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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그린경제/얼레빗=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바투

[뜻] 1)둘 사이가 썩(꽤) 가깝게
[보기월] 귀여워서 말을 걸어 보려고 바투 다가가면 멀리 달아가곤 했지요. 
 
날씨가 아주 틀림이 없이 딱딱 맞는 것을 보며 놀랐습니다. 비가 온다고 하더니 어제 아침에는 비가 왔습니다. 비가 오고 나면 더 쌀쌀해 질 거라고 하더니 점심 무렵에는 밖에서 불어 오는 바람이 찬바람틀을 틀어 놓은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그제까지 거추장스러웠던 웃옷이 생각났습니다. 이제부터는 날씨 기별을 더 잘 듣고 다녀야겠습니다. 

배곳에 가면 많은 아이들을 만나지만 보기만 해도 절로 얼굴이 펴지는 그런 아이들이 가끔 있습니다. 뭘 잘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남달리 잘 생기고 예쁜 것도 아닙니다. 모든 사람들이 그 아이를 보고 웃는 것도 아니구요. 자주 또는 오래 데리고 있는 분들은 고개를 절래절래 흔드는 아이인데도 말입니다. 

어제 아침에도 비받이를 들고 있는 그 아이를 만났습니다. 반갑게 이름을 부르고 손을 흔들어 인사를 하면 그 아이도 손을 흔들고 인사를 합니다. 말할 것도 없이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랍니다. 귀여워서 말을 걸어 보려고 바투 다가가면 멀리 달아가곤 했지요. 그런데 그러기를 여러 차례 한 뒤에는 인사를 했고 얼마 앞부터는 말을 하게 되었습니다. 

남다른 말과 짓으로 모르는 아이가 없을 만큼 이름도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모두가 울력해서 그 아이가 배곳에 오는 보람과 즐거움을 알게 해 주면 좋겠습니다. 그 아이가 우리를 웃음 짓게 해 주는 것만큼 그 아이도 웃게 해 주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바투'는 '밭다(때와 곳이 다붙어 몹시 가깝다)'의 '밭'+'우'의 짜임에서 소리가 나는대로 적은 꼴입니다. 이렇게 보면 무슨 뜻인지를 알기가 한결 나은데 그냥 '바투'를 봐서는 뜻을 미루어 생각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더욱 우리 토박이말을 더 많이 더 자주 보고 익힐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그러자는 분들이 쉬이 늘지 않아 안타깝습니다. 

위의 뜻과 달리 '2)때 사이나 길이가 아주 짧게'라는 뜻도 있으며 아래와 같은 보기가 있습니다. 
1)-어머니는 아들에게 바투 다가가 두 손을 움켜쥐었다.(표준국어대사전)
   -그는 농구화의 코끝을 적실 듯이 찰랑대는 물가에 바투 붙어 섰다.(윤흥길, 완장)
   -나는 꽃송이에 얼굴을 바투 갖다 대고 향기를 맡았다.(고려대 한국어대사전)
2)-머리를 귀밑까지 바투 자른 사내아이를 보았니?.(고려대 한국어대사전)
   -행사 날짜를 너무 바투 잡아서 그동안 매우 바빴다.(고려대 한국어대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