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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그린경제/얼레빗=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바잡다

[뜻]1)마음이 자꾸 끌리어 참기 어렵다.
[보기월]그렇게 여러 날 바잡던 일을 하신 뒤라서 더욱 좋아 보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제는 아버지 고수련을 가는 날이라 새벽에 일어나 서둘렀습니다. 수레가 얼마나 밀릴지도 모르고 늦게 가서 해 넘어 가기 앞에 돌아오는 것도 그래서 마음이 쓰였습니다. 
 
꿈을 꾸는 가운데 꿈 속에서 울리는 때알이 소리에 놀라 잠이 깼는데 제 발 아래서 때알이가 울고 있었습니다. 서늘한 기운에 옷을 하나 더 입고 아침을 챙겨 먹었지요. 그렇게 나선 길 위에 오가는 수레들이 가득했습니다. 저와 다른 많은 분들은 꼬까잎(단풍) 구경을 가는 사람들이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두 이레 만에 뵌 아버지는 겉으로 보기에는 많이 좋아 보였습니다. 머리를 깎으신 이야기를 밝은 낯으로 해 주셨습니다. 일흔 날이 넘도록 아픔 때문에 머리 깎을 마음의 겨를이 없었는데 어제는 안 아픈 사람 같았다고 하셨습니다. 그렇게 여러 날 바잡던 일을 하신 뒤라서 더욱 기분이 좋아 보이셨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제까지는 몸이 좋으셨는데 제가 가 있는 동안에는 마뜩잖아 하셔서 제 마음이 더 쓰였습니다. 제가 가서 한 일이라고는 하시는 말씀 들어드리고 밥을 뜨신 숟가락 위에 건건이를 얹어 드린 일이 다 였거든요.^^
 
그리 바쁘게 지낸 어제는 생각도 많이 하고 뒷북을 많이 친 날이라 제가 죽을 때까지 두고두고 잊지 못할 날이 되지 싶습니다.   
 
'바잡다'는 위와 같은 뜻 말고 2)두렵고 걱정스러워 조마조마하다는 뜻으로도 쓰이는 말입니다. 아래와 같은 보기가 있네요.
 1)-몇 달 전부터 손을 꼽아 기다리던 즐겁고 바잡던 그날이 왔다.(표준국어대사전)
 2)-사람들은 왜적을 피해 토굴 속에서 바잡게 지내야 했다.(표준국어대사전)

 
  4347.10.20.ㅂㄷㅁㅈ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