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심우(尋牛): 소를 찾아 산속을 헤매는 장면 |
▲ 2.견적(見跡): 산속에서 소가 지나간 발자국을 발견함. |
▲ 3. 견우(見牛): 동자가 멀리에 있는 소를 발견함 |
▲ 4. 득우(得牛): 힘겹게 소를 붙잡아 소코에 고삐를 꿰어 길들이는 모습 |
▲ 5. 목우(牧牛): 거친소를 완전히 길들여 자연스럽게 놓아두어도 동자의 마음대로 됨 |
▲ 6. 기우귀가(騎牛歸家): 길들인 소를 타고 동자가 한가롭게 집으로 돌아옴 |
▲ 7. 망우존인(忘牛存人): 집에 돌아와서 보니 소는 간데 없고, 혼자만 남아있음. |
▲ 8. 인우구망(人牛俱忘): 자기 자신도 잊어버림. |
▲ 9. 반본환원(返本還源)은 이제 주객이 텅빈 원상 속에 자연의 모습이 있는 그대로 보임 |
▲ 10. 입전수수(入廛垂手): 바랑과 지팡이를 들고 중생구제를 위하여 속세로 나오는 모습 |
[한국문화신문=최우성 기자] 사찰의 벽화 가운데서 가장 많이 그려지는 벽화가 십우도(十牛圖) 또는 심우도(尋牛圖)이다. 본래 십우도는 불교의 선종에서 자신의 본성을 소에 비유하여 그 본성을 찾아 수행하는 중 그 수행의 단계별로 나타난 깨달음의 경지를 소를 찾아 길들이고 돌아오는 과정에 비유하여 그린 선종화의 대표적인 그림이다.
이 그림은 본래 중국의 송나라 때 보명이 그린 목우도와 곽암이 그린 십우도에서 유래한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곽암이 그렸던 십우도를 주로 많이 차용하여 그려오고 있다.
1. 심우단계는 어린 동자가 행자로 출가했으나 마음의 본성이 무엇인지 모른채로 그저 열성을 가지고 공부하겠다는 자세로 출가한 것을 표현.
2. 견적단계는 산에 가면 소를 찾을 수 있다는 말만 듣고 산속을 헤매던 동자가 소가 지나갔던 발자국을 발견한다는 것. 이는 열심히 참선 수행공부를 하다가 보면 본성에 대하여 어렴풋이 알게 된다는 표현
3. 견우단계는 소를 보았다는 것은 본성을 보았다는 것으로, 거칠고 다루기 힘든 자신의 본모습을 보게 된다는 표현.
4. 득우단계는 동자가 힘센 소를 붙들어 잡고 소와 힘들게 다툼하는 단계로, 이는 자신의 본성을 깨닫기 위하여 가진 고생을 하는 모습을 소를 길들이는 과정으로 검붉은 소의 몸이 서서히 흰소로 변해간다.
5. 목우단계는 거칠었던 소가 동자와 오랫동안 다툼 과정을 거쳐서 완전히 동자에게 길이 들어서, 이제는 가만히 두어도 달아나지 않게된 모습. 이는 동자가 선의 깨달음이 깊어져 탐진치의 욕망을 완전히 극복한 단계로 소의 모습 또한 완전히 하얗게 변한것으로 표현.
6. 동자가 소를 타고 집으로 오는 단계는 동자가 길든 소를 타고 여유롭게 피리를 불면서 집으로 돌아오는 모습. 이제는 소와 동자는 완전히 일체가 되어서 완전한 깨달음의 세계를 이룩하고 있음. 동자가 소의 등위에서 불어대는 피리소리는 육안으로 살필 수 없는 오묘한 득도의 경지를 음악으로 표현한다는 뜻.
7. 망우존인 단계인 집에 와서 보니 그리도 힘들게 붙잡아서 길들였던 소가 허망하게도 없어졌다는 것인데, 이는 그리 힘들었던 과정도 소도 모두가 깨닫기 위한 방편이었을 뿐으로 본성을 깨달은 뒤에는 이 또한 강을 건넌 뒤에 뗏목을 버리듯 버린다는 뜻.
8. 인우구망 단계는 소도 동자도 없는 원의 상태. 주관과 객관이 모두 없는 공의 상태를 표현
9. 반본환원 단계는 자연의 모습 그대로에서 깨달은 참된 진리의 세계를 표현
10. 포대를 짊어지고 지팡이를 짚고 속세로 가는 모습은 자신이 깨달은 진리를 이제 중생구제를 위하여 나간다는 뜻으로 상구보리로 얻은 진리를 하화중생으로 되갚는 다는 의미라 한다.
자신의 본성을 소에 비유하여 그 본성을 찾으러 나섰다가 어렵게 찾고 그 분성을 잘 길들여 마음대로 노닐다가 집으로 돌아와서 그 본성을 깨닫고 보니 본성이란 것 조차도 따로 있는 것이 아님을 알게 된 뒤 그 깨달음을 혼자 즐기지 않고, 결국 중생들을 구제하기 위하여 속세로 되돌아 온다는 선사들의 깨달음에 대한 이야기를 소로 표현한 것이 십우도 또는 심우도이다.
그런데 중국에서는 십우도가 아닌 말을 소재로 그린 십마도도 있다고 하며, 티벳에는 코키리를 소재로 그린 십상도도 있다고 한다. 모두가 본성을 소 말 코키리에 비유한 것임으로 그 대상만 다를 뿐 내용은 같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벽화는 강진 "백련사" 벽화이다.
최우성(건축사.문화재수리기술자. 한겨레건축사사무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