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일제강점기 시절 오랫동안 가슴속에 품었던 태극기, 그 태극기를 보는 어머니(오희옥 지사)의 눈에는 어느새 눈물이 고입니다. 망국의 한을 품고 떠돌던 중국 땅에서 떳떳하게 내 나라 국기를 펼치고 싶었던 강렬한 희망 때문이었는지 어머니는 태극기 사진전이 열리고 있는 전시장에서 눈을 더욱 크게 뜨고 오래도록 태극기를 응시하셨습니다.“ 이는 유일한 생존 여성독립운동가 오희옥(95세) 지사의 아드님 김흥태 선생의 말이다. 서울중앙보훈병원에서는 국가보훈처의 제공으로 병원 1층 전시장에서 '광복 제76주년 기념, 문화재태극기 사진전'을 8월 26일까지 연다. '중앙보훈병원 독립기념 특별기획 순회전시회'로 기획된 이번 전시회에 어머니(오희옥 지사)와 아드님이 다정한 모습으로 태극기 앞에 서서 '그날의 감격'을 이야기하는 모습이 아름답다. 태극기에 대한 보통사람들이 갖고 있는 감정의 수백, 수천 배의 '감동과 감흥'을 애국지사들은 간직하고 있다. 1938년 12월, 한국광복군의 전신인 한국광복진선청년전지공작대(韓國光復陣線靑年戰地工作隊) 대원으로 오희옥 지사와 단짝이 되어 활동한 엄기선(1929~2002) 지사 역시 광복절만 되면 태극기를 부채에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7월 23일, 도쿄 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코로나19로 주최국인 일본은 물론이고 전 세계에서 과연 올림픽이 제대로 열릴지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되어 가고 있는 가운데 현지에서는 ‘열린다’는 것을 전제로 다양한 응원 준비가 한창이다. 요미우리신문(読売新聞) 7월 21일 보도를 보면, ‘선수들을 직접 못 만나지만 우리 마음을 전하고 싶다’라는 제목 아래 종이학으로 브라질 국기를 만든 도쿄 시내 한 초등학교를 소개했다. 그 내용은 “선수와 직접 교류할 수 없는 것은 유감이지만, 조금이라도 일본인의 환영 마음을 느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취지에서 브라질 선수에게 응원 메시지를 전하고자 브라질 국기를 만들었다.”라고 하는 무라카미 타카시 교장을 소개했다. 무라카미 교장은 도쿄도 츄오구 구립 도요미소학교 (東京都 中央区 区立 豊海小学校)에 재직 중이다. 츄오구(中央区)는 2017년 브라질 올림픽위원회와 양해각서를 맺고 선수 훈련 등을 위해 선수촌 바로 앞 학교 건물 일부를 대회 기간에 제공하기로 했었다. 코로나19가 아니라면 학생들과 선수의 교류 이벤트를 열 기획이었지만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모두 중지된 상태다. 하지만 브라질 선수가 이 학교에서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가와바타 야스나리는 친절하게 자신을 설명하는 법이 없었기에 그를 찾아가는 길은 잘 열리지 않는 문을 여는 것 같았다. 그리고 그 문은 끝이 없었다. 가와바타 야스나리라는 문을 열면 또 다른 문이 기다리고 있었다. 수없이 문을 열었지만, 아직도 나는 문 앞에 여전히 서 있다.” 이는 허연 시인의 ‘설국에서 만난 극한의 허무 《가와바타 야스나리》’ 책의 마지막 장에 나오는 구절이다. 속초 설악산책(雪嶽山冊) 도서관 입구에는 들어서자마자 눈에 확 띄는 곳에 책 표지를 앞으로 해서 세워둔 테이블이 있다. 이곳에 드나든 지 보름이 넘었지만, 책을 읽으러 온 것이 아니라서 그냥 무심히 지나치다가 오늘 불현듯 ‘가와바타 야스나리’ 책에 시선이 꽂혔다. 표지에 영어로 ‘KAWABATA YASUNRI’라고 쓰여 있는 바람에 활자의 의미를 새기지 않은 채 ‘웬 영어책을 진열했나?’ 싶었다. 보름 동안 이 책이 내 시야에서 ‘영어책’으로 여겨졌다니 나도 참 어지간하다. 책 장을 넘긴다.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눈의 고장이었다. 보지 못한 무용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이야기나 마찬가지다. 머리를 숙여 쌀쌀맞게 대답했다. 그 목덜미에 삼나무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한국국학진흥원(원장 정종섭)과 경상북도독립운동기념관(관장 정진영)은 만주망명 110주년을 맞이하여 모두 12회에 걸친 기획 보도를 진행하고 있다. 제9편은 만주 한인사회의 안정과 독립군 재건에서 큰 활약을 펼친 일송 김동삼 선생에 관한 이야기다. 1919년 나라 안팎으로 울려 퍼진 3.1만세운동에 의해 일송 김동삼 등이 활동하던 서간도 유하현 삼원포와 통화현에서 3월 12일에 만세운동이 일어났다. 이에 앞서 김동삼은 대한독립의군부에서 작성, 배포한 대한독립선언서에 이상룡과 함께 참여했고,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조직할 때도 주요 구실을 하는 등 서간도 일대의 정부조직인 한족회 서무사장과 군정부(이후 서로군정서 개칭)의 참모부장 등을 맡아 최고 군사 지휘자의 위치에서 활약하며 남만주 독립운동계의 중견으로 떠올랐다. 김동삼은 경신참변과 자유시참변을 거치며 이상룡 등과 함께 남만주 일대에서 한인사회를 안정시키고 독립군을 재건하려고 노력했는데, 가장 시급한 과제는 분산되어 있던 독립군단을 통합하는 일이었다. 1921년 4월 북경군사통일회의에 참여하기 위해 이상룡이 북경으로 떠났고, 그 사이 김동삼은 서로군정서를 재정비하면서 법무위원장을 맡아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한국국학진흥원(원장 정종섭)과 경상북도독립운동기념관(관장 정진영)은 만주망명 110주년을 맞이하여 모두 12회에 걸친 기획 보도를 진행하고 있다. 제8편은 1920년(경신년)에 자행된 만주 한인사회에 대한 일제의 무자비한 학살에 관한 이야기다. 3.1만세운동이 있고 나서 만주 서ㆍ북간도에서는 다수의 독립군단이 조직되어 항일무장투쟁을 이끌다가 1920년 6월과 10월의 봉오동ㆍ청산리 전투에서 대승을 거두게 된다. 이 승리는 만주망명 이후 약 10여 년 동안 만주 땅에서 일궈낸 독립운동가의 피나는 노력의 결실이었다. 하지만 전투에서 대패한 일본군은 만주 한인사회에 대해 무자비하게 보복 학살을 자행하기 시작했다. 당시 일제는 중국 마적을 매수하여 일본 공사관을 습격하도록 지시한 뒤 만주 독립군기지를 공격하기 위한 구실로 삼은 ‘훈춘사건’을 조작했다. 그리고는 만주 한인사회에 군대를 보내 민간인들을 무참히 학살했던 것이다. 일제는 이미 1920년 초부터 중국 동북지방의 군벌과 연합하여 유하현 삼원포의 한족회 본회의 해산 명령을 내렸고, 같은 해 5월에는 봉천ㆍ길림성 일대의 한인들을 잔인하게 살해했다. 이때부터 1921년 초까지 벌어진 일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일본 영화를 국내에서 무료로 볼 수 있는 곳이 있다. 일본국제교류기금 서울문화센터가 인천미림극장과 공동주최로 4월부터 9월까지 매월 마지막 토요일에 한 작품씩 선보이는 것이다. 이번에 공개하는 <시즌3>은 지난번에 상영한 <시즌1>, <시즌2>의 관객설문을 통해 추천된 상영 후보작 가운데서 6명의 미림극장 관객 진행자가 한 편씩을 최종 선정하여 매월 한국독립영화감독 초대 및 관객과의 대화 형식으로 진행한다. 7월 31일(토)에 상영하는 영화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ジョゼと虎と魚たち)’로 감독은 이누도 잇신(犬童 一心)이다. 이 영화는 그가 2003년에 만든 영화로 117분짜리 멜로영화다. 이누도 잇신은 고등학교 시절 스스로 영화를 제작하기 시작했으며, 1979년 피아영화제(Pia Film Festival)에 입선을 계기로 영화에 발을 들여놓았다. 올해 61살인 이누도 잇신은 1994년, 선댄스 영화제 도쿄 그랑프리 ‘두 사람이 말한다’, 2000년 제11회 유바리국제판타스틱영화제 영판타스틱대상 ‘금발의 초원’, 2003년 일본 아카데미상 각본상 ‘환생’, 2005년 제18회 닛칸스포츠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선생님! 어제 비보를 들었습니다. 그 어떤 직함보다도 “최구현 항일의병장의 손자”임을 자랑스러워하시던 선생님! 언제까지나 우리 곁에 계실 줄 알았는데, 의병장 할아버지를 만나러 서둘러 떠나가신 것인지요? “의병장 할아버지에 대해서는 제 나이 70이 다되도록 그 행적을 알지 못했습니다. 구한말에 무과에 급제하여 군부참서관(軍部參書官)을 하던 할아버지께서 을사늑약 이후 벼슬을 사임하고 낙향한 것까지는 알았지만 이후 종적을 알 수 없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선생님과 ‘할아버지 최구현 의병장’에 관한 대담을 한 지도 꽤 시간이 흘렀습니다. 지금으로부터 5년 전, 2016년 12월 26일, 그날은 토요일이었고, 제7차 광화문 촛불집회가 열리던 날로 선생님은 불편한 몸이면서도 광화문 촛불집회에 참가하기 좋은 서울역 식당으로 대담 장소를 잡으셨지요. 최구현 할아버지 무덤을 이장하는 과정에서 나온 묘지석을 통해 할아버지께서 충남 당진 소난지도 의병항쟁의 의병장이었고, 순국 98년만인 2004년 국가로부터 건국훈장 애국장을 받으셨다고 하시면서 훈장증을 내보이며 눈시울을 붉히던 모습이 선합니다. 존경하는 할아버지 최구현 의병장은 40세의 나이로 순
[우리문화신문= 이윤옥 기자] 고양시 일산호수공원은 사계절 꽃들이 만발하고 시원하게 펼쳐진 호수가 있어 고양시민은 물론 서울 근교에서도 많은 사람이 찾아와 휴식과 산책으로 사랑받고 있는 곳이다. 일산호수공원은 1992년, 일산신도시 택지개발사업 때 조성한 공원으로 국내 최대의 인공호수와 최대한 자연생태계를 살린 공원으로 시민들로부터 사랑받고 있는 공원이다. 공원 한가운데 호수를 둘러싸고 만든 4.7킬로미터의 자전거도로와 메타세콰이어길 9.1킬로미터 등이 있어 산책에도 최고의 환경이다. 이러한 아름다운 환경의 일산호수공원에선 해마다 고양국제꽃박람회, 가을꽃축제는 물론이고 5월의 장미공원 또한 매혹적인 꽃향기와 수십종을 헤아리는 장미꽃의 향연으로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눈을 사로잡고 있다. 그런가 하면 선인장 전시관, 자연학습원 등이 있어 평소 흔하게 보지 못한 꽃과 식물들을 가까이서 볼 수 있다. 문제는 이곳 '자연학습원'이다. 어찌 된 영문인지 이곳은 해마다 눈여겨보아도 잡초만 무성하여 관리가 전혀 안 되고 있다. 범부채라는 팻말에는 원추리가 자라고 있고 섬백리향 자리는 풀만 자라고 있다. 그뿐이랴! 해국, 쑥부쟁이, 섬백리향, 자주달개비, 민트, 산국, 족두
[우리문화신문= 이윤옥 기자] 칠월의 정원은 화려하지 않다. 수수하지만 품위가 있다. 어느새 칠월! 울산바위가 저 만치 자리하고 그 위를 흰구름이 두둥실 지나가는 곳, 설악산책(雪嶽山冊), 이름도 잘 지었다. 이렇게 아름다운 정원과 책과 그리고 설악을 조망할 수 있는 곳, 부러움 가득하다고 이곳을 방문한 블로거들은 한 목소리한다. 속초문화재단이 '속초시 관광로 439'에 만든 '설악산책'은 책도 보고 커피도 마시고, 밥도 먹는...그리고 여유를 덤으로 즐기는 그런 곳이다. (033-638-4002)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국가보훈처(처장 황기철)는 광복회, 독립기념관과 공동으로 손일봉ㆍ최철호ㆍ박철동ㆍ이정순 선생을 ‘2021년 7월의 독립운동가’로 꼽았다고 밝혔다. 네 명의 선생은 1938년에 창설된 조선의용대에 참가하여, 1941년 12월 호가장 전투에서 용감히 싸우고 장렬히 전사한 열사들이다. 손일봉 선생은 평안북도 의주 출생으로 3·1운동에 참여한 아버지를 보며 독립운동의 꿈을 키웠다. 선생은 의주공립보통학교를 졸업하고 중국으로 건너가 1934년 일본군 사령관 폭살 계획에 참여했으나 실패했다. 이후 육군군관학교에 입교하여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 조선의용대 화북지대 무장선전대 제2분대장이 되어 용감히 싸웠다. 최철호 선생은 대전에서 출생했으며, 대전 제2공립고등학교(현재 대전 삼성초등학교)를 졸업했다. 선생 역시 육군군관학교에서 군사역량을 키웠고, 조선의용대 창설 일원으로 참가하여 활동했다. 박철동 선생은 충청북도 출신으로 강직한 성품을 타고났고, 공립보통학교시절 만세운동에 참여했다. 선생은 민족혁명당의 명령을 받고 임무를 수행하던 중 체포되어 3년 동안 징역을 살았고, 출옥 뒤 중국으로 건너가 조선의용대 1지대에 입대하여 활동했다. 이정순 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