아름답고 당당하다.
남아공의 만델라 대통령은 국민들이 그토록 남아달라고 부탁했지만
더 나은 사회, 더 나은 국가를 이룩할 후진을 위해 웃으면서 물러났다
고향으로 가서 나를 키워준 계곡과 언덕, 시냇가를 거닐고 싶다고 했다  

여의도 신사로 불린 손학규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이
영광과 곡절이 교차한 20여년의 정치인생을 마감하고 정계를 떠났다.
사법심판대에 오르거나 들것에 실려 나가기 전에는 제 발로
정계를 떠나는 정치인을 좀체 찾기 어려운 때에 신선한 충격이었다.  

떳떳하게 일하고 당당하게 누리는 세상!
모두 함께 일하고 일한 만큼 소외 받지 않고 나누는 세상!
그런 대한민국을 만들려 했던 손학규는 이제 그 꿈을 접는다고 했다
그가 끝내 이루지 못한 소중한 꿈이 그의 아름다운 퇴장으로
더 활짝 꽃피는 세상이 되고 더 실한 열매가 열릴 수 있기 바란다.


   
▲ 그림 이무성 한국화가


             
                             
손 학 규*
 
저평가 우량주!
이 말은 오래전 대통령 선거 후보군 중에서
정치부 기자들이 평한 그의 인물평 이었다.
달리 설명하지 않아도 다 알고 있을 만큼
국민들에게 잘 알려진 깨끗한 정치인이다
 
패배의 아픔과 비판의 사선을 넘어
모르고 있었던 민심을 온몸으로 익혔다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정치인이 되겠다며
멀더라도 반드시 옳은 길을 가야한다는 각오
몸을 낮추고 귀를 열어 낮은 곳의 이야기 들었다.
 
그가 꿈꾸던 <저녁이 있는 삶>을 펼쳐보지도 못하고
아쉬움 속에 꽃잎처럼 떨어져 정치무대를 떠났다
꽃잎 떨어진 그 자리에 실한 열매가 열릴 것이다
 
*몇 번에 걸친 국회의원과 보건복지부장관
그리고 당 대표 등을 두루 거친 깨끗한 정치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