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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그린경제/얼레빗=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반물빛

[뜻] 검은빛을 띤 짙은 쪽빛=반물
[보기월] 곤색이 아닌 반물빛 또는 반물 이란 토박이말을 쓸 수 있도록 가르치고 배워야 합니다.  

 
닷날(금요일) 저녁부터 어제 낮까지 만남과 잔치가 이어져 쉴 겨를이 없었습니다. 닷날 밤에는 앞에 같은 배곳에서 함께 지냈던 언니 아우들을 오랜만에 만났습니다. 비도 오고 다들 여러 가지로 바쁜 가운데도 먼 길을 달려 온 모두가 참으로 반갑고 고마웠습니다. 

엿날(토요일)은 아침부터 배움자리가 있었습니다. 낮밥을 먹을 때도 갈모임(학회) 일로 모여서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어진 배움자리를 끝내고 함께 일하는 갈친이가 가시버시가 되는 잔치에 다녀왔습니다. 뜰에서 하는 잔치라고 해서 비 걱정을 했는데 비는 오지 않아서 멋진 잔치 구경을 잘 하고 왔답니다. 

어제는 아이들을 셈갈,배월 잔치(수학 과학 페스티벌)에 데려다 주고 시골 집에까지 갔다오니 낮밥 때가 훨씬 지나 있었습니다. 다른 일이 있어서 바로 아이들을 데리러 가야했습니다. 잔치를 하는 곳 앞에서 아이들을 기다리고 있는데 지나가던 아이들이 지나가면서 주고받는 말이 제 귀에 거슬렸습니다. 

  "아까 그 곤색 바지에 흰 모자 쓴 애 괜찮지?"
  "그래, 하하하"

'곤색'이라는 말을 아이들 입에서 들을 줄 몰랐습니다. 하기야 보고 들어서 아는 말이 그 말이니 그렇게 쓸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다 어른들 탓이지요. '곤색'의 '곤'이 한자 '감(紺)' 의 일본말 소리라는 것을 아는 사람도 많지 않습니다. 우리 빛깔을 나타내는 토박이말을 제대로 가르치고 배우지 않으니 그렇습니다. '곤색'을 나타내는 토박이말은 '반물빛'입니다. 그냥 '반물'이라고도 합니다. 우리 아이들이 '곤색'이란 말을 쓴다고 나무라고 걱정하는 것은 아무 쓸모가 없습니다. 곤색이 아닌 반물빛 또는 반물 이란 토박이말을 쓸 수 있도록 가르치고 배워야 합니다. 그렇게 되도록 뜻을 모으고 힘과 슬기를 모아가야겠습니다.  
그래서 다음과 같은 말을 들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아까 그 반물빛 바지에 흰 모자 쓴 애 괜찮지?"
  "그래, 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