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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그린경제/얼레빗=배달말지기 기자]
 


[오늘 토박이말]박치다

[뜻]집어서 냅다 던지다
[보기월]그냥 살짝 넣어도 될 텐데 그걸 쓰레기통에 박쳐 넣고는 소리까지 지르고 가더군요. 


하늘이 구름을 덮고 있어 해를 볼 수가 없었습니다. 아침에는 서늘해도 해가 나면 웃옷을 살짝 벗을 만큼 따뜻했는데 어제는 내내 서늘했습니다. 이레끝에는 비가 올 거라고 하니 비가 오고 나면 가을도 훌쩍 지나갈 것만 같습니다. 

거칠어진 손발이 먼저 철이 바뀌는 걸 말해 주고 있습니다. 벌써 여러 사람이 고뿔에 걸려 힘들어 합니다. 엊그제 바람마저 불어서 차가운 아침에 밖에서 조금 떨었던 게 빌미를 준게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어떤 사람은 일덧(직업병)이라고 하는 것 때문에 가끔씩 웃을 일도 있습니다. 배곳을 지나다 쓰레기가 보이면 줍게 되는데 어제는 그걸 가로채서 버리는 아이가 있어 절로 입가에 웃음이 번졌습니다. 제가 골마루에 떨어진 쓰레기를 주우려는데 뒤에 오던 한 아이가 잽싸게 그걸 먼저 줍는 것이었습니다. 깜짝 놀라서 보니 그걸 들고 뛰듯이 뒤에 있는 쓰레기통 쪽으로 갔습니다. 그런데 그냥 살짝 넣어도 될 텐데 그걸 쓰레기통에 박쳐 넣고는 소리까지 지르고 가더라구요.  

뭔가 기분 좋은 일이 있었던 것인지 제가 멈춰 허리를 숙이는 걸 보고 누가 먼저 줍나 겨루고 싶었던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저는 지고도 기분은 좋았습니다. 꼲기(평가)에서 많은 점수를 얻는 아이보다 그렇게 떨어져 있는 쓰레기를 줍는 아이를 보는 것이더 반갑고 기쁩니다.

'박치다'도 낯선 말입니다. 하지만 '집어 던지다'다는 말을 써야 할 때 떠올릴 수 있으면 자주 쓸 수 있는 말이기도 합니다. 아래와 같은 보기가 있네요.
 -헌 옷가지를 쓰레기통에 박쳐 버렸다.(표준국어대사전)
 -영수는 일 년 전에 찍은 사진을 정리도 하지 않은 채 서랍 속에 박쳐 두었다.(고려대 한국어대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