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신문 = 지명순 교수]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딴 김연아 선수는 경제 위기 속에 국민에게 용기와 희망을 준 영웅으로 국민 여동생으로 사랑받고 있다. 우리는 국민 영웅, 국민 가수, 국민 어머니, 국민 동생 등은 국민이라는 앞가지(접두어)를 붙여 그의 공로나 가치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표현한다. 봄이 되면 온 산을 아름다운 분홍빛으로 물들이고, 꽃을 이용하여 떡이나 술 등의 먹거리를 만들어 꽃의 향기와 계절의 풍류를 즐기게 하는 진달래는 우리 겨레와 함께한 국민꽃이라 할 수 있다. 진달래(Korean Rosebay, Rhododendron mucronulatum)는 생물학적으로 진달래목 진달래과의 낙엽관목이고, 진달래과는 전 세계에 약 50속 1,400여 종이 있다. 진달래과에는 진달래 말고도 철쭉(Rhododendron schlippenbachii Maxim) 따위가 속하며 철쭉과라고도 한다. 진달래와 철쭉은 봄에 피고, 꽃의 빛깔이 비슷하기 때문에 헷갈리기 쉽지만 몇 가지 점에서 차이가 있다. 진달래는 흔히 4월 무렵에 꽃이 잎보다 먼저 피는데 반하여 철쭉은 5월 무렵에 꽃과 잎이 함께 핀다. 또한 민간에서는 진달래는 먹을 수 있는 꽃이라는
[한국문화신문 = 지명순 교수] 한 달 전 쯤 위장병이 나서 아무 음식이나 먹을 수 없어 고통스러웠을 때 친정어머니가 쑤어준 대추죽을 아침저녁으로 먹었더니 어느새 예전처럼 식욕이 좋아져 이젠 살이 찔까 염려하고 있다. 죽은 곡물을 주재료로 물을 많이 붓고, 오래 끓여 만드는 음식으로 우리 먹거리 가운데 가장 일찍부터 발달한 주식이었다. 그러나 최근 죽 전문식당이 생겨나면서 죽은 특별한 맛을 즐기기 이한 별미음식으로, 환자를 위한 병인식으로, 몸이 허약한 사람을 위한 보양식으로 언제 어느 때나 쉽게 구할 수 있는 음식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과거 보양식으로 죽을 가장 많이 먹은 사람은 임금이었다. 탕약을 들지 않는 날에는 날마다 이른 아침(7시 이전) 죽과 마른 찬으로 차린 초조반(初朝飯)을 먹었다. 이때 올리는 죽으로는 흰죽, 잣죽, 깨죽, 우유죽, 흑임자죽, 행인(살구속)죽, 대추죽 같은 몸에 좋은 재료를 써서 담백하게 쑤어진 것들이었다. ▲ 대추죽 대추나무는 5월 봄이 한창일 때 싹이 터, 한 여름을 다 지내고 9월 가지마다 토실토실한 열매를 주렁주렁 많이 맺기 때문에 자손의 번창함을 기원하는 의미로 혼인에식에 빠지지 않고 쓰인다. 대추는 맛이
[한국문화신문 = 지명순 교수] 전자렌지 단추 한번 누르면 따끈한 밥이 뚝딱 나오는 시대지만 아침에 밥 달라고 식탁에 앉아서 소리치는 남자와 밤늦게 들어와 밥 차려 달라는 남자는 간 큰 남자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여성들이 경제활동을 하게 되면서 남편 뒷바라지를 할 시간이 부족하다는 뜻이기도 하며, 다른 가사 일은 남편들도 할 수 있지만 음식을 만드는 일만큼은 여성이 담당해야 된다는 얘기와 상통된다. 살기 위해 먹든, 먹기 위해 살든 인간이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먹어야 하며, 그 가운데서도 단연코 밥을 빼놓고는 생각할 수 없다. 밥 하면 쌀만으로 짓는 흰밥을 생각할 수 있지만, 콩팥조 따위를 섞어서 짓는 잡곡밥과 오곡밥, 지은 밥에 여러 가지 나물을 얹어내는 비빔밥, 계절에 따라 생산되는 재료를 넣어 짓는 김치밥, 콩나물밥, 버섯밥, 밤밥 등 별미 밥이 있다. ▲ 굴무밥 차가운 바람이 쌩쌩 불고 얼음이 얼 때쯤 생각나는 별미밥이 있으니 바로 굴무밥이다. 굴은 동서고금을 통해 가장 유명한 정력 식품이다. 희대의 플레이보이 카사노바는 매일 저녁 식사 때마다 굴을 50개나 먹었다는 말이 전해진다. 굴이 정력이 도움이 되는 것은 아연알르기닌글리코겐 따위가 풍
[한국문회신문 = 지명순 교수] 중국의 하은주 삼대 시절의 《주례(周禮)》 천관(天官) 편에 보면 의관직을 다섯으로 나누어 첫째는 의사(醫師최고 책임자), 둘째는 식의(食醫), 셋째는 질의(疾醫내과의사), 넷째 창의(瘡醫외과의사)), 다섯째의 수의(獸醫-수의사) 등으로 나누고 있다. 식의(食醫)를 두 번째 등급으로 병증을 직접 칠하는 내과, 외과의사보다 높게 우대함은 질병의 예방과 치료에 있어 음식의 중요성을 일치감치 깨달았음을 알 수 있다. 상나라 때 이윤(伊尹)은 식의로서 황제의 요리사였다. 그는 약을 음식과 곁들여 복용하고, 음식을 약물에 넣어 조리하는 등 약선음식(藥膳飮食)의 시조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요리 경험을 바탕으로 하고 본초(本草) 이론을 근거로 해 탕약의 배합제조 방법을 향상시켜 《탕액경(湯液經)》까지 저술하였다. 음식으로 황제의 건강을 돌봐야 했던 그는 생강과 계피를 잘 활용하였다고 전해진다. 생강의 원산지는 동남아시아로 추정되며, 우리나라에서는 고려시대부터 재배되었다고 전해진다. 옛날에는 향신료와 생약제로 귀하게 취급되었고, 임금의 하사품으로도 쓰였으나 요즘은 보편화된 식품 가운데 하나이다. 《동의보감》에 생강은 맛이 맵고 특이한
[한국문화신문 = 지명순 교수] 한국인의 평균수명이 79.1살로 미국보다 앞선다는 발표가 있었다. 절대 권력, 풍요로운 의식주, 특별한 의료혜택을 누린 임금의 수명은 얼마나 될까? 조선시대 27명 임금의 평균수명은 47살. 이들 가운데 환갑을 넘긴 시림은 6명에 지나지 않는다. 가장 장수한 임금은 영조로 83살까지 살았다. 아들을 뒤주에 가두어 죽이고, 손자에게 왕위를 물려주어야 하는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많았음에도 장수할 수 있었던 비결은 소박한 밥상과 규칙적인 식생활이었다. 하루에 다섯 번 먹는 식사를 세끼로 줄이고, 12첩 반상을 간소화하였고, 푸성귀 위주의 식단을 즐겼다. 뿐만 아니라 식사시간을 철저히 지켰는데 심지어 회의를 하다가도 식사시간이 되면 일단 밥부터 먹고 회의를 다시 시작하였다고 전해진다. 우리는 건강 장수하는 특별한 음식이 있는 것처럼 생각하지만 영조의 식생활에서 보았듯이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소박한 먹을거리와 규칙적인 식생활만으로도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요즘 저렴하고도 한 끼 식사로 쉽게 먹을 수 있는 김밥이 대중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런 김밥의 재료 가운데 아삭아삭하고 짭짤하여 김밥의 맛을 살려
[한국문화신문 = 지명순 교수] 한국인의 오랜 채식위주 식생활은 소장(小腸)의 평균 길이를 동남아보다는 40cm, 서양인보다는 80cm나 길게 만들었다. 하지만, 서구 식생활의 도입과 인스턴트와 패스트푸드의 발달은 식이섬유소 섭취량은 줄이고, 동물성 지방과 단백질 섭취량은 증가시켰다. 더불어 대장암의 발생률도 지속적으로 늘어나 우리나라 전체 암 발생 건수의 12%에 달하고 있다. 식이섬유는(Dietary Fiber)는 몸 안에서 소화 흡수되지 않고, 몸 밖으로 배설되는 탄수화물의 하나로 물에 녹는 수용성과 녹지 않는 불용성의 두 가지가 있다. 수용성 식이섬유는 과일, 해조류, 콩류에 풍부하고, 불용성 식이섬유는 현미, 통밀, 보리 등 거친 음식과 김치, 나물에 풍부하다. 식이섬유는 장의 움직임을 촉진시켜 변비를 예방하고, 코레스테롤을 몸 밖으로 배출시켜 혈압을 낮추고, 음식의 소화관 통과시간을 단축시켜 노폐물과 발암물질 등을 배출시킨다. 또한 젖산균의 생육을 도와 장을 건강하게 한다. 고구마는 식이섬유가 풍부한 대표적인 식품으로 함량이 25%인 당질 그 대부분이 전분이며, 포도당과 과당을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감자보다 달다. 전분질에 둘러쌓여 있는 비타
[그린경제/얼레빗 = 지명순 교수] 소동파는 복숭아꽃이 필 때 먹는 복어국 맛은 죽음과 바꿀 만치 맛이 있다.라고 말했다. 죽음과 바꿀 수도 있는 맛이라고 표현한 것은 독이 들어 있기 때문에 잘못 먹으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는 말이다. 복어에 들어 있는 독성분인 테트로도톡신(tetrodotoxin)의 치사량은 0.2~0.5mg으로, 우리가 독 하면 흔히 떠올리는 청산가리(시안화칼륨)의 치사량인 0.15g에 비교해 봤을 때 테트로도톡신은 시안화칼륨보다 약 50배가량 더 강력한 맹독이다. 복어 한 마리가 가진 독의 양은 33명을 죽일 수 있을 정도이며, 계절로는 산란기인 이른 봄이 가장 강하며 독은 간장과 난소 및 알, 창자, 껍질에 많이 함유되어 있다. 다른 맛좋은 생선도 많은데, 이렇게 독이 강한 생선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왜 많은 것일까? 그 질문에 대해서 중국 송나라의 시인인 소동파(蘇東坡)가 목숨을 걸고 복어를 먹는다는 말을 한 걸로 보아 그만큼 맛이 있다는 이야기다. 또한 일본에는 복어는 먹고 싶고 목숨은 아깝고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우리나라에서도 복어는 고급생선으로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받고 있다. 특히 뉴욕에서는 철갑상어 알(캐비아)
[그린경제/얼레빗 = 지명순 교수] 미나리는 사철이요 장다리는 한 철일세! 철을 잊은 호랑나비 오락가락 노닐더니 제철 가면 어이 놀까 제철 가면 어이 놀까 숙종 당시 장안에서 불리던 노래이다. 여기서 미나리는 인현왕후 민씨를, 장다리는 장희빈을 의미한다. 한 철밖에 안 되는 장희빈에 빠져 오락가락하지 말고 인현왕후를 다시 찾으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그런데 하필이면 여러 채소 중 미나리를 빗대었을까 그 까닭을 살펴보면 미나리는 예부터 푸성귀(채소) 가운데 으뜸으로 쳤으며 삼덕(三德)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덕(一德)은 응달에서 오히려 잘 자란다는 점이고, 이덕(二德)은 가뭄에도 푸름을 잃지 않고 살아내는 강인함이고, 삼덕(三德)은 속세를 상징하는 진흙탕 속에서 때 묻지 않고 싱싱하게 잘 자란다는 것이다. ▲ 미나리를 넣은 생선찌개 미나리는 대표적인 알칼리성 식품이다. 칼륨, 칼슘, 철이 풍부한데, 특히 칼륨은 미나리 100g당 412로 배추(239)의 1.7배, 철은 2로 배추(0.5)의 4배가 함유돼 있다. 또 시력, 면역력을 증진시키는 비타민 A가 100g당 2300IU로 배추 94IU보다 2.5배나 많이 들어 있다. 미나리의 플라보노이드
[그린경제/얼레빗 = 지명순 교수] 요즘처럼 경제적으로 어려울 때 근심걱정을 잊고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좋은 방법이 있다. 원추리나물을 먹으면 된다. 당나라 현종이 양귀비와 놀 때 원추리꽃을 꺾어 향내를 맡으며 근심을 잊었고, 조선초 영의정을 지낸 신숙주도 원추리꽃을 보며 근심이나 걱정을 잊고 허전함과 쓸쓸함을 달랬다고 한다. 그래서 원추리를 망우초(忘憂草)요수초(療愁草)라 부른다. 또한 민속에 아이 밴 부인이 원추리꽃을 머리에 꽂거나, 말려서 허리에 차고 다니면 뱃속에 밴 아이가 비록 계집아이일지라도 사내아이로 성이 바뀐다해 의남초(宜男草), 모애초(母愛草)라 부른다. 원추리는 우리나라 전국 산 낮은 지대 습한 곳에서 자생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관상용으로 많이 심는다. 원추리는 새싹부터 뿌리까지 유용하게 쓰인다. 봄이 되면 난초잎처럼 새싹이 돋아나면 이것을 채취해 나물로 먹는데, 민간에서는 넘나물이라고 부른다. 여름에 백합모양의 황색꽃이 핀다해 황화채(黃花菜)금침채(金針菜)라하고 꽃봉오리를 말려 나물이나 약재료로 쓴다. 그리고 뿌리는 한약재로 쓰이는데 훤초근(萱草根)이라 한다. 《동의보감(東醫寶鑑)》에 마음과 정신을 편안하게 하고 기쁘게 하며 근
[그린경제/얼레빗 = 지명순 교수] 사람의 혀에는 3,000~1만 개의 맛세포(미각세포)가 있다. 부위별로 감각을 느끼는 종류도 달라 신맛은 혀 양쪽, 쓴맛은 혀의 목구멍 쪽, 짠맛은 혀끝, 단맛은 혀 전체에서 느낀다. 45살을 전후로 미각세포는 줄어들고 퇴화하면서 미각이 둔해진다. 어르신들이 짜고, 맵고, 달콤한 자극이 강한 음식을 좋아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감탄고토(甘呑苦吐) 곧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것은 갓 태어난 아기도 본능적으로 반응한다. 단맛은 대부분 칼로리가 높아 에너지원이 되지만 쓴맛에는 독(毒)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성장하면서 쓴맛에 훈련되고 적응되어 도저히 써서 못 먹을 것 같은 에소프레스 커피까지 마시게 된다. 입에 쓴 약이 몸에 좋다는 말 때문인지 한국 사람들은 유난히 쓴맛을 즐긴다. 쓴맛은 염증을 다스리고 굳히는 작용과 건조시키는 작용이 있다. 그러므로 오장보사지법(五臟補瀉之義)에 습(濕)을 싫어하는 위장과 늘어지는 것을 싫어하는 신장의 기능을 좋게 한다고 했다. 또한 쓴맛은 심장을 튼튼하게 한다. 두릅, 고사리, 고들빼기, 쑥, 상추, 커피, 은행, 돼지간, 복숭아씨, 녹차 등은 쓴맛 나는 식품들이다. 한의학에서