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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오늘 토박이말]물놀이

토박이말 맛보기

[그린경제/얼레빗 =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물놀이

[뜻] 잔잔한 물이 공기의 움직임을 받아 물낯(수면)에 잔물결이 이는 모습
[보기월] '물에서 노는 것'도 '물놀이'지만 '물이 노는 것'도 '물놀이'라는 것을 알고 쓰면 좋겠습니다.
 

이런 저런 일에 쫓겨서 제대로 쉬지도 못한 채 한 달이 다 흘렀습니다. 일 생각을 하지 않고 푹 쉬어 본 게 언제 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좀 쉬어 보려고 식구들과 함께 숲을 찾았습니다. 숨을 쉬면서 바로 맑음을 느낄 수 있는 그런 좋은 곳이었습니다.

물 맑고 쉬기 좋은 집이 있지만 갈 때마다 비가 오거나 나오기 바빠서 올여름에는 물에 들어가 본 적이 없습니다.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숲에 간 김에 물에도 들어가 봤습니다. 골짜기 물이라서 그런지 생각보다 많이 차가웠습니다.

어린 아이들은 들어간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입술이 시퍼래져서 물 밖으로 내 보내야 했습니다. 저도 물에 오래 있지 못하고 나왔습니다. 날도 저물어 가고 하나 둘 저마다 집으로 돌아가고 난 뒤 우두커니 놀던 곳을 보니 물놀이가 일었습니다. 바람이 불었던 것이지요. 그리고 하늘이 갑자기 어두워졌습니다.

그걸 보고 곧 비가 오겠다 싶어서 서둘러 집으로 가는 길에 비를 만났습니다. 집에 들어오고 나니 한 차례 발비가 쏟아졌지요. '물에서 노는 것'도 '물놀이'지만 '물이 노는 것'도 '물놀이'라는 것도 알고 쓰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작은 움직임에도 이름을 붙인 우리 한아비들의 꼼꼼함에 새삼 놀라기도 하면서 말이지요.

이 말을 알고 나면 '윤슬'도 '물놀이'와 걸리는 말이란 것을 절로 알 수 있습니다. '윤슬'은 '물놀이'가 없으면 안 되기 때문입니다. 아래와 같은 보기가 있습니다.

-잔잔한 바람이 불자 강가에 물놀이가 생겼다.(고려대 한국어대사전)
-아침 햇살을 받아 은빛으로 반짝이는 호수의 물놀이는 내 마음과 같다(고려대 한국어대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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