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맛보기]-찔통 / 이창수 (사)토박이말바라기 두루빛 [오늘 토박이말]찔통 [뜻]어린 아이가 몸이 좋지 않거나 바라는 것을 가지지 못하여 자꾸 울거나 보챔 [보기월] '뗑깡'이란 말보다'찔통'을 쓰는 사람들이 많으면 좋겠습니다. 한바람(태풍)이 올 거라고 했었는데 일본으로 가서 우리나라에는 뜨끈한 바람만 조금 불고 말았습니다.비가 많이 온 곳에는 비가 오는 것도 달갑지 않을 것 같아서 가뭄으로 힘들어 하는 곳에 바람 말고 비만 좀 많이 뿌려 줬으면 하고 빌었는데 제 바람과 그 바람은 달랐습니다.마음을 다해 빌면 이루어진다고 했는데 제 마음이 모자랐나 봅니다. 더위에 힘든 것은 어른 아이가 따로 있지 않습니다.오히려 어른들은 견디는 힘이라도 있지만 아이들은 그렇지 못해 보기가 딱합니다.조금이라도 시원한 곳에 가서 하고 싶은 것을 하면 좋겠는데 그것도 싫다고 하면 해 줄 게 없습니다.배곳(학교)에서 해 달라는 것도 있고 해서 보내야 할 것도 있어서 나갔는데 참 더웠습니다.수레(차)안이 시원해서 내리기가 싫었으니 더 말할 것이 없습니다. 책집(도서관)도 사람으로 북적였습니다.그곳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맛보기-얼밋얼밋, 이창수 (사)토박이말바라기 두루빛 [오늘 토박이말] 얼밋얼밋 [뜻] 1)우물쭈물하며 미적미적 미루는 모양[보기월] 이렇게얼밋멀밋보내다가 때에 맞추지 못할 것 같아서 얼른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그제 밤은 좀 시원했습니다. 잠이 들때는 바람틀을 돌려 놓고 잤는데 새벽에 서늘해서 껐을 만큼 말입니다. 아이들도 이불을 덮고 있더군요. 아침에 나가는 길에 만난 이웃 분의 말씀을 들으니 저는 여러 날 다른 고장에 있어서 몰랐는데 그 동안 더 더웠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밤새 시원해서 잠을 좀 잘 잤다고 하시더라구요. 싹쓸바람이 길을 잃고 헤매다 우리나라 쪽으로 올라오고 있다는 기별을 들었습니다. 이름은 토박이말 '노루'인데 엄청 셀 거라고 해서 걱정을 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바람은 오지 말고 비만 가뭄 때문에 힘들어 하는 고장에 좀 뿌리고 가기를 비손해야겠습니다. 좀 더 자고 싶은 마음을 누르고 여느 때처럼 일어났습니다. 목을 빼고 기다리는 분들은 없지만 늘 올리던 글을 쓰지도 못했을 뿐만 아니라 이래끝(주말)까지 해 내야 할 것도 있어서 마음이 바빴습니다. 한 가지 일을 하고 나니 앞낮(오전)이 다 가고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맛보기]수더분하다, 이창수(사)토박이말바라기 두루빛[오늘 토박이말] 수더분하다 [뜻] (사람이나 그 됨됨이)까다롭거나 모나지 않고 서글서글하여 무던하다[보기월] 그런 것들을 보면서 제 눈으로 뵙지는 못했지만 참수더분한분이셨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난 이레끝부터 닷새 동안 여러 곳을 다녀왔습니다. 가 본 적이 없는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것들을 보고 새로운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왔습니다. 가장 머리에 남는 것은 우리나라 사람보다 더 우리나라 사람답게 살다 가신 한 분이 남기신 나무동산(수목원)입니다. 다른 나라 사람이었는데 이름까지 바꾸고 우리나라 사람이 된 분이었습니다. 소금물이 베인 모래땅에 풀과 나무를 심어 온 누리에서 가장 많은 풀과 나무가 있는 나무동산으로 가꿔 놓으셨다는 게 우러러 보였습니다. 남들이 해 놓은 것을 산 게 아니라 몸소 하나씩 배우며 만드신 거라 더 그랬습니다. 남겨 놓으신 나무동산은 말할 것도 없고 찍그림과 함께 많은 이야기를 듣고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런 것들을 보면서 제가 뵙지는 못했지만 참 수더분한 분이셨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이라 생각하면 일이고 놀이라 생각하면 놀이를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제철 토박이말-4, 이창수 (사)토박이말바라기 두루빛] 더위달7월도 지나고 들가을달8월입니다.더위에 지친 사람들이 말미를 얻어 시원한 바다로 골짜기로 더위를 가시러 가고 있습니다.집을 빌려서 자는 사람들도 있지만 밖에서 들살이를 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야영’, ‘캠핑’이라는 말에 밀려나 잘 몰라서 쓰는 사람들이 많지 않지만 이제부터라도 토박이말‘들살이’를 쓰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물놀이를 하러 가면 바다든 내든 물이 조금 세차게 흐르는 곳을 만나거나 그런 곳에서 놀기도 합니다.그런데 그런 곳을 보거나 그런 곳에서 놀면서도 그곳 이름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내나 바다의 바닥이 얕거나 폭이 좁아 물살이 세게 흐르는 곳’을 토박이말로‘여울’이라고 합니다. 물결이 더 세차게 흐르는 여울은‘된여울’이고 물살이 쏜살같이 빠르게 흐르는 여울은‘살여울’이지요.여울에서 낚시를 하면서 즐기는 놀이는‘여울놀이’라고 합니다.많은 분들이‘여울’에 가서‘여울’을 보고도‘여울’이라 하지 못하고 여울에서 놀면서도‘여울놀이’라는 말을 쓰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모래’, ‘자갈’을 앞에 세워도 되고‘다리’, ‘길’을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엄청 더운 날씨가 이어지다 갑자기 아침저녁으로 시원한 바람이 부니 가을이 온 것 같다는 사람도 있습니다.하지만 그럴 턱이 있겠습니까?몇 차례 비가 오긴 하겠지만 앞으로 더위는 두 달 가까이 우리를 괴롭힐 것으로 내다보는 사람도 있으니 두고 봐야 알겠습니다. 거의 한 달 가까이 제 머리를 떠나지 않았던 누리닦음(원격연수)글을 좀 거칠게나마 다 썼습니다.보고 나무라는 사람은 없지만 그래도 좀 더 나은 닦음(연수)이 되도록 하고 싶은 마음이 지나치게 앞섰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여러 사람이 모여서 함께 보면서 모자라거나 빈 것을 보태고 채우기로 했습니다. 지난 무지개달 스무이레(4월27일)부터 비롯한 토박이말 갈배움 힘기르기 닦음(연수)를 드디어 마쳤습니다.낫날(목요일)마다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꼬박 석 달 동안 빠짐없이 오셔서 이야기를 듣고 생각들을 나눠 주신 모든 분들께 고맙다는 말씀과 함께 마침보람(이수증)을 드렸습니다. 날마다 다른 이야깃거리를 마련해 가는 게 쉽지는 않았지만 그런 가운데 저도 제 머릿속에 있던 것들을 갈무리할 수 있어 참 좋았습니다.그리고 재미도 있었다는 말씀을 들으니 참 기뻤습니다.겨울에도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맛보기]찐덥다/이창수(사)토박이말바라기 두루빛 [오늘 토박이말]찐덥다 [뜻] 1)(사람이 다른 사람이나 몬을 마주하기가)마음에 들어 흐뭇하다(만족하다). [보기월]처음 본 것은 아니지만 아이들은 늘 함께했던 사람과 많이 달라찐덥지않았을 것입니다. 그제 비가 내린 뒤 밤부터 바람이 달라졌습니다.찬바람을 틀지 않아도 될 만큼 선선한 바람이 불어 들어왔습니다.새벽에는 열어 두었던 문을 닫기도 했습니다.이런 날만 가끔씩 있어도 견딜만 하겠다 싶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아침마다 빈 자리를 채워 듯이 들어가던 뜸(반)을 사흘동안 맡게 되었습니다.맡고 계시던 분이 닦음(연수)를 받으러 가셨기 때문입니다.많은 이야기를 할 겨를이 없어서 몇 가지 마음을 써야 할 것들을 알려주는 것으로 인사를 갈음했습니다.처음 본 것은 아니지만 아이들은 늘 함께했던 사람과 많이 달라찐덥지않았을 것입니다. 첫째 때새부터 저마다 어떤 사람인지를 똑똑히 알려 주려는 듯이 눈에 띄는 움직임과 말을 하는 아이들이 있었습니다.다른 아이들은 늘 봐 와서 그런지 아무렇지 않게 여겼지만 저는 그럴 수가 없었습니다.무엇보다 다른 아이들의 배움에 헤살을 부리는 것이라서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제철 토박이말]3 / 이창수 (사)토박이말바라기 두루빛 우리나라가 큰 나라가 아닌데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 다른 것을 보면 작은 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어느 고장에는 아직도 가뭄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하는데 다른 고장에는 작달비가 내려서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입니다.오늘은 이런 기별을 할 때 듣는 말과 아랑곳한 토박이말을 알려 드리고자 합니다. 비가 많이 왔다는 기별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쓰는 말이‘홍수’, ‘범람’, ‘침수’입니다. ‘홍수’는‘비가 많이 와서 크게 불은 물’을 뜻하는 말로 이 말과 같은 뜻을 가진 토박이말은‘큰물’, ‘한물’이 있습니다. ‘크게 불은 물’이니‘큰물’이라고 하면 알아듣기도 쉽습니다. ‘대전’이‘한밭’이라는 걸 아신다면 왜‘한물’이 같은 뜻인지도 바로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큰물이 나면 내에 물이 가득 차거나 넘치게 됩니다.냇물이 넘치면 어려움을 겪게 되니 마음이 많이 쓰입니다.그래서 그걸 지켜보고 있다가 사람들에게 미리 알려 주기도 해야 합니다.그런데 그걸 알리는 사람들은‘범람’이라는 말을 씁니다. ‘넘쳤다’고 하면 쉬운데‘범람했다’고 합니다. 큰물이 넘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맛보기]얼레빗 / 이창수 (사)토박이말바라기 두루빛 [오늘 토박이말] 얼레빗 [뜻] 빗살이 굵고 성긴 큰 빗[보기월] 옛날에는 머리를 빗을 때도얼레빗으로 빗고 난 다음 참빗으로 빗었습니다. 더위 이야기를 하는 게 지겹다는 분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더위에 더해 다른 것까지 겹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들을 생각하면 입에 올리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낮에는 말할 것도 없고 밤에도 여느 낮과 같이 더워서 잠을 설쳤다는 분도 있고 찬바람틀을 쉬지 않고 돌려서 바깥에 둔 틀에 불이 났다는 기별도 들었습니다. 그래도 저는 잠이 들기까지 힘이 들어서 그렇지 잠이 들고 나면 모르고 잘 잡니다. 그런데 다른 식구들은 더워서 잠을 깼다며 투덜거리네요. 배곳 아이들도 아침부터 찬바람을 틀지 않고 견디기 어려워 합니다. 그런데 문을 닫아 놓고 바람틀(선풍기)만 돌리고 있는 아이들을 보면 참 많이 답답합니다. 옛날에는 머리를 빗을 때도 얼레빗으로 빗고 난 다음 참빗으로 빗었습니다. 그렇게 거의 모든 일에는 앞뒤 차례가 있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문을 여는 사람은 없이 바람틀만 돌려 놓고 땀을 뻘뻘 흘리고 있는 아이들을 보면 저도 모르게 잔소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맛보기]수꿀하다 / 이창수 (사)토박이말바라기 두루빛 [오늘 토박이말] 수꿀하다 [뜻] 무서워서 몸이 으쓱하다[보기월] 여름이면수꿀해지는이야기를 듣거나 읽으며 더위를 쫓는 사람이 많습니다. 지난 닷날 일을 마치자마자 서울로 갔습니다. 타려고 했던 수레를 놓치는 바람에 만남이 그만큼 짧았습니다. 우리말로 학문하기 모임 구연상 으뜸빛(회장)님을 뵙고 많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무엇보다 올해 있을 토박이말 어울림 한마당 잔치 때 배움책(교과서)과 토박이말을 벼름소(주제)로 말나눔 잔치(토론회)를 함께 마련해 보기로 다짐을 한 것이 가장 기뻤습니다. 그 밖에도 앞으로 쉬운 우리말로 학문하기, 토박이말 살리는 일을 많은 사람들께 널리 알리는 일을 서로 돕기로 했습니다. 엿날(토요일) 낮에는 정재환 박사님을 뵙고 여러 가지 도움 말씀을 들었습니다. 맛있는 낮밥을 사 주시고 토박이말바라기를 널리 알릴 좋은 수까지 알려 주셔서 참으로 고마웠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바로 할 수 있는 것도 있었고, 사람들이 함께하며 즐길 수 있는 거리를 많이 마련해 주라는 말씀이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헤어지고 돌아오는 길에 일이 많아 엄청 바쁘셔서 잠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되새김]더위달 세이레(7월 3주) 배곳(학교) 안에 있는 구름다리를 닫아 놓으면 터져버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만큼 뜨거웠습니다. 바람이 불었지만 바람도 밑에서 물을 끓이고 있는 것처럼 뜨거운 김이 섞여 후끈했습니다. 더운 게 아니라 뜨겁다는 말이 절로 나왔습니다. 모레가 한더위(대서)라고 하니 여름도 고비로 치닫고 있는가 봅니다. 어제는 토박이말 갈배움 힘기르기 닦음(연수)을 하는 날이었습니다.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 갈말(학술용어)과 나날말(일상용어)을 챙겨 보았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좀 더 마음을 쓰면 더 많이 쓸 수 있는 '대중'과 '알거리'를 가지고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제철인 '달맞이꽃'과 아랑곳한 노래들을 듣고 노랫말을 되새겨 보았습니다. 아직 어린 새싹과 다름없는 토박이말바라기가 튼튼한 나무로 자라고 그 나무가 퍼져 푸른 숲을 이룰 수 있도록 힘과 슬기를 보태달라는 말도 잊지 않았습니다. 더디긴 하지만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게 보인다는 말씀에 기운을 얻기도 했습니다. '중소벤처기업부'라는 얄궂은 말을 만든 나라일꾼들이나 말이 얼마나 종요롭고 힘이 센지 모르는 이른바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