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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한국문화신문 =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부아

[뜻] 억울하고 답답하여 성나는 마음(노엽거나 분한 마음)
[보기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이때처럼 지내면 부아를 낼 일도 없을 것입니다.
 
  "만남은 선물이다."
  제가 만남에 새기는 뜻이라서 만나는 사람들에게 늘 하는 말입니다. 엊그제 지난해 배움을 함께했던 아이들이 기별을 해 왔습니다. 참 마음인지 알 수는 없지만 보고 싶다는 말과 함께 말입니다. 가깝지 않은 길을 오가느라 몸은 좀 더 힘들었지만 마음은 좋게 지냈습니다. 무엇보다 아이들과 자주 웃으며 사이좋게 지낼 수 있어서 더 좋았었지요. 여러 아이들 말 가운데 토박이말을 배운 게 가장 재미있고 좋았다는 이야기가 꽃샘추위를 녹일 만큼 제 마음을 더 따뜻하게 해 주었습니다. 제게 또 하나의 선물같은 한마디였습니다.^^
 
 어제도 안친 일들을 뒤로 하고 하하호호 웃으며 즐겁게 공밀치기를 했습니다. 이기고 지는 것을 떠나서 땀을 흘리며 웃는 게 몸에도 좋게 느껴집니다. 그렇게 공과 함께 한바탕 입과 몸으로 서로 웃음을 만들다 보면 어느새 끝낼 때가 되어 아쉽기도 합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이때처럼 지내면 부아를 낼 일도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함께 어울려 노는 것이 좋다고 하나 봅니다. 
 
  일을 마치고 마련한 번개모임에서는 만남의 반가움을 나누고 새로 짊어진 마음의 짐들을 풀어 내는 뜻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선물과 같은 만남이 젊음과 뜨거움이 어우러진 새로운 토박이말 놀배움 물결로 출렁일 수 있도록 힘과 슬기를 모으기로 다짐을 한 값진 자리이기도 했습니다. 제가 느끼고 얻은 기쁨과 보람을 더 많은 분들이 누릴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오늘을 엽니다. 
 
   오늘 맛보시는 '부아'와 먼저 맛본 '가심'을 아시는 분들은 '부앗가심'이 '부아를 가라앉히거나 없앰'이라는 뜻도 헤아릴 수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말과 말을 잇고 갈무리해 보면 머릿속 낱말밭이 넓어져 좋습니다. 아래와 같은 보기가 있습니다. 
 
 -엄마가 동생의 방이 더러운 것을 보고 부아를 냈다.(고려대 한국어대사전)
 -동수는 일을 건성으로 하는 그녀를 보자 부아가 치밀었다.(고려대 한국어대사전)
 -윤태는 터지려는 부아를 참으며 이렇게 물었다.(유주현, 하오의 연정)
 
4348. 3. 12. ㅂㄷㅁㅈ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