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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그린경제/얼레빗=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물초

[뜻] 온통 물에 젖음. 또는 그런 모양
[보기월] 물에 젖으면 물초라 하니까, 땀에 젖었으니 땀초라고 해도 되겠다 싶었습니다.

새로운 배때(학기)가 열리고 새로운 만남이 있었습니다. 배움을 돕는 것도 보람이 있지만 사람을 만난다는 것이 참 좋습니다. 서로 다른 삶을 살았기에 겪은 바나 아는 것이 모두 다르기에 서로가 서로에게 배울 것이 많기 때문입니다. 만나서 나눈 이야기에 더해 앞으로 이어질 만남이 기다려진답니다.

만남에 이어서 바쁘다는 핑계로 오르지 못했던 메에 올랐습니다. 아내와 함께 손을 잡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오르니 힘이 든 줄 몰랐습니다. 안 오는 사이 달라진 푸나무들이 낯설기도 했습니다. 벌써 잎을 떨구는 나무도 보이고 푸성귀를 심은 밭에 집을 지을 거란 알림도 보였습니다. 그렇게 참 많이 달라져 있었습니다.

밝날은 모자란 잠을 채우느라 늦은 아점을 먹었습니다. 집가심도 해야 하고 챙길 것들이 많았지만 이런저런 생각을 하느라 하지 못했습니다. 언제부터 딸아이가 발수레(자전거) 도움바퀴를 빼고 타고 싶다고 했었는데 그거라도 해야겠다 싶어서 바퀴를 빼는 일을 했습니다. 아이들이 헤엄을 배우러 갔다오자마자 바로 아이들과 활개마당(운동장)으로 갔지요.

도움바퀴를 달고 많이 타서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거라는 제 생각은 바로 빗나갔습니다. 해가 졌는데도 딸아이 뒤에서 잡고 달리기를 얼마 하지 않아서 땀이 비 오듯 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땀을 많이 흘리는데 일을 할 때와 다를 바가 없었습니다. 숨도 차고 땀이 하도 많이 흘러서 옷이 다 젖어버렸습니다.

물에 젖으면 물초라 하니까, 땀에 젖었으니 띰초라고 해도 되겠다 싶었습니다. 제가 잡고 가다가 놓아도 제법 비틀거리며 혼자 달리게 되자 뛸 듯이 좋아하는 딸아이를 보며 땀을 흘린 보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붉게 물들어 있다가 어둠이 깔리는 걸 보고 환하게 웃으며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새달이 열렸습니다. 좋은 일들이 가득한 날이 이어졌으면 좋겠습니다.
'물초'를 쓴 아래와 같은 보기들이 있습니다.
- 물초 된 옷도 벗지 아니하고 땀 씻을 수건도 미처 꺼내지 아니하여서...(최남선, 금강예찬)
- 갑자기 내린 비에 온몸이 물초가 되었다.(고려대 한국어대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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