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배곳마다 이맘때면 한 해 동안 배우고 익히 것이나 갈고 닦은 솜씨를 뽐내는 잔치가 열립니다.제가 알기로 벌써 한 곳도 있고 오늘 많은 곳에서 한다고 들었습니다.여느 때 볼 수 없었던 아이들의 남다른 솜씨를 볼 수 있어서 새롭기도 하고 그런 걸 볼 때면 참 대견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올해도 그런 아이들을 봤습니다.작고 여려 보이는 얼굴에 목소리도 크게 내는 걸 본 적이 없는 아이였는데 춤을 추는 걸 보니 춤꾼이 따로 없었습니다.손짓,발짓에 눈빛까지 춤과 하나된 게 참 좋았습니다.그 뜸(반)에서 춤을 하지 않았다면 그 아이의 그런 모습은 볼 수 없었을 테구요.집에서 그런 모습을 보여 주지 않았다면 아마 그 아이의 어머니 아버지도 깜짝 놀라지 않을까 싶습니다. 잘하고 못하고를 이야기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아이들이 얼마나 즐기는지가 첫째고 그 모습을 보고 힘껏 손뼉을 쳐 주는 것이 둘째일 것입니다.그런 아이의 새롭고 예쁜 모습을 보고 싶어도 올 수 없는 어버이들 몫까지 챙겨서 말입니다. 이 이레 맛보신 토박이말을 되새기는 날입니다.비슷한 말이 이어져서 헷갈릴 수도 있지만 이렇게 조금씩 다른 뜻을 가진 말들을 잘 알고 쓴다면 우리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맛보기]엇되다/ (사)토박이말바라기 두루빛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엇되다 [뜻]1)조금 건방지다 [보기월]어른을 동무처럼 생각해서 그렇게 하는 게 아니라는 것을 알지만 엇되어 보이는 것도 참일입니다. 안 풀리던 일이 풀렸을 때 그 기분은 이루 말로 할 수 없습니다.경남 갈배움 큰잔치(교육 박람회)때 쓸 펼침막에 쓸 찍그림(사진)을 찾을 수가 없어서 여러 날을 여기저기 뒤졌습니다.하지만 찾지를 못해 그만 두려고 하다가 마지막으로 해달(년월)로 만든 이름을 넣어 찾을 수 있었습니다. 다시는 못 볼 것 같았던 찍그림들을 찾고 보니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릅니다.크기를 키우면 모래알처럼 희미해지는 찍그림으로 펼침막을 만들 일을 생각하니 끔찍했었거든요.이게 다 제가 갈무리를 꼼꼼하게 안 해서 그런 것이라 이 일로 찍그림 갈무리는 제대로 한 셈입니다. 배때끝(학기말)이 다 되어 가는 요즘 조금씩 달라지는 아이들이 눈에 들어옵니다.하는 말도 그렇고 몸씨(자세)가 벌써 마음을 드러낼 때가 많습니다.어른을 동무처럼 생각해서 그렇게 하는 게 아니라는 것을 알지만 엇되어 보이는 것도 참일입니다.아이들 딴에는 마음에 들고 가깝게 느끼는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도움/(사)토박이말바라기 두루빛 이창수] 오늘은4283해(1950년)만든‘과학공부4-2’의24, 25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먼저24쪽 첫째 줄에 앞서 보여드린 적이 있는‘핏줄’이 보입니다.넷째 줄에는‘작은창자’가 그 다음 줄에는‘큰장자’가 보입니다.이렇게 자꾸 보면 이런 말들이 낯설지 않게 됩니다.그 다음 줄에는“똥이 되어 밖으로 나가게 된다.”는 풀이가 있습니다.요즘 배움책이라면‘대변’이라고 하지‘똥’이라고는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이렇게 나날살이에서는 쓰는 말을 배움책에서 못 보게 되면서 토박이말과 멀어졌다고 봅니다. “똥을 누다”라고 하는 게 마음이 쓰이면 열둘째 줄에 있는 것처럼‘뒤보다’는 말을 쓰면 될 것입니다. 25쪽에도 앞서 본 적이 있어 반가운‘염통’이 있습니다.그런데 그 옆에 염통의 생김새를 나타낸 그림에 새로운 말들이 많이 보입니다.저도 그렇게 배웠고 요즘 배움책에는 좌심방,우심방,좌심실,우심실이라고 합니다.그런데 옛배움책에는‘왼쪽 염통방,오른쪽 염통방,왼쪽 염통집,오른쪽 염통집’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그 아래 그림에는‘날름’이라는 말도 보입니다.다들‘판막’으로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맛보기]숫접다/ (사)토박이말바라기 두루빛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숫접다 [뜻]거짓이나 꾸밈이 없고 참되다 [보기월]또래 아이들과 달리 어쩌면 저리 숫저울까 싶은 아이도 있었습니다. 겨울로 들어선다는 들겨울(입동)이라 그런지 아침에 집을 나설 때 핫옷을 입고 나오길 잘했다 싶었습니다.얇은 옷을 입고는 몸을 잔뜩 움츠리고 오는 아이를 보고 옷을 따뜻하게 입고 다니라고 말해 주기도 했습니다. 아침에 안에 있을 때는 참 따뜻하고 좋았는데 낮에 아이들과 놀마당에서 움직이다보니 좀 거추장스러웠습니다.오랜만에 햇볕을 쬐었는데 갑자기 많이 쬐어 얼굴이 타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아무래도 아이들은 안에 있다가 밖에 나오면 몸과 마음이 흐트러지기 쉽습니다.차분하던 아이도 옆에서 그렇게 하면 덩달아 그러기도 하니까요.괜히 가만히 있는 아이를 건드려 다툼을 하는 아이들 때문에 언짢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또래 아이들과 달리 어쩌면 저리 숫저울까 싶은 아이도 있었습니다.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는 말이 그냥 있는 게 아니다 싶습니다.놀 때,배울 때,밥 먹을 때,동아리를 할 때 언제나 한결같은 모습을 보이니 말입니다. 널알리기(캠페인)에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맛보기]엇달래다/ (사)토박이말바라기 두루빛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엇달래다 [뜻]그럴듯하게 달래다 [보기월]울고 있는 아이를 엇달래려고 안는 모습이 대견해 보이기도 했습니다. 겨루기,잔치,갈모임(학회),글쓰기로 지난 세이레는 참 바쁘게 보냈습니다.지난 이레끝(주말)에는 잔치 끝내고 마무리를 한다고 시골 집에 가는 것도 미뤘을 만큼 말이지요.누가 하라고 시켜서 한 일은 하나도 없지만 해야 할 일들을 하다보니 쉽지는 않았습니다.몸은 힘들어도 여러 가지로 보람이 있어서 기분은 좋습니다. 지난 엿날(토요일)저녁에 시골에 갔습니다.감나무잎이 제빛깔을 잃거나 다 떨어진 것을 보니 서리가 여러 차례 내린 모양이었습니다.감빛만 붉은 가을빛을 간직하고 있어 더욱 붉게 보였습니다.제가 사는 곳하고 그리 멀지 않지만 시골집은 높은 뫼 아래라서 그런지 겨울과 더 가까워져 있었던 것입니다. 밝날(일요일)은 참으로 오랜만에 바깥 바람을 쐬러 나갔습니다.모임이 아니라면 아마 집에서 쉬었을 텐데 밖으로 나오니 그래도 길가에는 가을빛이 남아 있었습니다.올해 밖으로 나와서 하는 꼬까잎 구경은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데 아이들은 수레에 타자마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옷,털옷에 목도리까지 겨울옷을 챙겨 입고 온 아이들이 많았습니다.아침마다 꼬박꼬박 잊지 않고 문을 열던 아이들이 문을 닫고 앉아 있습니다.저도 이제 아침에는 문을 열었다가 얼른 닫게 됩니다.좀 따뜻해졌다고 하는데 몸으로 느끼기는 어려우니 잘 모르겠습니다.긴 겨울을 나려면 마음부터 단단히 갖춰야겠습니다. 배곳 마당에 있는 나무들도 예쁜 꼬까잎을 자랑하고 있습니다.멀리 구경을 가기는 어려울 것 같아서 낮밥을 먹고 배곳 안에 있는 꼬까잎 구경을 저 혼자 했습니다.해바라기까지 하고 싶었는데 저를 가만히 두지 않는 아이들 때문에 못 했지요.마음껏 뛰며 공을 차는 아이들을 보니 살짝 부럽기도 했습니다.저렇게 웃으며 땀을 흘려 본 게 언제인지 모르겠더라구요.날마다 챙기는 토박이말처럼 몸도 챙기라는 말이 떠올랐습니다. 이제까지 맛보신 토박이말을 되새기는 날입니다.이것도 자꾸 하니까 생각나는 말이 늘어난다는 듣기 좋은 말씀을 해 주신 분이 계셨습니다.많이 맛보는 것보다 하나라도 더 부려 쓰는 데 도움이 될 일을 찾아 할 생각입니다.여러분들의 힘과 슬기를 보태주시기를 비손합니다. [토박이말 되새김]11-1 / (사)토박이말바라기 두루빛 이창수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사단법인 토박이말바라기(으뜸빛 김수업)가 지난10월28일 진주교육지원청 안팎에서 두 돌 토박이말 어울림 한마당 잔치를 열었다. 이날 잔치는 토박이말과 이야기,노래,놀배움이 어울리는 말 그대로 어울림 한마당 잔치였다.10시부터 토박이말을 잘 살린 이야기로 이야기꽃을 피우는 것으로 잔치는 비롯되었다.아이들이 그동안 겪은 일들에 배우고 익힌 토박이말을 넣은 이야기를 들려줘 듣는 사람들에게 잔잔한 울림을 주었다. 이어진 토박이말 노래 잔치는 토박이말을 잘 살린 노래를 들려주었다.아이들 노래 가운데 토박이말을 잘 살린 노래를 부르기도 했고,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어른 노래 가운데 토박이말을 잘 살린 노래도 들을 수 있었다. 학교에서 배운 토박이말을 넣어 노랫말을 바꿔 부르고,한자어나 영어로 된 노랫말을 토박이말로 바꿔서 부르는 것을 들으며 노래를 만들어 부르는 사람들이 마음을 쓸 일이라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토박이말을 잘 살린 노래들을 모아 붙여 놓고 그 자리에서 바로 노래를 부르고 싶은 사람들은 노래를 부르고 선물도 받아가는 것도 볼 수 있었다. 이야기 잔치와 노래 잔치가 펼쳐지는 가운데 그 옆에서는 아이와 어른이 함께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맛보기]숫국/ (사)토박이말바라기 두루빛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숫국 [뜻]숫보기로 있는 사람이나 진솔대로 있는 몬(물건) [보기월]꾸미고 나니 숫국으로 볼 때와 다르게 참 예뻤습니다. 토박이말 어울림 한마당 잔치 때문에 미루어 두었던 일을 하려고 하니 어쩔 수 없이 잠을 줄이게 됩니다.누구에게나 같이 주어진 때새(시간)을 쓰니 그렇습니다.한창 일을 할 나이에 하늘나라로 간 사람들 이야기를 거의 날마다 듣거나 보니 마음이 무거워지기도 합니다.그래도 해야 할 일은 해야 합니다. 어제는 토박이말바라기 어버이 동아리 모임을 하였습니다.토박이말 어울림 한마당 잔치 때 많은 도움을 주시고 자리를 빛내 주신 것에 고맙다는 말씀을 먼저 드렸습니다.그리고 쉼터를 꾸리느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었던 놀배움을 해 보았습니다. 예쁜 빛알갓(전등갓)을 꾸미는 것이었는데 다들 저마다 다른 솜씨와 빛깔로 꾸미는 재미에 푹 빠지시더라구요.꾸미고 나니 숫국으로 볼 때와 다르게 참 예뻤습니다.하나하나 볼 때도 예뻤지만 한 자리에 모아 줄을 세워보니 더 예뻤습니다.손수 꾸민 것들을 손에 들고 나가시는 어머니들 얼굴도 다들 환하셔서 저도 기뻤습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맛보기]엇구뜰하다/ (사)토박이말바라기 두루빛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엇구뜰하다 [뜻]변변찮은 국이나 찌개 따위의 맛이 조금 그럴듯하여(구수하여)먹을 만하다 [보기월]꿀물을 한 그릇 먹고 나니 엇구뜰한 국이 있었는데도 배가 불러서 못 먹었습니다. 날씨가 갑자기 추워지는 바람에 아침에 이불 속에서 나오기가 싫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일어나자마자 따뜻한 꿀물을 한 그릇 마셨습니다.몸도 따뜻해지고 잠도 얼른 깨려고 말입니다.꿀물을 한 그릇 먹고 나니 엇구뜰한 국이 있었는데도 배가 불러서 못 먹었습니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 때문에 옷 챙겨 입는 것도 마음이 쓰입니다.가을옷을 꺼내 입은 지가 몇 날 되지 않은 것 같은데 겨울옷을 입고 온 사람도 있더라구요.아이들도 많이 움직이는 아이들은 짧은 옷을 입고 있기는 하지만 나머지는 춥다며 몸을 꽁꽁 싸고 있는 아이들도 있었습니다.이런 날씨에 고뿔 걸리기 쉽기 때문에 옷을 잘 챙겨 입어야 합니다. 어제 밖에 일을 보러 나갈 일이 있었습니다.수레를 탔는데 힘틀(엔진)이 움직이질 않는 것입니다.그 까닭을 찾아보니 그제 아침 짐을 옮겨 싣고 문을 꼭 닫지 않아 번개못(배터리)이 다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맞춤 토박이말]30 -두 돌 토박이말 어울림 한마당 잔치를 마치고- *헤살,시새움하다,터울거리다,미쁘다 지난28일 진주교육지원청에서 두 돌 토박이말 어울림 한마당 잔치가 열렸습니다.좋은 일에는 헤살이 많이 든다고 했던가요?앞날 아침부터 어쩜 그렇게 그 말과 어울리는 일들이 많이 일어났는지 모르겠습니다.토박이말 어울림 한마당 잔치를 시새움한 것은 아닐 거라 믿지만 참으로 엄청 안타까운 일이긴 했습니다.잔치 마당 생김새가 어그러져서 잔치마당 길잡이 그림과 달라지는 바람에 손님들께 많이 부끄러웠습니다. 사단법인 토박이말바라기에서 토박이말을 살려 일으키고 북돋우고자 터울거린다는 것이 널리 알려져 많은 분들이 기운이 나는 말씀도 많이 해 주시고 여러 가지로 많은 도움을 주셨습니다.그렇게 도움을 주시는 분들이 계셨기 때문에 두 돌 토박이말 어울림 한마당 잔치를 더욱 널리 알릴 수 있었고 또 잘 마칠 수 있었습니다.참으로 고맙다는 말씀과 함께 절을 올립니다. 네덜란드,서울,충주,상주,광주에서 몸소 오셔서 자리를 빛내 주신 분들도 계셨고 오시지 못해 안타깝다고 하시며 글로 목소리로 기쁨을 함께해 주신 분들도 많았습니다.무엇보다 잔치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