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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오늘 토박이말]한겻

토박이말 되새김

[한국문화신문 = 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한겻

[뜻] 하루를 넷으로 나누었을 때 하나만큼=반나절
[보기월] 한겻 동안 서서 왔다갔다 하고 나니 다리가 좀 아팠습니다.
 
  이틀 동안 이어진 배움자리에서 많은 것을 보고 들으며 많이 배우고 왔습니다. 알아 두면 좋을 것들을 알고 살아야 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아는 대로 또는 아는 만큼 움직이는 게 무엇보다 값지다는 것을 다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엿날은 더 자고 싶은 마음을 뒤로 하고 일어나 아이들 발공(족구) 동아리 겨루기 마당으로 갔습니다. 어디인지 몰라서 물어 갔더니 벌써 비롯했더라구요. 처음에는 지고 있었는데 뒤집어서 앞서 가다가 끝에는 아깝게 지는 걸 보면서 많이 안타까웠습니다. 세 차례 겨루기를 했는데 끝까지 못 보고 볼 일을 보러 갔습니다. 비록 기분 좋게 다 이기지는 못했지만 채비를 하는 동안 맡은 자리와 구실에 맞춰 움직이면서 어울림과 울력의 맛과 힘을 잘 배웠을 것입니다. 그늘도 없는 마당에서 땀을 흘린 아이들, 그리고 아이들을 돕고 기운을 불어 넣어 주신 여러 갈침이들께 큰 손뼉을 쳐 드립니다. 
 
  엿날 밤은 하늘 나라에 계신 어머니를 모시고 맛있는 먹거리를 나눠 먹었습니다. 좀 더 오래 저희들과 함께했으면 좋았을 텐데 그렇게 일찍 저희들 곁을 떠나 오셨던 곳으로 돌아가셨지요. 그곳에서는 잘 쉬고 계실 거라 믿고 있습니다.
 
  어제는 할아버지를 기리는 분들이 모이는 곗날이었습니다. 예순하고도 여섯째 모임인데 오시는 손님들을 모시는 일을 했습니다. 아침 일찍부터 채비를 해서 갔는데 손님들이 먼저 와 계셨습니다. 서른 분이 조금 못 되게 오셨는데 고기, 떡, 과일에 비빕밥까지 챙겨 드리는 일을 했습니다. 한겻 동안 서서 왔다갔다 하고 나니 다리가 좀 아팠습니다. 하지만 맛있게 드시며 이야기꽃을 피우시는 걸 보며 다리 아픈 걸 잊을 수 있었습니다. 
 
  하루를 둘로 나누었을 때 하나를 '나절'이라고 하고, '한 나절'을 다시 둘로 나누었을 때 하나를 '한겻'이라고 합니다. '반나절'이라고도 하지요. '반일'이라는 말을 써야 할 때 '나절'을 쓰고 '반나절'을 써야 할 때 '한겻'도 쓸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는 한겻이 지나서야 겨우 눈을 떴다.(표준국어대사전)
 
4348. 5. 18. ㅂㄷㅁㅈ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