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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나들이

[화보] 호랑이에게 담배불 붙이는 세심사 "산신각"그림

 

   
▲ 담배를 피는 호랑이 산신

   
▲ 세심사 산신각 정면

   
▲ 산신각의 뒤편 측면 모습


[한국문화신문=최우성 기자]
사찰의 전각 중에는 산신각이 있다. 본래는 산신과 부처님은 별 관계가 없는 것이나, 불교가 한국에 정착하면서 자연을 존중하던 우리 조상님들이 모시던 토착신앙인 산신신앙도 포용하여 산신을 모신 집인 산신각도 불교의 전각 중에 하나로 자리하게 된 것이다.

불교에서는 부처님을 따르는 사람이나 신(神)만이 구원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아니라, 누구든 바른 도를 닦는다면 성불할 수 있다고 본다. 그래서 부처님을 전혀 모르고도 득도의 경지에 이른 사람을 혼자 도를 닦아서 성인이 되었다고 하여 '독성'이라 부르며, 이런 분도 독성각에 모신다.

또 하늘에 수많은 별들 중에는 북두칠성이 있고, 그 북두칠성과 모든 별이 어떤 별 하나를 가운데 두고서 빙빙 돌고 있는 모습을 발견하고는, 그 별을 북극성이라 부른다. 그 북극성이 하늘의 중심이라고 보고 이를 '치성광여래'라 부르고, 북두칠성은 치성광여래의 제자로 본다.  

또 한편 절이 있는 곳에는 크고 작은 산들이 있는데, 그 산에는 어디건 산의 주인인 산신이 있다고 본다. 절이 의지하고 있는 산의 산신은 어디를 막론하고 수염과 머리가 하얗고 인자하게 생긴 도사같은 노인이 구부러지고 멋진 나무로 된 지팡이를 집고 옆에는 호랑이와 동자를 거느리고 있는 모습이 많다.

때로는 산신 자체를 호랑이로 보기도 하는데, 절이 기대고 있는 곳이 대부분 산이기에, 그 산의 본래 주인을 존중하고 모신다는 뜻하기도 한다. 그런 산신각은 대부분 1칸짜리 작은 전각으로 지어지나, 더러는 3칸짜리 집에 산신 독성 칠성과 함께 모셔져 삼성각이라 하기도 한다.

오늘 올리는 산신각은 충청도 아산에 있는 작은 절 세심사의 산신각인데, 산신각 안에 모셔진 산신 보다도 전각 뒷편에 그려진 벽화가 너무도 해학이 넘치고 재치있고 재미가 있어 사진으로 찍어서 올린다.

세심사의 산신각 뒤편 벽에는 산신인 호랑이가 길고 긴 담뱃대는 혼자서 불도 붙일 수 없을 만큼 길어, 산에 사는 토끼가 내려와 산의 주인인 호랑이에게 담배불을 붙여주는 장면이 그려져 있었다. 일반적으로 보면 호랑이가 언제 잡아먹을 지도 알 수없는 일인데, 세심사 뒷벽에 그려진 호랑이의 모습을 보면 무섭기 보다는 인자하기 그지 없는 모습이다. 정말 재미있고 웃음이 절로나는 장면이었다.

 

  최우성(건축사.문화재수리기술자. 한겨레건축사사무소 대표)  

 
문화재수리기술자로 한국인의 삶을 담아온 전통건축의 소중한 가치를 찾아 기록하고 보존하는 일을 하고 있다. 북촌한옥마을 가옥 보수설계, 혜화동주민센타 개보수설계, 파주 화석정,  파산서원 등과 영주 소수서원의 정밀실측설계, 불국사 일주문, 안동하회마을, 제주성읍마을, 영주 무섬마을 등 문화재보수설계 일을 맡아했다. 포천시민의 종 종각설계, 용마산 고구려정, 도피안사 대웅전, 봉선사 종각 등을 설계하였다. 현재 한국불교사진협회 회원, 문화재청 문화유산사진작가, 불혹의 포토클럽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